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이달 대졸·인턴 선발나서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올해 상반기 취업으로 가는 문도 예외 없이 '바늘구멍'일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실업 해결이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지만 경기가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선발 인원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소수고 그나마 증가폭은 미미하다. 

오는 14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가는 삼성은 아직 공채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화학산업 부문이었던 토탈과 정밀화학 등 계열사를 대거 매각했기 때문에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1만4000명을 선발했다. 삼성 입사 시험은 기존 SSAT에서 GSAT로 바뀌어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게만 면접 기회가 부여된다. GSAT는 언어 논리, 수리 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상식 항목으로 구성돼 140분간 총 160문항을 풀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인턴·경력·공채를 포함해 모두 1만여 명을 새로 채용한다. 상반기 채용 규모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하반기 채용 규모가 상반기보다 많다. 지난 2일부터 채용 홈페이지(recruit.hyundai.com)를 통해 상반기 대졸 신입과 인턴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부터 개별 면담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고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상시 면담 제도'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상시 면담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지원자는 별도 서류전형 없이 인적성검사와 역사에세이 전형 대상자로 자동 선발된다. 

LG도 지난 2일부터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 LG화학 LG전자 등 순으로 LG 통합 채용포털 사이트인 'LG 커리어스'(careers.lg.com)를 통해 대졸 신입 공채를 시작했다. 현재 각 계열사별로 채용 규모를 집계·확정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2000명을 포함해 연간 1만2000여 명을 채용한 바 있다. LG는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 지원할 수 있다. LG 인적성 검사는 오는 4월 16일 실시된다. 

SK는 7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갔다. SK 채용사이트를 통해 7일부터 18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1차 서류평가를 통과한 구직자는 필기 전형과 면접 전형을 거쳐 합격 여부가 결정되며 최종 합격자는 5월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SK 올해 채용 규모는 8400명으로 지난해(8000명)보다 5%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대졸 신입사원은 2600명이다. SK는 2012년 7500명, 2013년 7650명 등 최근 몇 년간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포스코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6400여 명(인턴 포함)을 채용하기로 했다. 상반기에는 '군 전역장교 채용'과 '정규직 전환 인턴채용'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최근 포스코는 '신입사원 채용 프로세스'를 직무역량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전공 제한 없는 직군별 모집 △직무에세이 신설 △직무적성검사 신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직무적합성 면접 등이 새로 도입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부터 대졸 신입 공채 서류 접수에 들어가 오는 11일 마감한다. 2015년 상반기부터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인재선발검사 해치(HATCH)를 도입해 직무역량과 현대정신을 다각도로 검증한다. 해치는 총 600여 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직무능력검사는 언어·수리·분석·공간지각·종합상식 등 기초 역량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GS그룹은 올해 지난해보다 200명 늘어난 3800명을 선발한다. GS그룹은 2014년 3200명, 지난해 3600명을 채용하는 등 해마다 고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 계열사별로 4월 중 서류전형을 거쳐 5~6월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을 진행한다. 합격자 발표는 6월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1000명을 포함해 총 510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6900명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한화큐셀 진천·음성 공장 신설로 일시적인 대규모 채용(1000여 명)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상반기에는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하반기에는 대한항공 일반직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다른 계열사는 신입 직원을 수시로 뽑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부터 직무능력검사(KALSAT)를 폐지했다. 면접은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며 제2외국어 모집 분야 지원자는 원어민과 1대1 구술 면접을 1차로 진행하며 모든 지원자는 2차 영어구술테스트를 실시한다. 

[노원명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79744&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

신학기를 맞이하여 각 업체마다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사로 분주하다. 시즈널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할인 행사가 주류를 이룬다. 가전, 유통업계 뿐 아니라 통신업계도 마찬가지다. 신학기 할인, 경품 행사들이 즐비하다. 

최근 KT 에서 Y24요금제가 출시되었다. 24세까지 특별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요금이다. 이 요금제의 출원지는 바로 일본이다. 학할이라고 불리우는 요금제도이다. 도모코, au, 소뱅 모바일 모두 내 놓고 있는 시즈널 가입 요금제다. 2000년 부터 au 가 시작한 학할은 벌써 16년이라는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본 기업의 마케팅은 어릴 때 첫 고객으로 사로잡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평생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초등생을 자사로 초청한 견학 및 이벤트 프로그램이 유달리 일본에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4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일본의 학할 경쟁이 뜨겁다. 일본 이통3사가 모두 참여하는 이 요금제는 만 25세 이하면 학생이 아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올해는 특히 광인터넷, 전기 결합 판매 등 결합 경쟁에 주력하느라 준비가 약하다는 평을 듣긴하지만 쟁쟁한 스타 모델을 앞세워 1월 14일 시작되었다. 가입은 5월 말까지만

NTT 도모코는 '아야노 고 (綾野剛)를 모델로 내세워 할인 정보를 쫓는 형사를 중심으로 할인을 소개한다. 

신규, 번호이동, 기변 모두 가입 가능하며 1년간 기본료 1300엔 할인. 데이터는 36개월간 5G 제공.(아이폰 외 지정폰이 있으며 물론 18개월 이상 이용은 필수)

학할의 대명사는 역시 KDDI au다. 일본 전설적인 신화인 모모타로 (桃太郎) 이야기를 cm화 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au학할은 데이터 제공이 엄청 나다. 중학교 1학년부터 가입이 가능하며 26세까지 가입만 유지하면 26세 생일까지 5기가를 추가로 준다. 1년간 데이터 정액요금 1000엔 할인, 가족도 1000엔 할인에 스마트 패스의 우타, 비디오 패스가 '16년 7월까지 무료(가족 포함)다. 

마지막은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학생할인 이른바 '기가학할'이다. 기가급으로 퍼준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인 듯(KT 냄새가 난다해서 찾아봤지만 관련은 없었음) 가입 조건은 타사와 비슷하고 데이터를 36개월간 6G씩 제공하거나 혹은 24개월간 기본료를 1300엔씩 할인해 준다(신규 및 번호 이동 한정) . 가족의 경우도 신규나 번호이동의 경우 3G 데이터 추가 제공을 하거나 24개월 기본료 1000엔 할인이 적용된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은 노기자카(乃木坂) 46이라는 아이돌 걸그룹을 모델로 기용하였다. (AKB48보단 적지만 46명이라니...휴우) 

우리 나라에도 드디어 학생할인이 탄생했다. Y24요금제. 요즘 치즈인더랩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고은을 모델로 하여 하루 원하는 3시간 데이터 무제한 이용을 표방하고, 밀당이 가능하며, 데이터팩 할인 이용이 가능한 요금제다. 컨텐츠 이용이 많은 25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청소년 요금제, 학생 요금제 등 많았지만 아우르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는 처음인 듯 하다. 학할은 매우 중요하다. 긴 기간 해당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취직 후 사회인이 되거나 가정을 이루고 나서 어떠한 회사의 서비스를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의 트랜드 섹터로서 빅마우스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번호 이동(MNP)이 적어진 시대다. 한 번 가입하면 이동이 쉽지 않다.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이익이 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퍼주는 학생할인일지라도 의미는 있다고 하겠다. 

향후 좀 더 소비자가 수긍하고 고대할만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http://m.blog.naver.com/moviejun/220647929282

Posted by insightalive
,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 안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불공정논란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 안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불공정논란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 안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불공정논란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 안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불공정논란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은 특정 이동통신 사업자가 주파수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00㎒·2.6㎓ 등 광대역(40㎒ 폭) 2개, 인접대역과 광대역화가 가능한 2.1㎓ 대역(20㎒ 폭)을 이통사 별로 1개 이상 할당 받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와 동시에 특정 이통사가 최대 60㎒ 폭까지 확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정 이통사가 700㎒ 혹은 2.6㎓ 광대역 40㎒ 폭을 확보하면 1.8㎓과 2.6㎓ 중 협대역 1개(20㎒ 폭)만 추가 선택 가능하고, 2.1㎓ 광대역 1개(20㎒ 폭)를 확보하면 1.8㎓·2.6㎓ 협대역 2개(각 20㎒ 폭) 확보가 가능하다. 

이는 이통 3사가 2.1㎓ 대역 20㎒ 폭을 확보하면 기존에 확보한 2.1㎓ 대역과 묶어 즉시 광대역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미래부가 이처럼 공정 분배에 우선순위를 둔 것은 이전 주파수 경매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다.

주파수가 필요한 사업자가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고 확보하도록 함과 동시에 사업자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이통 3사 모두 필요성이 확실한 2.1㎓ 대역 20㎒ 폭 경매는 전자를 위한, 광대역 제한과 최대 60㎒ 폭으로 낙찰총량을 제한한 건 후자를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최대 관심사였던 2.1㎓ 대역 재할당 대가를 경매가와 연동하기로 해 ‘공정경쟁’ 논란을 야기했다. 높은 최저경매가격, 강화된 망 구축의무가 오히려 사업자 투자의욕을 꺾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재할당 대가 경매가에 연동…공정경쟁 논란 촉발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최대 특징은 2.1㎓ 대역 재할당 가격을 경매가격과 연동한다는 점이다. 미래부는 정부산정가와 경매가를 평균해 재할당 대가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LG유플러스 주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에 재할당되는 2.1㎓ 총 80㎒ 폭(SK텔레콤 40㎒ 폭, KT 40㎒ 폭) 가격이 정부가 산정하는 대가와 2.1㎓ 대역 경매 낙찰가를 평균해 산정된다. 

2.1㎓ 대역 경매 결과가 재할당 대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됐다

재할당 예정인 3G·4G간 주파수 가치는 동일한 것으로 판단했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LG유플러스에 대한 비대칭 규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원리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생각은 달랐다. SK텔레콤과 KT는 경매가 연동이 LG유플러스에 절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재할당 대가 상승을 우려한 양사는 ‘베팅’을 마음껏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6 경매 대상 주파수<2016 경매 대상 주파수>

공정경쟁이 어렵다고 봤다. 만약 무리를 해서라도 2.1㎓ 대역 경매에서 승리한다면 다른 대역 경매에서는 힘을 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른바 ‘실탄(경매자금)’이 바닥난다는 것이다.

경매가 연동은 단순히 2.1㎓ 대역 문제가 아니라 이번 경매 전반 힘의 균형을 좌우하는 문제라는 시각이다.

2.1㎓ 대역에서 LG유플러스 주장이 폭넓게 반영된 것과 반대로, 2.6㎓ 대역에서 LG유플러스를 견제하기 위한 경쟁사 주장은 무시됐다. 

경쟁사는 2.6㎓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추가 주파수를 얻는다면, 사실상 특정 대역을 독점하기 때문에 이번 경매에서 입찰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미래부는 특정 대역 독점보다 광대역 독점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LG유플러스는 2011년에도 ‘가난의 대물림론’을 펼쳐 2.1㎓ 대역 20㎒폭에 단독입찰했다”며 “이번에도 단독입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특혜의 대물림’이 이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경쟁사보다 선택 폭이 넓은 것”이라면서 “공정경쟁 논란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경매 방식은 동시오름 입찰 50라운드와 밀봉 입찰을 합한 혼합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통 3사가 1단계로 각각 대역에서 50라운드까지 가격을 높여가는 동시 오름 입찰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하고, 낙찰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2단계로 한 번에 가격을 적어내는 밀봉 입찰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 2013년에도 적용한 방식이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정부 경매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정부 경매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 “세수증대·투자촉진”…사업자·전문가 “비싸다, 과하다” 

미래부는 주파수 경매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세수증대·투자촉진’ 효과를 강조했다. 5조8000억원 신규 망 투자, 2조5000억원 이상 세수 확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허 과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독점적 사업자가 투자해 국민서비스 질을 높이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침체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사업자와 학계는 미래부 취지를 이해한다고 전제했지만 연차별 망 구축 의무 등 투자 의무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비판했다. 

우선, 최저경쟁가격(경매 시작가)이 높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2.1㎓ 대역은 20㎒ 폭(이용기간 5년) 최저경쟁가격이 3816억원이다. 이를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역대 최고가로 평가받는 2013년 1.8㎓ 대역 최저경쟁가격보다 1.6배 비싸다.

박 상무는 “최저경매가가 너무 높으면 투자유인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최저경쟁가격 산정 공식에 따른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정 공식 핵심은 사업자 매출액인데, 매출이 오른 만큼 최저경쟁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망 구축 의무 강화다. 

미래부는 전국망 기준 기지국수를 10만6000개로 정하고, 핵심인 A·C·D 블록에 대해 1년차 15%, 2년차 45%, 3년차 55%, 4년차 65%라는 구축의무를 부과했다. 4년 내 6만8900개 신규 기지국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2013년 경매에서 ‘5년차 30%’였던 것과 비교하면 의무가 대폭 강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통 3사가 이미 다른 대역에서 전국망을 확보한 상황에서 전국망을 추가하는 것은 중복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덕규 목원대 정보통신융합공학부 교수는 “이통사가 이미 많은 기지국을 설치했고 5세대(G) 통신도 나오는데 4세대(G)에 추가 투자를 하라는 건 우려스럽다”며 “투자활성화보다는 중복투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는 700㎒ 대역에 대해서도 상향 주파수 무선마이크 전파간섭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장비도 부족한 만큼 망 구축의무를 줄여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 발표를 듣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6 주파수 경매계획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 발표를 듣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통3사 경매전략은 

2016 주파수 경매 인기는 광대역(700㎒ 40㎒·2.1㎓ 20㎒·2.6㎓ 40㎒)>협대역(1.8㎓ 20㎒·2.6㎓ 20㎒)으로 예상된다. 2.1㎓ 20㎒폭은 인접대역과 묶어 즉시 광대역 활용이 가능해 광대역으로 분류한다.

광대역 중에서는 단연 2.1㎓ 20㎒폭 인기가 높고, 700㎒ 40㎒와 2.6㎓ 40㎒는 백중세거나 2.6㎓ 쪽이 다소 우세하다. 

700㎒는 저주파 대역이지만 국내에선 롱텀에벌루션(LTE)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어 인기가 떨어진다. 더욱이 무선마이크 전파간섭 문제도 말끔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 3사는 2.1㎓ 대역 경매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재할당 대가를 경매가와 연동하기로 해 SK텔레콤과 KT는 경매가를 높이기 힘들다. 두 회사는 이 대역에서 각각 40㎒폭을 재할당 받는다. 

LG유플러스로선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설사 2.1㎓ 대역이 과열돼 경매가가 치솟더라도 경쟁사 재할당 대가를 높일 수 있다. 경쟁사가 재할당에 힘을 빼는 사이 다른 광대역에 눈을 돌릴 수 있다.

협대역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진다. KT 광대역에 인접한 1.8㎓ 대역 20㎒폭은 KT 외에 관심이 적다. 2.6㎓ 대역 20㎒폭도 LG유플러스 광대역 인접이다. 심하면 두 곳 중 한 곳 정도가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저 경쟁가격이 공개되자 이통 3사가 선호하는 2.1㎓ 대역 20㎒ 폭을 제외하면, 최저 경쟁가격 출발선 부근에서 최종 낙찰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1㎓ 대역 20㎒ 폭 최저경쟁가격 자체가 예상보다 높아 이통사가 가격 경쟁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 최종낙찰가격를 향후 주파수 재할당 가격에 연동시키기로 해 무한정 경매가를 끌어올리는 경쟁이 힘들 것이라는 추론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출처: http://www.etnews.com/20160306000067

Posted by insightalive
,

창업을 할 때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게 나을까, 아니면 그만두는 게 나을까? 경영 연구자 조지프 라피(Joseph Raffiee)와 지에 펭(Jie Feng)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기업가가 된 20대, 30대, 40대, 50대 사람들로 구성된 전국적으로 대표성 있는 집단 5,000명을 추적했다.

조사 결과 재정적인 필요는 그들이 직장이 계속 다녀야 할지, 그만둬야 할지의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 높은 가계소득이나 고액 연봉은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전념할 가능성을 높여주지도 낮춰주지도 않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창업에 전념한 사람들은 대단한 자신감을 지닌 위험 감수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창업을 함으로써 실패에 대비한 기업가들의 경우는 훨씬 위험 회피적이었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에 전념한 사람들이 분명히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정반대였다. 직장을 계속 다닌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은 직장을 그만둔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보다 33%나 낮았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위험을 대하는 기질과 관계가 있다. 창업가가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고 사업 구상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업이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앞뒤 가리지 않고 무모하게 덤비는 도박꾼 기질이라면 그 창업은 사상누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본업이 있으면 창업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데 성공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집중적인 노력 없이는 기업이 번창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 아닌가?

하지만 이런 주장은 안정적인 위험분산 포트폴리오가 지닌 핵심적인 장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판다는 중압감이나,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목록에 오른 기업들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은 창업한 뒤에도 계속 직장에 다녔다. 전직 육상 선수였던 필 나이트(Phil knight) 나이키 공동 창업자는 1964년에 자동차 트렁크에 러닝슈즈를 싣고 다니면서 팔기 시작했지만, 1969년까지 본업인 회계사 일을 계속했다. 애플 I(Apple I) 컴퓨터를 발명한 후 스티브 워즈니악은 1976년에 스티브 잡스와 함께 창업했지만, 1977년까지 본래 다니던 직장인 휴렛팩커드에서 엔지니어로 계속 일했다.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Omidyar)는 처음에 취미 삼아 이베이(eBay)를 창업했는데, 창업 후에도 아홉 달 동안 계속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온라인 시장에서 얻은 수입이 월급보다 많아지고 나서야 직장을 그만두었다.

위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적당한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친 채 계속 활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은 한 분야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다른 분야에서는 극도로 신중을 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한다는 뜻이다.

* 이 글은 '한국경제신문'에서 펴낸 애덤 그랜트(Adam Grant)의 《오리지널스》의 내용 일부를 요약, 재정리했습니다. 이 내용과 관련하여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책을 참고바랍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ksc12545/220625028019

Posted by insightalive
,

택시, 자동차수리, 미용실, 네일숍, 주차장, 대리운전…. 카카오의 O2O 확장 속도가 숨가쁘다. 때론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고 때론 인수하면서 O2O 사업 범위를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일부 사용자들은 포털 댓글 등에서 “다 독식하려는 거냐”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카오는 다음을 사실상 합병할 당시, 일성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연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의 O2O 사업은 이 거대한 청사진을 한발짝 한발짝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카카오의 O2O는 카카오택시의 성공적 안착을 주도했던 정주환 최고사업책임자(CBO)가 총괄하고 있다. SK플래닛을 거쳐, 넥스알 사업총괄책임자, 소셜데이팅 서비스 써니로프트 대표 등을 거친 그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키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이사급 팀장에서 부사장급 CBO로 승진하면서 카카오 내외부에서 주목받는 인재가 됐다. 올해엔 MWC라는 글로벌 무대에도 데뷔했다. 

카카오 O2O 사업의 5가지 특징 

현재까지 카카오는 약 10가지 안팎의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과 연결해왔다. 앞으로 그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주환 부사장은 대략 30여가지 오프라인 사업을 지난해부터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사업을 먼저 온라인으로 연결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시장의 특색이 다르고 규제의 범위도 제각각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O2O 시장을 진입하는 그간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어떤 오프라인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 있다. 과거의 흔적에서 내일의 선택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카카오가 O2O로 진입한 사례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1. 공급과잉 시장 

출처 : 김기원·이홍직·한채수.(2015.6.3.).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당연한 말이지만 공급과잉은 O2O 비즈니스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수수료라는 수익모델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이 아니면 굳이 카카오 쪽에 수수료를 지불해가면서까지 공급자가 입점에 나설 이유가 없다. 공급과잉으로 수요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야만 카카오의 수수료 납부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다. 택시, 대리운전 시장을 비롯해 뷰티, 학원 시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택시는 2000년대 초부터 공급과잉에 시달려왔다. 감차를 통한 해소 방안이 연구된 지 오래지만 정부가 쉽사리 단행하지 못했다. 택시 사업이 지닌 특수성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음식·숙박, 교육, 운수·보관, 문화 기타 업종을 공급과잉 시장으로 분류했다(김기원 등. 2015.6.3.). 숙박과 음식의 예에서 보듯, 공급과잉 시장엔 어김 없이 O2O 스타트업이 들어차 있다. 

공급과잉 시장은 카카오와 같은 O2O 중개 플랫폼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제공한다. 출혈 경쟁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O2O 서비스에 의존하게 된다. 10%에 달하는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일단 매출 확대에 열을 올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중개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 우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대신 또다른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공급과잉 시장이지만 개별 사업자의 규모가 크면 곤란하다. 규모가 큰 개별 사업자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 굳이 카카오 O2O 서비스에 기댈 필요가 없다. 커피숍 시장이 대표적이다. 커피숍 시장은 공급과잉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개별 사업자(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등)의 규모가 커서 외부 중개자의 진입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카카오가 인수하지 않는 한 손대기 쉽지 않은 분야다(김종대·김나경, 2015.4.).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규모 사업자들은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서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여 독자적으로 O2O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2. 제품이 아닌 노동력 상품 시장 



카카오가 그간 주력해온 O2O 시장은 대부분이 노동력이 곧 상품인 시장이다. 다시 말해 노동의 숙련도와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하는 인력 서비스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헤어숍이나 네일숍, 택시나 대리운전, 최근 케이큐브홀딩스가 인수한 학원 등도 사람의 노동력이 곧 상품인 서비스 직종이다. 

노동력이 곧 상품인 시장은 일반 제품과 달리 최종 서비스의 품질이 균질하지 않다. 해당 서비스 공급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평가 시스템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낸다. 같은 택시 운전기사나 헤어디자이너라도 숙련도와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플랫폼의 평가 알고리즘이 유익할 수밖에 없다. IT 기업의 정교한 알고리즘 개발 노하우가 관여하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O2O 플랫폼의 평가 알고리즘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결과도 낳는다. 알고리즘 자체가 경쟁자의 진입을 방해하는 장벽이 될 수도 있어서다. 

#3. 결제 시스템과 완결적 데이터 연동 

케이벤처스그룹이 인수한 하시스의 포스(POS) 시스템.

  

카카오에 있어 카카오택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상처다. 수수료라는 기본 수익모델을 적용하지 못한데다, 택시 비용 거래 데이터를 플랫폼에 담지 못했다. 발견-주문-결제로 이어지는 카카오 O2O의 완결적 프로세스가 유독 카카오택시에만큼은 적용되지 못했다(김수. 2016.2.20.).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규제 문제 때문이었다. 이 건은 두고두고 뼈아픈 경험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택시가 카카오택시 블랙이라는 고급 승용차 서비스를 별도의 등급으로 출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향후 진출하는 O2O 사업에서 이 같은 패착을 반복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뷰티 산업에 진출하면서 준헤어와 같은 헤어숍 체인이 아니라 뷰티 솔루션 기업 '하시스'를 인수한 이유다. 하시스는 헤어짱·뷰티짱 칵테일이라는 미용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헤어숍 고객관리솔루션 시장의 69%를 장악한 기업이다. 이 솔루션은 전국 12만 개 헤어숍 가운데 9700여 헤어숍에 깔려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관리부터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다. 참고로, 고객관리솔루션을 활용하는 헤어숍은 1만4천여곳에 불과하다. 

이 시스템과 카카오헤어샵이 연동될 경우 미용과 관련된 전국의 수많은 헤어숍 이용 고객 및 거래 데이터에 카카오가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헤어숍 POS 1시스템과 카카오헤어샵 예약 매출의 관리 이원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시스는 카카오헤오숍의 결제 데이터를 POS 안에 통합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카카오는 하시스와 협업으로 후발 주자를 따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될 대리운전 O2O 카카오드라이버도 카카오택시와 달리 앱 안에서 결제와 완료되는 형태로 제공될 확률이 높다. 카카오택시 블랙처럼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4. 협회 등 공급자 대리 단체 존재 



카카오의 O2O는 연결하고 평가하는 대상이 사람이냐 업체냐를 구분한다. 택시나 대리운전이 서비스 주체가 개별 사람 단위라면 뷰티나 자동차수리는 업체가 된다. 서비스 주체가 사람이라면 대리 단체, 즉 협회의 존재 여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카카오택시가 우버나 리모택시에 비해 후발주자였음에도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운전기사를 대변하는 협회나 노조와 신속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어서였다. 만일 개별 운전자를 대변하는 단체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빠르게 카카오택시가 스며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공급자 대리 단체 존재는 탐색 비용과 연결된다. 공급자를 적정 규모 이상으로 유치하는데 투입되는 제휴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위해 전국택시노조, 전국민주택시노조 등과, 대리운전 O2O인 카카오드라이버를 위해선 민주노총 산하 대리운전노조 등과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 대리 단체는 빠른 시일 안에 O2O 플랫폼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대신 수행하게 된다. 

양면 시장의 성격을 지니는 O2O는 규모의 경제가 성공의 촉매 역할을 한다. 공급자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는다. 선택권이 좁고 편의성이 낮아져 소비자는 오프라인의 번거로움을 그대로 감수하게 된다. 공급자 대리 단체의 존재는 이처럼 탐색비용을 낮춰줄 뿐 아니라 적시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다. 

카카오는 공급자 대리 단체가 존재할 경우 이들과 협상을 거쳐 진입하는 전략을, 대리 단체가 없다면 시장 주도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왔다. 카카오택시가 전자라면 뷰티O2O는 후자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뷰티 O2O를 위해 하시스를 인수했는데, 하시스는 뷰티 고객 솔루션 시장 69%를 장악하고 있는 리딩 기업이다. 

카카오의 다음 O2O 사업은 무엇?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2015년 ‘O2O 임팩트 컨퍼런스'와 블로터 O2O 컨퍼런스 등에서 발표한 자료 캡처.

  

카카오 O2O 사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예상 진출 사업군은 어느 정도 좁혀진다. 현재 카카오가 내부에서 검토한 O2O 진출 서비스는 배달, 홈서비스, 보관, 뷰티, 의료 등 30개 업종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출시되지 않은 영역은 홈서비스와 의료, 보관이다. 

의료의 경우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중소규모 병원은 과잉공급 상태다.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병원 개폐업의 95%가 300병상 미만의 중소형 병원에서 발행하고 있다. 의료계 안에서도 동네의원 병원 급팽창에 따른 폐원 대책을 논의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심지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연스럽게 과잉 공급된 동네의원과 지역 환자를 연결시키는데 O2O의 역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진입 방식이다. 카카오는 ‘발견-예약-결제‘의 완결된 구조로 의료 O2O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사업주체는 개별 사람이 아니라 병원이 될 것이다. 의료 서비스를 매개로 병원과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면서도 앱 안에서 결제가 일어나야 한다. 병원은 진료 기록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이는 다시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버로 쉽게 전송돼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제를 풀기 위해선 유비케어, 비트컴퓨터와 같은 시가총액 1000억원대의 의료정보시스템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예를 들어 유비케어는 전국 1만3천 곳의 병의원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이 의료 CRM 기업인 위버소프트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률 시장도 카카오가 탐낼 만하다. 대형로펌을 제외하면 법률 시장도 공급 과잉인 것은 마찬가지다. 로스쿨 체제로 개편된 뒤 변호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변호사 수의 증가로 공급자인 변호사와 수요자인 법률 의뢰인 사이에는 미스매칭이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O2O 플랫폼이 들어서기 적합한 시장이다. 

국내 법률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3조6천억원. 변호사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법률 의뢰인들은 여전히 적합한 변호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로앤컴퍼니의 로톡, 헬프미 등 법률 스타트업이 국내에도 등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카카오가 법률 시장에 노크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타 인테리어나 수리 등 홈서비스 등도 카카오가 진작에 검토를 마쳤을 개연성이 높다. 이미 준비 중인 서비스도 있을 것이다. 정주환 부사장도 발표 등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그것이 뛰어들 만큼 큰 시장인지,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은 있는지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을 수는 있다. 혹은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요컨대, 온라인 정보의 탐색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출된 아이디어가 검색이라면, 오프라인 서비스의 탐색 시간과 거래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등장한 플랫폼이 O2O라고 할 수 있다. O2O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오프라인 서비스의 검색 플랫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카카오는 오프라인의 검색 사업인 O2O 시장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와의 경쟁을 감안하면 속도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더 신중하게 그러면서도 더 빠르게 진입하는 기업이 결국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 자료 


  • 김기원·이홍직·한채수.(2015.6.3.).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 김수.(2016.2.20.). 카카오의 온디멘드서비스 성공전략 및 한계. 산업경쟁력포럼 제7회 세미나 토론자료.

  • 김종대, 김나경.(2015.4.1.). 온오프라인 연결하는 O2O 혁신의 가능성 열려있다. LG경제연구원.

  • 이상규.(2010.12).양면시장의 정의 및 조건. 정보통신정책연구 제17권 제4호. pp.73-105

  • 황지현.(2015.10.14.). O2O, 커머스를 넘어 On-Demand Economy로. KT경제경여연구소.



이성규 기자(dangun76@bloter.net) 

■ 블로터 멤버십 가입하기 
☞ [블로터 플러스] 

■ 블로터 공식 SNS 
☞ [페이스북] [트위터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3&aid=0000017873&viewType=pc

Posted by insightalive
,

The State of UX in 2016 by Fabricio Teixeira.


본 문서는 Fabricio Teixeira가 개제한 The State of UX in 2016 라는 글을 한글로 옮긴 것입니다. 미숙한 번역이니 만큼 오류 및 수정사항에 대한 많은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글에 포함된 일부 표현은 국내 상황 혹은 주제에 맞게 임의로 편집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팀은 올해 uxdesign.cc 를 통해 많은 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48개 이슈에 관한 에세이와 384개의 엄선된 링크를 매주 전 세계 61,295명의 디자이너에게 이메일로 전달해왔으며, 이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 UX 커뮤니티에서 논의되는 이슈의 패턴과 트렌드를 찾아 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2016년, 앞으로 UX가 다루게 될 일들을 예측해 보려 합니다.

#1. 픽셀에 대한 우리의 열정, 이제 끝이 보인다.

2015년은 드디어 UX라는 핫한 키워드를 당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적어 넣은 해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스크린 위에서 픽셀과 씨름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포토샵과 함께 할 날이 그리 오래 남지 않은 듯 보인다는 것을 염두하자.

물론 그것이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UX 디자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인터페이스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두 가지 이유를 함께 살펴보자.

모두가 엇비슷해 보인다.

우리가 디자인하는 것들은 웹브라우저와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잘 정리된 시각 언어와 멋들어진 인터랙션 디자인 패턴을 통해 구현된다. 특히 플랫 스타일의 디자인이 점차 각광받으면서 더욱더 ‘전부 다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음.. 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지도..

인터랙션 패턴은 충분히 넘쳐난다.

당신이 문고리를 새로운 형태로 변형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두세 가지 타입의 문고리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충분한 편의를 제공하기에..), 너무 새로워서 불필요하게 복잡한 내비게이션 UI를 웹사이트나 앱에 적용하는 ‘혁신을 위한 혁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용성의 문제를 야기한다. 당신이 고안한 새로운 인터랙션으로 사용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지 생각한 뒤, 이미 충분히 풍부하고 다양한 ‘인터랙션 디자인 패턴 라이브러리’를 활용한다면 사용자가 진정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보다 쉽고 익숙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우리가 알던 앱의 종말

앱은 더 이상 사용자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단지 필요한 정보들을 사용 가능한 형태로 정제하여 전달하는 번역기의 역할을 할 뿐이다. 어떤 사용자는 아름답게 디자인된 날씨 앱을 여는 것에 즐거움을 느낄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앱들은 비가 오기 15분 전에 알람을 보내는 것으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 자리를 뜨기 전 우산을 챙기라는 식의 알람 말이다. 그렇다. iOS의 알람센터 Android의 Google Now 의 예처럼 사용자에게 필요한 액션을 포함한 알람을 전달함으로써 그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앱을 사용하는 시간과 그들이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를 익히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가고 있다. (참조: 우리가 아는 앱의 종말 by Paul Adams)

새로운 인터랙션에 스크린은 필수요소가 아니다.

2016년엔 인공지능의 역할과 활용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예를 들어 Facebook의 인공지능 비서 M 은 메신저를 통해서 당신의 주문에 응답할 것이고, 다른 서드파티 서비스와 기업들 역시 고유의 UI 없이도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디자인(그 대화의 로직과 양식 등)이 필요할 것이고, 인공지능은 그 뒤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인터페이스의 미래는 아마 픽셀 만으로 그려낼 수 없을 듯 보인다.


#2. 프로토타이핑 도구의 황금시대

약 이년 전부터, 디지털 프로덕트 제작 과정에 프로토타입을 도입 하는 흐름이 가속화 되고있다.

과거처럼 정적 문서 형태의 가이드를 개발자에게 들이미는 것은 실패한 디자인으로 연결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프로토타이핑 도구는 우리가 하는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 하나의 스크린에 애니메이션, 트랜지션 및 소소한 인터랙션을 담는 등 기존의 방식으로는 어려운 과업을 해소해 주었다.

자연스레, 이러한 트렌드에 주목한 회사들은 프로토타이핑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현시점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도 많은 도구들을 접하게 되었다. 인비전, 마블, 프린서플, 아토믹, 스케치, 액슈어, 코맷,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기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며 등장한다.

여전히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완벽한 단일 프로토타이핑 도구는 등장하지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한 주 걸러 한 주 새롭게 출시되는 프로토타이핑 도구를 만나게 될까?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새로운 도구를 배우고 다루는데 할애해야 할까? 이러다간 도구들이 디자이너보다 많아질 노릇이다. — 이것들은 디자인 생태계 성장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2016년 새롭게 등장할 도구들은 우리로 하여금 플랫폼의 제약을(도구 종속적인) 뛰어넘은 사고와 업무를 가능케 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씩 가이드를 잡고 있을 필요는 물론 와이어프레이밍과 프로토타이핑 이외의 UX 업무까지 해결해 줄 도구를 접하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볼 점: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프트웨어 스킬을 키우는 데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고객을 관찰하는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2015년은 좋은 한 해였습니다? 그렇죠?

#3. 디자인, 시간 위를 달리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정보설계(IA)는 많은 양의 정보를 다루는 웹사이트 및 앱의 복잡성을 해결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었으며 디지털 인터페이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디자이너는 무더기의 정보들을 한 곳에 밀어 넣기 위해 무수한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어느 하나 중요치 않은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을 우선순위에 맞게 분류하고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

근래의 변화를 살펴본다면 ‘Designing Around Time’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모든 정보를 어느 때나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방식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 맞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1. 우버 차량을 호출하기 전 “위치 지정” 버튼이 나타난다.
  2. 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도착 예정 시간’이 나타난다.
  3. 이동이 끝날 때 ‘드라이버 평가’ 화면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한 번에 한 가지의 일을 처리하기 바란다. 즉 제품의 매 단계마다 여러 가지 결정들을 동시에 고민하며 골치 썩길 바라지 않는다는 얘기다.

점점 더 정밀하고 스마트 해지는 디바이스 및 센서를 활용한다면, 사용자가 제품의 핵심 가치에 다다르는 과정이 막힘없는 일직선의 형태가 될 것이고 우리는 보다 많은 시간을 사용자가 머무는 ‘공간’과 그 ‘순간’에 집중하여 제품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지그재그가 아닌 직선으로 쭉 뻗은 사용자 경험의 편리함과 명료함에 익숙해지고, 플로우 맵은 보다 좁고 긴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이드 문서는 픽셀과 스크린을 넘어서 사용자의 여정을 담아내게 될 것이다.

2016년은 사용자 경험을 다루는 디자이너들에게 매우 흥분되는 한해일 듯 보인다.


#4. UX: 역할의 변화

사용자 경험을 다루는 디자이너가 되기에 최적의 때이다. 우리는 마침내 디자이너가 다양한 조직 내에서 중요한 책무를 맡게 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사용자 경험이 계륵처럼 취급되던 시대가 끝나고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즉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회사들이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사용자 경험 전문가를 찾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UX 전문가에 대한 역할과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 있긴 하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이 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두고 협업해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우리는 UX라는 단어를 모두의 직책에 붙일 수도 있다. UX 개발자, UI/UX 디자이너, UX 설계자, UX 프런트 개발자…

‘UX 디자이너’라는 이름이 갖는 정체성은 점차 모호해지고 결국엔 사라질 것이다.

만약 모든 구성원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갈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된다면 ‘UX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구성원의 역할은 무엇이 될까?

우리의 가장 큰 과제는 프로젝트 매니저에서부터 고객 지원 담당자까지 팀의 모든 일원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며, 그것이 비즈니스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신하게 만드는 것이다. UX 전문가는 보다 팀의 중심에 서서 모든 구성원 간의 업무 협력과 진행과정을 조율하는데 역할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UX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콘텐츠 전략가(Content Strategist), UX 연구원(UX Researcher), 사용성 전문가(Usability Specialists), 인터랙션 디자이너(Interaction Designer)등 더욱 세분화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5. 기업이 새로운 블로거가 되다.

당신이 UX와 관련된 흥미로운 글을 발견하고 그것을 클릭했다면 이내 해당 글이 특정 기업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홍길동, 전우치, 김둘리 등 개인의 이름이 라인, 카카오(원문에선 InVision, UXPin, Adobe) 등 익숙한 기업명으로 바뀌는 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5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UX와 관련된 콘텐츠들은 기업과 그들의 블로그를 통해 발행되었다.

만약 우리가 오해한 게 아니라면 이것은 기쁜 소식이다. 여러 비즈니스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UX라는 주제가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는다면, 이는 분명 우리의 밥벌이가 더욱 수월해지고 있다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많이 언급된다면 팔기에도 수월해질 테니 말이다.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일은 대게 여러 구성원이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특정 사례에 대한 경험을 전달하기에 기업이 디자이너 개인보다 좀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 그들은 프로젝트의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갖고 있을뿐더러 모든 과정을 포괄적으로 언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점? 아마 기업이 글의 주제를 선정할 때는 그들의 흥행을 고려한다는 점. 그들을 더 많은 클릭과 검색 노출 그리고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할 테니 말이다. 그 결과 더 많은 글들이 유행하는 이슈와 자극적인 키워드에 (O2O는 죽었다.. 등의) 집중될 수 있다. 아마 그들의 트래픽을 높이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을 테니까.

자 그러니 만약 지금 기업에서 작성한 글 중 하나를 읽고 있다면 명심하자. ‘그들은 지금 당신에게 뭔가 판매하고 있다.’ 당신에게 나쁘다고 볼 수도 그렇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니 그냥 알아두기만 하자.

과연 이 새로운 블로거들이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UX 커뮤니티의 미래를 위한 유용한 글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것인지 기대해보자.


#6. 정보 설계(IA)로써의 컨텐츠 전략

10년 전, 기업은 그들의 웹사이트를 갖길 원했다. 그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연결하는 채널로써, 기왕이면 삐까뻔쩍한 놈으로 말이다. 당연히 웹사이트는 사용자들이 손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의 트렌드는 마이크로사이트, 모바일앱, 소셜 페이지, 블로그, 인트라넷과 내부 웹사이트, 슬랙 채팅 그룹 등 파편화 된 다양한 웹사이트를 소유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매일 같이 이 많은 채널을 거쳐야 하는 콘텐츠를 관리할 누군가와 그것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것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2015년은 콘텐츠 전략과 이를 위한 전문가가 기업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원년으로 볼 수 있다.


올해 드디어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업데이트 될 수 있을까?

#7. 무엇을 위한 인터넷? 사람을 위한 인터넷!

곳곳에 널린 수 많은 스마트와치. 우리의 손목이 두 개뿐이 아니라면 좋을 텐데..

2015년은 스마트와치의 해였고 아마 한동안 이는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 시계들은 대체 어떤 문제를 해결 했는가?

우리는 이곳저곳에 달고 다닐 것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좀 더 똑똑해 지기를 바랄 뿐이다.

스마트와치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는 대신에 작은 공간에 많은 기능을 구겨 넣는 일에 몰두했다. —참신함을 위해 사용성을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의미있는 도구를 만들 수 있을까?

바로 Nest가 하고 있는 일이 적절한 해답이 될 것 같이 보인다. 구글의 새로운 허브 라우터가 목표하듯이. 그들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종류의 제품과 행동을 강요하는 대신, 이미 소유하고 있거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많은 것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Internet of Things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하지만 한 차례의 광풍이 지난 뒤 기업들은 깨닫게 되었다. 개개인의 문화적 개인적 행동 양상을 바꾸는 데는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속도를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제품의 성공과 직결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는 새로운 인터넷 장신구를 만들기 이전에 사용자들이 원하는 Internet of Things를 고민해야 한다.


#8. 슬랙은 우리에게 대화를 찾아주었다.

2015년 우리는 슬랙을 통해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로 묶인 온라인 채널을 통해 다양한 의제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물론 온라인 포럼은 늘 있어왔다. 이메일 그룹이나 페이스북 포스트 혹은 링크드인 그룹과 같은..

하지만 이전의 것들과 다르게 슬랙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선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냈다.

  • 채널(#)은 특정 주제와 관련된 대화를 쉽게 분류하고 불필요한 소음을 걸러낼 수 있게 한다.
  • 슬랙의 실시간 대화는 커뮤니티 관리자로 하여금 적극적인 소통을 이끌어낼 방법을 학습하게 한다. (예: 해당분야 유명인과의 질의응답 세션을 갖는다.)
  • 슬랙이 업무와 생산성을 위한 도구로써 등장한 초창기부터 이미 프로페셔널한 토론이 벌어지는 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중간중간 GIF 짤방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아직 슬랙의 인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불편한 점들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일 필요한지도..)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슬랙을 통해 나누는 대화들이 얼마나 많은 결과로 이어질지에 달린 듯하다. 그러니 관심 분야의 활발한 채널을 찾아서 참여해보자.


#9. 픽셀에서 사람으로

오늘날 디지털 프로덕트의 성공 여부는 ‘사용자의 니즈와 이를 둘러싼 콘텍스트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일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지만,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 채로 진행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고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우선은 픽셀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그 노력을 우리가 종종 등한시하는 사용자 경험의 다른 중요한 활동에 할애해보자. (원문에선 사용자 리서치 방법론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수정.)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쏟는 일은 제품 인터페이스에 들이는 시간보다 훨씬 가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작년 한 해 프로토타이핑 도구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터랙션 디자인 프로세스의 발전을 지켜본 것처럼, 새로 등장할 사용자 테스트 도구들이 보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 기업 규모와 예산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10. 2015년 우리가 주목했던 것들



출처: https://medium.com/translated-articles-about-design/2016년-ux는-무엇을-말하는가-c0de8a31fafa#.10678zgg9

Posted by insightalive
,

호텔급 청소 교육 받은 헬퍼 300명
강남 고객 1300명과 연결 서비스

기사 이미지

“사실 한국에서는 청소도우미를 ‘파출부’라면서 하대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걸 좀 바꿔보면서 사업 기회를 찾아보고 싶었어요.”

 청소도우미 연결 서비스 ‘와홈’의 이웅희(27·사진) 대표가 말하는 창업 계기다. 지난해 11월 ‘우리집으로 와’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집’ 등의 의미를 담아 상호를 와홈으로 정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고객 1300명과 ‘헬퍼’라 부르는 청소도우미 300명이 등록돼 있다.

 이 대표는 투자은행 뱅커였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모건스탠리 홍콩지사에서 채권 트레이딩을 담당했다. 하지만 뭔가 모험적인 일을 해보자며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2013~14년 홍콩의 한 창업 인큐베이터에서 일하며 실무를 경험했다. 그 때 그가 담당했던 벤처기업이 바로 ‘화물차판 우버’로 불리는 고고밴(Gogovan)이다. 2013년 창업한 고고밴은 차주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앱 서비스로 현재는 싱가포르·대만·홍콩 등지에서 5만대 이상의 차량이 서비스하고 있다. 와홈은 우버나 고고밴의 청소도우미 버전인 셈이다.

매주 300명 정도가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시간당 9900원(부가세 별도)의 저렴한 요금으로 집안 청소를 준다. 고객이 스마트폰의 와홈 앱을 구동해 자신의 집으로 헬퍼를 요청하면 등록된 헬퍼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간다. 그러면 이를 승낙한 헬퍼가 고객의 집으로 가 청소를 해주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가격은 몇 만원에 불과하지만 청소는 호텔급”이라고 자신했다. 콘래드호텔 등지에서 20년 이상 하우스키퍼 경력을 쌓은 이강숙 본부장, 그랜드하얏트 출신인 박애숙 대리 등이 헬퍼에 대한 교육을 담당한다. 헬퍼로 등록한 사람은 예외없이 와홈 본사가 있는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청소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청소 경력에 따라 교육 횟수는 1~5회로 다르다.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월 매출은 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수수료를 떼지 않고 헬퍼들에게 모두 지급하고 있어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능성 하나를 보고 가브리엘 퐁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10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받았다.

 이 대표는 “회원수가 충분히 확보되면 인테리어·조명·조경·세탁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인 서비스 지역도 다음달께 분당·여의도로, 내년 1분기 중 서울 전체로 확대된다. 이 대표는 와홈 창업 전 실무를 알아야 한다며 2개월 동안 청소용역 업체에서 청소도우미로 일한 경험이 있다. 기분이 어땠을까. “일부 연세 드신 분들 중엔 청소도우미를 하인부리듯 하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청소도우미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청소 중 화장실의 묵은 때를 벗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요령이 생기며 지금은 베이킹 소다만 쓰고 30분이면 지워낸다는 이 대표, “아직은 미미하지만 청소도우미 시장에서 혁신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19051909

Posted by insightalive
,

3

레고 Lego가 2000년대 초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저희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번 공유했습니다. (참고 : 레고 회사로부터 창의성과 혁신 배우기) 어떤 사람은 이것을 ‘디자인 혹은 디자인 사고’에 의해 극복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진정한 창의성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인문학이나 현상학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주장들 가운데 하나에서, ‘놀이’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한 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책의 제5장 내용을 근거로 요약하였습니다

 

레고의 위기

레고는 전통적으로 매우 강력한 브랜드여서 1993년도까지는 어려움을 전혀 모르고 늘 성장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이후 레고가 안 팔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전자오락이나 컴퓨터 게임에 더 열광하게 된다. 레고가 위기를 겪자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다.

E97E215F-DFE3-4A52-ADF5-9CCD64892809

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

이것이 레고가 처음 가졌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점점 즉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면 전자 오락 같은 것이다. 현대의 아이들은 시간이 없으니까, 옛날처럼 오랫동안 길게 놀 수는 없으니까 짧은 시간 조금씩 할 수 있는 자극적인 오락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다.

과거와 달리 아이들이 시간적 압박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더는 놀 시간이 없다! p. 161

아울러 현대의 아이들은 다양한 매체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예를 들면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나오는 것을 보고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다. 그래서 레고는 먼저 컴퓨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란 방향으로 시도해 보았다. 이제 ‘레고’라는 상표만 가리면 사실 다른 장난감 회사와 구별도 되지 않는 제품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그 다음은 인기 영화와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런 영화 관련 상품은 인기를 끌어서 레고를 위기에서 구하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그 영화가 관심에서 벗어나면 다시 제품은 판매가 줄어들었다.

결국 레고는 아이들을 좀 더 깊이 연구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은 지금까지 물었던 ‘아이들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버리고, 다음과 같이 질문을 바꾸었다.

‘놀이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려고 책임자인 크누드스토르프는 ‘레고 엔트로스’라고 불리는 조사팀을 미국과 독일의 가정에 파견하여, 몇 달에 걸쳐 부모를 면담하고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아이들의 세계를 구성하는 인기 영화와 이야기들의 기호학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부모와 쇼핑도 함께하고 완구점, 학교 놀이터를 방문하였으며, 학습/아동 발달 전문가를 만났다.

이들은 단순한 포커스 그룹에서 밝혀낼 수 없었던 많은 자료를 모았고, 문화에 푹 빠져들어 민족지학자로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놀이 속에 감춰진 아이들의 욕망은 무엇인가?

연구팀은 우선 엄마들에 의해 ‘기획’된 아이들의 모습을 벗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거기에 갇혀 있었다. 이들이 발견한 놀이의 한 가지 역할은, ‘어른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나 숨 쉴 틈을 찾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자기만의 세계’여야 했다.

또한 아이들은 등급과 서열을 좋아한다. 누가 1등이고 누가 2등인가가 아이들에게 중요하다. 아이들은 누가 더 빨리 달리나, 누가 더 많이 모으나,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가 등으로 끊임없이 경쟁하고 서로 더 앞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큰다.

마지막으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아이들이 어떤 것을 완전히 습득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것이다. 11세의 독일 소년은 조사자에게 자기가 가장 아끼는 물건을 보여 주었는데, 그건 비디오 게임이나 장난감이 아니라 낡은 신발이었다. 소년은 낡아빠진 신발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면서, 이것으로 자기가 어떻게 스케이트보드 기술 하나를 완전히 습득했는지 알려주었다.

아이들이 기술을 마스터하고 얻은 사회적 평판을 자랑스러워하는 점은 아이들이 느끼는 시간적 압박이나 즉각적 만족감을 주는 장난감의 기존 전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놀이는 기술 습득의 기회가 있고 난이도가 높은 놀이인 듯했다. 조사팀은 그 통찰을 가리켜 ‘즉각적인 매력VS투쟁 끝의 권리 획득’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해서 레고가 발견한 놀이의 패턴은 크게 네 범주로 분류했다.

 

레고가 발견한 놀이의 네 가지 특징

  • 감시

아이들은 어른(특히 엄마!)들에게서 벗어난 공간을 원한다.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싶은 것이다.

  • 위계

아이들은 등급과 서열을 좋아한다.

  • 기술 습득

아이들은 무언가를 마스터하기 좋아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반복도 마다하지 않는다.

  • 사회적 놀이

아이들은 사회적 놀이를 좋아한다.

사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것이 이것 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싶다. (원래 훌륭한 발견의 특징은 발견 후에는 당연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잘 생각해 보면 사람들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사자나 다른 포유류 새끼들의 놀이도 비슷할 것 같다. 결국 그들의 놀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반복과 경쟁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거기에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더 나은 평판을 얻게 되는, 즉 어른이 되는 연습 아닐까?

 

그렇다면 시간의 압박은?

시간의 압박이란 잘못된 조사 결과였을까?

정량적으로 혹은 대략 조사를 해 보면 확실히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시간이 없다’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실제로 아이들의 40%는 시간이 많고, 또 다른 40퍼센트는 시간이 전혀 없다. 여기에 ‘평균’이라는 함정이 있다. 레고는 평균에 맞추기 위해 방향을 틀었지만, 사실 레고의 충성 고객은 레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때 더 드러난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사실 이 부분도 잘 생각해 보면 그런 즉각적인 측면도 있지만, 위의 4가지 사항을 요즘의 컴퓨터 게임이 훨씬 더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컴퓨터 게임은 훨씬 장기적으로 노력하고 레벨을 올리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게임일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중독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대개 부모들은 컴퓨터 게임에는 ‘중독’이라고 부르고, 축구나 피아노, 독서를 열심히 할 때는 ‘중독’이라고 하지 않는다)

 

레고가 사업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요소

사실 발견 중 가장 큰 부분은 ‘아이들의 반항’이라는 부분이었다. 조사팀은 이 반항심의 사업적 잠재력을 보고했지만, 레고 임원들은 ‘우리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어쩌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이 꼭 비도덕적인 것은 아니고, 단지 기업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는 니켈로디언 어린이 방송을 언급하면서 여기에서 내세우는 많은 가치 중에, 아이들이 부모에 갖는 반항심을 적절히 공감하고 다독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어쨌든 레고는,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진정한 마스터리와 등급, 서열을 이용한 전략을 만들면서 이를 ‘다시 브릭으로’라고 이름 붙이게 된다. 예를 들어 작은 레고로 더욱 복잡한 것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고, 레고 카페에서 저학년 옆에 고학년이 더 복잡한 것을 만들면서 옆의 저학년을 가르쳐주는 구조를 만들었다.

 

다시 브릭으로

lego-feat1
쌓여 있는 한 무더기의 브릭(Brick)들

레고는 이렇게 해서 다시 자신들만의 장점인 ‘브릭’으로 전사적인 집중을 이루어내며 성공적으로 재기하였다. 이 글에서는 레고의 재기 방법 보다는 아이들의 놀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우리가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어른들 눈에 아이들이 ‘자극적인 것’만 쫓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어른들 눈에는 아이들이 저런 자극적인 컴퓨터 게임만 하다가 이상한 괴물이 될 것 같이 걱정될지 모른다. 그리고 장난감을 많이 팔고 싶은 어른들 눈에는 자기들도 ‘자극적인 것’만 만들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들’이다.


원문: PXD / ※ 이 글은 PXD의 동의를 얻어 게재된 글입니다.


출처: http://ppss.kr/archives/74852

Posted by insightalive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부라더소다'와 '카누 디카페인'은 각각 술을 잘 마시지 못해 고민인 사람, 카페인에 과민한 커피 애호가 등 소수자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소수자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누구나 어디에선가, 또 언젠가는 소수자가 된다. 필기를 할 때마다 노트를 세로로 놓고 손목을 비틀어야 하는 5.8%의 왼손잡이도, 구내식당에서는 메뉴를 찾을 수 없는 채식주의자도 소수자다. 서른이 넘어 왜 결혼을 안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들어야 하는 이유도 상대적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여성들처럼(스위스가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것은 1971년의 일이다). 

이야기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1846년 미국 연방 대법원. 군의관을 따라 여러 주를 떠돌던 흑인 노예가 주인의 미망인을 상대로 자유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노예제가 금지됐던 주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니 자유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연방대법원 판결은 단호했다. "노예 흑인도, 자유 흑인도 미국인이 아니며 따라서 그들은 연방법원에 제소할 권리가 없다." 대법원 판사 9명 중 흑인 노예의 편을 든 사람은 딱 두 사람이었다. 7대2. 노예제 폐지는 당시에 소수의견이었고 판사 두 사람은 당시 법정에서 소수자였다. 

대법원의 판결은 다수결이다. 소수 의견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은 소중하게 기록된다. "대법원 판결에서 반대 의견은 새로 움트기 시작하는 법의 정신에 대한 호소요, 오늘의 법원이 범하는 오류를 시정해 줄 미래 법원의 지혜에 대한 간청"(윌리엄 더글러스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이기 때문이다. 

광고 이야기를 하면서 소수자와 연방 대법원 판례까지 들먹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움 그리고 미래의 변화. 광고는 '날것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새로움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그래서 실현되지 않은 욕망을 찾는 일이다. 누가 어느 때 소수자인지. 다수의 욕망이 획일화돼 있는 자리에서 어떤 욕망이 눈치 보며 숨어있는지. 

술자리에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소수자다. 한국에선 더더욱 그렇다. 이 나라에선 집단이 모여 끼니를 해결하는 자리가 대체로 술자리다. 직장은 물론이고 대학 모임도 그렇다. '알쓰'. SNS상에서 스스로를 '알코올 쓰레기'라고 부르며 자조하는 사람들은 받아놓은 술잔을 요령껏 숨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혹은 사이다를 탄산 거품 가려가며 끊임없이 들이켜기라도 해야 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요즘 소주시장을 흔들고 있는 과일 소주 돌풍에는 술자리에서 소수자인 알쓰의 욕망이 투영돼 있다. 쓴 소주가 식도를 자극하는 고통을 감내하거나 분위기 어색하지 않게 만들면서 술자리에 어울릴 수 있는 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술. 술자리의 소수자를 위한 술. 잠재된 욕망은 분출했고 한때의 유행이라고 생각했던 소주회사들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연수가 등장하는 보해양조의 '부라더소다' 광고는 술자리 소수자를 위한 술 광고다. 신나고 왁자지껄한 술자리는 소수자들에게는 광장의 무대 같은 자리다. 알쓰는 아무도 따라주지 않고, 아무도 권하지 않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그런 술자리를 욕망한다. 술잔이 테이블에 닿기도 전에 술병을 들고 권하는 상사도 없고, 분위기 못 맞춘다고 눈 흘기는 선배도 없는 나만의 공간. 게다가 맛있어 보인다. 무료함을 달래줄 만큼 흥미롭고, 빨대로 빨아먹고 싶을 만큼 달콤해 보인다. 집은 알쓰들의 파라다이스다. 소수자의 자유공간이다. 

소수자는 마케팅에서 TPO(Time Place Occasion)라고 하는 존재이자 상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한때, 또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도 잠시 소수자가 된다. 

디카페인은 유당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락토우유처럼 카페인에 과민한 사람들을 위한 커피다. 그래서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는 디카페인 제품을 출시·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껏 산모를 위한 커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마케팅 요소를 투입할 만한 제품이 아니었다. 그러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의외로 저녁이나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해가 지면 출현하는 야간 소수자인 셈이다. 이때까지 커피의 소수자는 산모라는 '누구'였다. 하지만 동서식품 카누의 디카페인 광고에서 커피의 소수자는 '언제'라는 '상태'다. 광고는 그들의 밤을 배려하고 위로한다. "굿 나이트(Good Night)."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좀 멀리 돌아 '소수자'라는 키워드로 시장을 바로 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새로움과 가능성. 새로움은 늘 소수에서 시작하고, 가능성은 소수의 전유물이다. 이는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광고가 찾은 첫 번째 방법은 새로움이다. 익숙한 것을 그냥 지나침으로 인해 수많은 정보에서 유익한 정보를 찾아내는 두뇌활동의 첫 번째 문턱을 넘는 방법이다. 소수자의 눈으로 시장을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세상은 소수자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기회가 거기에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도 아직은 소수 의견이기는 하지만. 

[서용민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no=168776&year=2016

Posted by insightalive
,
사표는 직장인이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이기도 하다.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한 젊은이들은 왜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을까.
송지혜·이상원 기자  |  song@sisain.co.kr




청년 고용 빙하기,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되리라)…. 청년 실업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끝없이 개발되는 현실. ‘바늘구멍’ 진입에 성공한 낙타들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산층의 삶이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를 가져도 삶은 피폐하다.


각종 지표가 우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인 노동자의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많다.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주당 6.8시간 더 일한다. 신입 노동자 3명 중 1명은 입사 1년 이내에 퇴사한다. 1000명 이상 규모의 기업에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률은 2004년 19.9%에서 2013년 29.8%로 크게 증가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이우일 그림</font></div> 
ⓒ이우일 그림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은 다니던 직장을 잃은 것을 의미한다. 명예퇴직을 당하거나 해고를 당해 잘려나간 수치다. 예외도 있다. 자발적 퇴사자들이다. 높은 학점과 토익, 해외 연수, 각종 자격증, 수상 경력 등의 화려한 스펙을 쌓고 어렵게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얻으며 ‘온몸을 불살라 일하리라’ 마음먹었지만 1∼5년 만에 회사를 떠난 이들이다. 이들은 왜 사표를 썼을까?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사IN>은 ‘중산층 임금이 보장된’ ‘좋은 일자리’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11명을 만났다. 1985∼1988년생(현재 20대 후반∼30대 초반)으로 한때 연봉 4000만∼7000만원을 받던 ‘엘리트 직장인’이었다. 이들 가운데 4명의 이야기를 싣는다.


● 갚을 게 있어야 회사에서 버틴다

2013년 김남희씨(가명·28)는 지방 사립대의 인문계 출신이자 어학연수와 공모전 수상 경력이 없는 무(無)스펙 상태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기업의 금융업종에 입사하면서 학교에서 ‘레전드’로 불렸다. 면접에서는 현장을 잘 돌파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질을 어필하려고 애썼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회사에 바쳤다. 아침 7시30분에 출근하고 밤 9시 넘어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어느 날은 오전 7시30분에 맞춰 출근하고 있는데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7시엔 자리에 앉아 있어야지?’ 동기들은 아침은 포기하더라도 저녁만 보장되면 월급 100만∼150만원 줄어도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자기 저녁을 보장받겠다는 사람을 기업에서 뽑겠나?”


영업부에 소속된 김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매장의 매출이익을 성과로 인정받았다. 부장이 실적 달성 목표치를 잡으면 반드시 성취해야만 했다. 평가 시즌에는 허위 계약을 만들어서라도 매출이익을 올리는 일이 공공연했다. 매출이 오르면 돈으로 보상받았다. 그의 통장에는 매해 7000만원가량이 꽂혔다.


“과연 돈으로만 만족할 수 있을까?” 그가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할 즈음 동기들은 차를 샀다. “대부분 신입 사원은 1년차에 외제차를 산다. 갚을 게 있어야만 회사에서 버틸 수 있으니까. 한 부서에서는 주니어 사원 7명이 빚을 내 벤츠를 샀다. 기업 네임 밸류에 자기를 맞추려는 뜻도 있고 일에 대한 보상이기도 한데, 사실 족쇄를 채우려는 목적이 제일 크다.”


꾹꾹 참고 일하더라도 고용안정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김씨의 회사에서는 “나이 든 직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인사팀 담당자는 40대 이상 직원 몇몇에게 “썼나, 안 썼나”를 묻고 다녔다. 희망퇴직 신청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루아침에 퇴출 대상이 된 상사를 보는 일은 절망스럽게도 김씨 본인의 일로 느껴졌다. “어차피 60세 정년을 채우는 사람은 없다. 그 전에 다 나가야 하니까.”


그는 책을 읽고 운동할 수 있는 저녁을 원했다. 하지만 ‘생존’에 필요한 돈보다 훨씬 많이 벌면서도 일상을 누릴 수는 없었다. “정부가 말하는 ‘좋은 일자리’에 전 직장은 반드시 포함될 거다. 하지만 그런 좋은 일자리에서도 노동이 생활을 짓눌렀다.”


우리 사회에서 일과 생활이 양립 가능한 직업이 있기는 할까? 만 3년간 회사에 ‘갇혀’ 있던 그가 기자에게 되물었다. 김씨는 지난 1월 퇴사한 이후 특별한 계획이 없다. 요리사·세계여행 등 목록을 정해놓았지만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재취업한다면 실컷 쓰고 버려지는 부품이 아니라 생활을 지킬 수 있는 일이나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다”라고 김씨는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이우일 그림</font></div> 
ⓒ이우일 그림

● ‘사내 정치’가 승진의 비법?

송기영씨(가명·30)가 일한 대기업은 수년 전 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변경되었다. 한때 정권에 따라 사장이 달라지고, 전(前) 사장은 어김없이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던 곳이다. 여전히 이런 ‘관습’이 있다. ‘자리’에 연연해하면서 내부 정치가 곧 능력이자 실력으로 통하는 분위기는 송씨가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을 통한 성과가 아니라, 내부 정치가 곧 능력이었다. 업무 내용을 설명해줘도 알아듣지 못하는 상사가 다른 이들에 비해 승진이 빠른 게 정말 이상했다. 회사 내 온갖 부서와 커넥션이 있고 본부장이 가는 술자리에 다 따라가는 게 비법이었다.”


회사 내에서도 ‘히피’ ‘4차원’으로 통했다는 그녀는 사내 정치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었다. 핵심에서 멀어져 스스로 고립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번 인터뷰 대상자 가운데 가장 오래(5년9개월) 일했다. “처음부터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3년 동안 문화예술 지원 업무를 맡으며 재미를 느끼면서 퇴직이 늦춰진 셈이다.” 회사 밖으로 눈을 돌린 시간도 사표를 유예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회사에 다니면서도 소설가가 되려고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시험을 보는가 하면 크루즈 승무원 원서를 내기도 했다. 해외 봉사를 나가려고 알아본 적도 있다.


사내에는 ‘건강한’ 여자 선배가 없었다. 일을 잘하더라도 승진에서 열외가 되는가 하면, 아첨을 늘어놓는 이들만 살아남았다. 한 부서에 여직원이라는 ‘꽃’은 하나여야만 했다. 꽃은 꽃끼리 맞교환되는 식이었다. 여직원은 결혼을 안 해야만 환영받았다. “너 5년 내 결혼할 생각 있니?” 따위 질문이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 결혼하면 현장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도 여성 최장 근속연수 우수 대기업으로 손꼽히곤 했다. ‘사원 가족은 기업이 지킨다’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복지 때문이다.


높은 연봉, 사택 제공, 복지 포인트 지급, 전국 각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숙소 등 넘치는 ‘꿀’은 ‘꿈의 기업’의 사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연결되기 쉬웠다. 연수 때부터 기업 역사를 나열하며 한 가족이 되었고, 매일 아침 똑같은 체조를 하며 일체감을 키워갔다. 직장 밖에 있을 때보다 안에서 자긍심이 큰 이유였다. 이런 이유에서 퇴사 당시 상사로부터 들은 말은 전부 비슷했다. “이만큼 주는 회사가 없다” “이 정도 이름값 하는 데가 어디 있어?”


그러나 의심스러웠다. 회사의 명예에 노동자가 종속되었을 뿐 실제 자기 자신의 성취가 아니기 때문이다. 송씨는 참다 참다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을 관두기로 했다. 지난해 9월, 퇴사와 동시에 자신이 제작한 독립출판물을 발행했다. 통장은 비어가지만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은 손에서 놓지 않을 계획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이우일 그림</font></div> 
ⓒ이우일 그림

● 부품이라기보다 ‘노예’였다, 나는

윤기민씨(가명·31)는 2014년에 입사해 1년4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 그는 유수의 대기업 유통 관련 계열에서 일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대기업의 파렴치한 모습을 목격했다.


“주요 업무가 협력업체 쥐어짜기였다. 논리가 없고 ‘너희 납품할 거면 단가 깎아라, 안 그러면 물량 끊겠다’ 협박하는 게 일이었다. 단가 깎는 게 성과로 돌아왔다. 수년 전만 해도 공장 여러 개를 운영하던 협력업체 대표가 달랑 하나만 남겨놓고 있고, 재무제표로 적자 사정을 확인하고도 또 단가를 낮추라고 했다. 팀장은 회의 때마다 ‘목에 빨대를 꽂아서 쪽쪽 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깡만 있으면 된다. 마음 여린 신입 사원은 상사가 일단 세게 갈구고 나서 협력업체에 보낸다. 그러면 무덤덤하게 가서 해코지한다. 회의감이 들었지만 더 큰 회의감은 그 정도의 경쟁력밖에 없다는 거였다. 기업은 경쟁력이 생겨서 성공하거나 경쟁력이 떨어져서 망하든 해야 하는데, 한국 대기업 제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특혜를 받고 협력업체를 쥐어짜면서 망하지 않는다. 생각이나 솔루션, 알고리즘을 바꾸는 문제 해결 노력은 전혀 없다. 


변할 의지가 없는 시스템은 자존감을 떨어뜨렸다. ‘머지않아 한국 제조업이 추락하겠구나’ 하고 깨달았다. 내가 한국 경제를 악화시키는 대기업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윤씨는 자신이 ‘노예’였다고 회상했다. 고통스러운 정서적 체험을 표현하기에 ‘부품’보다 ‘노예’가 적절하다. 기업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적응력이 떨어지는, 나약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그는 입사 때 상사에게 들은 말을 기억했다. “맡은 업무를 못하겠다는 말은 곧 돈을 안 벌겠다는 뜻이다. 회사는 그런 사람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 기업은 부품 하나쯤 교체하는 게 어렵지 않다.” 고용을 인질 삼은 회사에 저항은 통하지 않았다.


급여 외에는 다 포기한 채 수동적으로 살겠다고 체념하고 근무하더라도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점은 상징적이다. “예전 세대처럼 1억원에 산 집이 10년 지나 5억원으로 올랐다면 꾹 참겠지만 이미 집값은 5억 이상이다. 수십 년 고생해 집을 사더라도 인구는 줄어들고 장래 부동산엔 기대할 수 없다. 보장이 안 되는데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희생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금수저가 승리자’인 현실 역시 노동 의욕을 꺾었다. 윤씨는 “참고 참아서 열심히 일해도 부모 재산 물려받은 사람한텐 죽어도 못 당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퇴사와 동시에 소규모 영상 제작 업체에 입사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살려 용기를 냈다. 영상 제작이라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에서는 명함에만 기댈 수 있었던 반면, 영상을 제작하면서 “감각과 개성을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이우일 그림</font></div> 
ⓒ이우일 그림


● 병명이 나오지 않는 병을 얻고서야…

고영주씨(가명·28)는 2013년 굴지의 대기업 금융계 영업팀에 입사하면서 사내에서 오를 수 있는 최고점(임원)을 찍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고 그에 대한 보상은 ‘이왕 취업했으니 지위를 획득하는 일’이었다. 사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고 싶기도 했다. 자신 있었다.


그녀의 목표는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변화를 겪었다. 입사 2년째에 오전 7시20분까지 출근하고도 새벽 2∼3시에 퇴근했다. 링거를 맞으며 버티는 날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7월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눈을 떠보니 사무실 파티션 사이에 누워 있었다. 고작 1∼2분이 흘렀을 뿐인데, 기억이 없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각종 검사를 했지만 병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집에 와서 통곡하고 말았다. “이렇게는 못 살겠어.” 두 달간 병가를 냈다. 입사한 지 만 2년7개월째였다.


“그날 이후, 몇몇 상사들은 ‘몸 관리도 능력이다’ 같은 조언을 했다. 수치스러웠다. 병가는 승진 포기와 같다는 얘기도 들렸다. 병가나 육아휴직을 길게 쓰는 건 인사고과에 심대한 악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녀가 몸을 버릴 정도로 일하고 알게 된 건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만 몰린다’는 것이다. 상사가 돈을 더 많이 받는 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일도, 책임도 자신의 몫이었다. 임원에게 보고할 때만 상사가 나섰다. 회사는 구조를 변화시키기는커녕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회사의 부품”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돈은 노동이 아니라 시스템이 벌었다. 월급은 시스템 안에서 마구잡이로 주어지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버틴 값이다. 입사 때에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대기업 계열사의 사장 역시 부품이었다. 결국 고씨가 임원이 되더라도 상급 부품이 될 뿐이었다.


대기업 직장인을 경험한 이후, 삶의 가치가 바뀌었다. 그녀는 대기업·대도시 같은 “겉보기만 번지르르한 데에 질렸다”. 병가 이후 퇴사한 그녀는 8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인 소도시로 거처를 옮겼다. 공기업 가운데 일이 적은 곳에만 지원할 예정이다. ‘최소한’의 노동만 하겠다는 뜻이다. 노동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보거나 내부 승진을 하겠다는 기대는 애초에 접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리라 자신감을 보였던 그녀로서는 대단한 변화였다. 현재 토익·한국사능력시험 등 ‘처음부터’ 공부하고 있다.


신입 사원의 조기 퇴사 현상은 실제로 빈번한 듯 보인다. ‘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한 경우도 있지만, 기업에 인생을 저당잡히지 않겠다고 ‘탈주’한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신입 사원의 조기 퇴사 현상을 분석한 자료가 없어서 실태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대기업은 신입 사원을 선발하고서 정착 비용을 들인다. 대기업에서는 통상 신입 사원 한 사람이 성과를 창출하는 데 1년이 걸리고 1억원 이상 소요된다고 보는데, 그가 조기에 퇴사한다면 업무 공백이 생기고 이는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신입 사원의 퇴사율을 낮추기 위해 기업 내에서도 고심 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복지제도 도입 △연봉 인상 △단합대회 개최 △멘토링 수준이다.


그러나 ‘당근’을 더하거나 ‘소속감’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직장인의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 한계가 있다. 회사가 ‘사표의 이유’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출처: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471

Posted by insighta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