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인망 쌍끌이 어선, 그물 이용해 치어까지 싹쓸이
기후변화 겹쳐 어획 급감…20마리 한상자 도매가격 3만5천원대 작년의 2배
포항 구룡포항에서 16년째 중매인(중간매입자)으로 일해온 임석현 씨는 중국 어선들의 오징어 남획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오징어 산란기인 4~5월 두 달 간 금어기가 끝나고 조업을 시작한 지 열흘가량 지났지만 11일 기자가 찾은 구룡포항은 제철인데도 한산했다.
구룡포는 주문진항, 영덕의 후포항 등과 함께 오징어잡이 배들이 입항하는 주요 산지 가운데 하나다. 이날 구룡포항에 들어온 활오징어 물량은 2만마리로 무게로 따지면 3t가량이다. 두달간 금어기에 쌓였던 오징어 수요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임씨는 "물량이 적어 선어 20마리 한 상자 도매가가 작년에는 1만7000원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3만5000원으로 두 배까지 껑충 뛰는 날도 많다"고 설명했다.
구룡포항 위판장으로 운반된 활오징어들은 일단 경매를 통해 1차 판매하고, 남은 물량은 상자로 포장해 선어 형태로 2차 경매를 진행한다. 활오징어는 시중 횟집 등에서 주로 가져가고, 갓 죽은 선어는 대형마트나 생선가게로 나간다. 이날 구룡포항에선 어획량이 활어 수요를 대기에도 모자라 선어 경매는 열리지도 못했다.
매년 줄어드는 오징어 어획량 감소를 막고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오징어 금어기를 시행해 올해로 2년째를 맞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생물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급감했다.
고기가 안 잡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이다. 북한과 중국의 공동어로협약에 따라 중국 어선들은 주로 원산에서 100㎞가량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오징어 조업을 하고 있다.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11년 1300척 정도였으나 지난해 1904척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2000척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오징어 확보를 위해 주문진항을 찾은 곽명엽 롯데마트 수산 MD는 "우리 어선들은 낚싯바늘을 이용해 조업하는 데 반해 중국 대형 어선들은 쌍끌이 그물로 오징어를 잡는다"며 "중국에서 작은 새끼들까지 싹쓸이해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피해가 커지자 동해어업관리단이 중국 어선들의 불법행위를 대대적으로 감시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바다 수온 변화 탓도 크다.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차가운 물을 피해 어장을 형성하는데, 올해는 동해 연안 수온이 작년보다 3도나 떨어지면서 연안에서 조업하는 소형 선박들은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허다하다. 임씨는 "예전에는 시기별로 오징어 어장이 일정하게 형성됐는데 요즘은 바닷속을 도통 알 수가 없다"며 "한류성 어종인 청어나 대구가 오징어와 함께 잡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산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우리 밥상도 외국산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건오징어의 대명사인 주문진 오징어는 페루산 오징어를 주문진에서 말린 것이 대다수고,시중에선 대서양 포클랜드 인근에서 잡아온 오징어가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포항 = 장영석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6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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