만능 칼로리 계산기 등, 건강관리 더 편리하게…
글로벌 고령화시대 맞서 인류 삶 확바꿀 기술 개발
■ GE헬스케어 미래형 의료기술
헬스케어는 한국 주요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과연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기술은 어디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을까? 전 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6.9%에서 2030년 23.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선 미래형 의료기술 부문만 놓고 보면 마치 베이비붐 세대의 급격한 수요 팽창에 따른 경제 성장과 같은 산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 모바일 등과 같은 불과 3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적·창의적 발명품들이 헬스케어 산업에서 나올 수도 있다. GE헬스케어에서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예방까지 미래 첨단 의료 기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연구가 한창이다.
◆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진단 가능한 웨어러블 뇌 영상 헬멧
연구진이 헬멧형 PET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관련 부품을 두개골 모형에 맞추고 있는 모습.
알츠하이머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뇌졸중 역시 노인 연령에서 젊은 성인에 비해 10~20배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이러한 질병을 예방 또는 진단하기 위해 성인이 되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CT나 MRI 촬영을 몇 번씩 하곤 한다. 그러나 촬영하는 동안 기계 위치에 맞춰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해야 할 때도 있고, MRI는 짧으면 20분, 길면 1시간가량 좁고 답답한 촬영장비 안으로 들어가 꼼짝 않고 누워 있어야 한다. 불편하다.
GE헬스케어 연구진은 이 불편을 없애고 간편함을 더하기 위해 최근 '헬멧' 형 웨어러블 고해상도 뇌 영상진단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휴대가 가능하면서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와 같이 세포 수준 진단까지 가능하다. 이 장비 덕분에 환자들은 뇌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있는 도중에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고, 의료진은 그동안 뇌의 신경 활동을 관찰할 수 있다. GE글로벌리서치 진단·생물의학 기술 부문 글로벌 디렉터인 나딤 이샤크는 "기술 개발이 성공한다면 정상 및 비정상 상황에서의 뇌 기능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영상의학 기술의 기념비적인 업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심화로 현재 60만명에 이르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2030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기술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GE헬스케어는 2020년까지 총 5억달러(약 5142억원)를 투자해 치매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뇌졸중, 뇌진탕, 다발성 경화증, 외상성 뇌손상 등 노인성 질환을 포함한 각종 신경 질환에 대해 새로운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 반창고로 신체 지표를 분석하는 건강 검진 가능해져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미리 날짜와 시간을 잡고, 음식이나 물 섭취를 제한해야 하며, 반나절 이상 시간을 할애해 번거로운 여러 검사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없는 노인이라면 혼자 검진을 신청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E글로벌 리서치 연구소에서 나노구조와 표면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스코트 밀러는 건강검진용 '반창고형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일회용 반창고 타입 고감도 무선 센서로 기존에 혈액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땀을 통한 비침윤적인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다. 몸이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낄 때 더 빨리 초기 신호를 탐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땀은 몸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일회용 반창고 타입 이 고감도 센서는 250만갤런의 물(욕조 5 만개를 채울 수 있는 양)에 떨어뜨린 단 한 방울의 땀도 감지해내 그 정보를 해독한다. 미 공군에서는 이를 이용해 파일럿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업무 능력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민간 분야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 지금은 땀에서 스트레스나 피로, 감정 상태 등 지표를 읽어내지만, 앞으로는 질병과 연관된 전해액, 신진 대사 산물 등 다른 신체 지표도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존 병원 검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간편함과 효율성을 지닌 미래형 건강검진을 받게 될 날이 임박한 것이다.
◆ 접시 위 모든 음식을 순식간에 측정하는 '만능 칼로리 계산기'
GE 연구원이 개발 중인 칼로리 계산기 모형.
'인간은 섭취하는 음식물 총합에 다름이 아니다'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발언은 오늘날 다이어트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한 마디로 먹는 만큼 찌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칼로리 소모 정도를 계산해 주는 기기는 러닝머신부터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 일상 속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반면, 칼로리 섭취량을 알려주는 기술은 칼로리 계산 애플리케이션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버튼 하나로 접시 위에 있는 모든 음식 칼로리를 계산해 줄 '만능 칼로리 계산기'가 등장할 것이다.
뉴욕 북부 GE연구소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는 맷 웹스터(Matt Webster)와 그의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극초단파(Micro Wave)에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해 지방과 수분 함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음식에 극초단파를 쏘아 지방과 수분 함량을 측정하고 연구팀이 개발한 방정식에 따라 음식 무게와 지방, 수분 함량을 입력하면 당,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칼로리 합계를 산출해낼 수 있다. 더불어 여기에 6500여 개에 이르는 미국 농무부의 식품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영양 정보를 대입하면 어떠한 음식이라도 칼로리를 계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구팀은 어느 가정에서나 요리에 덮개를 씌우듯 올려놓기만 하면 순식간에 칼로리를 측정할 수 있는 '만능 칼로리 계산기' 제작을 최종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3D 프린팅 기술로 움직이는 장기까지 만들어
3D 프린팅은 2013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빅데이터 기반 13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다. 설계도와 재료만 있다면 3차원 공간 안에 실제 사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의 가능성은 의료계까지 퍼진 지 오래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3D 프린팅 기술과 세포 생물학의 융합으로 살아 있는 조직을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팅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생체 친화적인 재료를 활용해 3D 프린터로 혈관, 근육과 같이 모양이 단순한 기관을 만드는 것은 가능해졌다.
그러나 심장이나 폐, 간과 같이 복잡한 형상의 골격을 갖춘 장기를 만드는 것은 아직 미래의 기술 발전에 달려 있는 상태다. 만약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3D 바이오 프린터 기술은 미래의 임상 연구, 신약 개발 및 테스트, 궁극적으로는 장기 생산 및 이식에 활용되며 인류 건강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GE헬스케어는 세포치료와 재생의학에 전략적으로 역점을 두고 있으며 3D 바이오 프린팅을 통해 세포를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현규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39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