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로’가 ‘사고 도로’ 된 이유


기자가 서울시 공공대여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체험주행하는 모습.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위에 불법주차된 오토바이와 보행자들로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다.photo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회사원 이모(44)씨는 작년 회사가 서울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큰 꿈에 부풀었다. 평소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심 부러웠는데 회사 이전으로 집과 거리가 가까워져 자전거 통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꿈은 자전거 통근이 실현되던 첫날 깨졌다. 지난 3월 말, 이씨는 자전거 통근 첫날 사고로 얼굴 광대뼈 앞쪽과 옆쪽이 모두 골절돼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고의 전말은 이랬다. 이씨는 야근을 마치고 밤 12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헬멧을 쓰면 머리가 헝클어지는 게 싫어 고글만 썼다. 가양대교 위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탔다. 가로등이 차로만을 밝히고 있었다.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도로 상태가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그가 겸용도로 위를 중간쯤 달렸을 때였다. 강한 충격에 자전거가 뒤집히고 몸이 공중에 떴다. 너무 높이 떠올라 몸이 강 쪽 보호난간을 강하게 쳤다. 자칫 난간을 넘어 강으로 떨어질 뻔했다. 몸은 이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얼굴이 먼저 땅에 닿았다. 쓰고 있던 고글이 완충 작용을 했지만 충격으로 인해 5분간 일어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자 부서져 있는 고글과 자전거 전조등이 보였다. 통증이 심한 가운데 무엇에 걸려 넘어졌나 확인했다. 가로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의 보호대가 걸림턱이 되었다. 우측에 설치됐어야 할 가로등이 좌측 도로에 배치돼 있었기 때문에 평평해야 할 겸용도로에 뾰족한 턱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턱의 높이도 15㎝로 높았다. 하지만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그는 턱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자전거 도로라 안심하고 달렸던 것이 큰 사고로 이어졌다. 담당구청에 전화해 항의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기로 했다. 그 후로 그는 자전거 통근의 꿈을 아예 접었다.

이씨처럼 자전거로 통근을 희망하는 사람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국내 자전거 이용자 수만 1200만인 시대다. 불과 700만명이던 3년 전과 비교하면 빠른 증가 추세다. 서울시도 자전거를 기존 ‘레저 스포츠’에서 통근 등의 ‘생활 스포츠’로 정착시킨다는 취지로 지난 10월 15일부터 여의도, 상암, 신촌, 성수, 사대문안 등 5개 지역에서 1200대 공공 자전거 대여 시스템 ‘따릉이’의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전거 이용자 수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자전거 안전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전거 사고로 인한 인구대비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 자전거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주 한 명꼴로 발생한다. 10만명당 사망자 수가 4.1명으로 OECD 국가 중 자전거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덴마크(10만명당 0.6명)와 비교하면 7배나 많다. 무엇보다 사고발생 빈도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만1259건이던 자전거 사고 수가 2014년 들어서는 1만6664건 발생했다. 35%의 증가율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여성자전거회 임원은 “주변에 자전거 사고로 크게 다치는 지인들이 늘다 보니 자전거 타기를 권했던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왜 사망에까지 이르는 자전거 사고가 유독 한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자전거 사고의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발생한다. 전체 사고발생 건수 중 38~44%를 차지하며, 자전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의 25~35%를 차지한다. 이 중 대부분의 사고가 도로 위에서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다. 지난 3년간 사고발생 수 8432건(사망 79명, 부상 8238명)으로 전체 1만504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자는 수도권 시내에서 벌어지는 위험한 자전거 타기를 체험해 보기 위해 지난 10월 9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한강의 자전거 도로와 ‘따릉이’를 시행하는 서울 상암동 일대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보았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가장 우측 차도를 이용해 자전거를 탔다. 많은 운전자들이 모르는 사실 중 하나가 도로 위에서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차(車)’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보도의 보행자도 대부분 이 사실을 모른다. 보도 위에 자전거 모양이 그려져 있는 자전거 겸용도로나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다면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야 한다.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합법이다. 이때 보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불법이다. 보도에서는 자전거를 타지 말고 끌고 가야 한다.


환영받지 못하는 도로 위 자전거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무서워서 타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차로가 없다 보니 지나가는 차량과 자전거의 간격이 너무 좁았다. 특히 버스가 옆에서 바짝 붙어 지나갈 때는 자전거가 심하게 흔들렸다. 안전을 위해 보도로 더 가까이 붙어서 달렸지만 불법주차된 차량이 자주 앞을 가로막아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승객을 태우려고 보도로 접근하는 택시도 위협으로 느껴졌다. 속도가 느린 기자의 자전거를 추월하는 차량들과 클랙슨을 울려대는 차량들로 인해 결국 차로 주행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전거동호회를 다니며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강모씨는 50대 주부다. 그녀는 평소 차로 위를 달리는 자신에게 “왜 자전거가 차로 위를 달리냐”며 고함치는 운전자들을 자주 접한다. 혼자 라이딩을 할 때는 물론이고 여럿이서 라이딩을 할 때도 난폭하게 붙는 버스가 늘 큰 위협으로 느껴졌다. 5년 전 사고가 발생한 날 A씨는 식물원을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탔다. 2차선 차로에는 A씨와 버스가 나란히 정지신호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지 않은 상태였지만 버스는 오른쪽 차선에서 대기 중이던 A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우회전하며 버스 몸통으로 A씨를 넘어뜨렸다. 충돌이 발생한 후 버스가 멈춰 2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행히 A씨는 경미한 타박상 외에 병원에 가야 할 만큼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칫 버스 뒷바퀴에 깔리거나 넘어지며 뇌진탕을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강씨와 같은 동호회에 있던 조모(53)씨 역시 차와의 충돌로 인해 큰 사고를 당했다. 그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보행자나 차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 차도와 보도를 구분 짓는 봉이 설치된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조씨의 경우 보호대까지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하지만 승객을 내리기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에 바짝 붙은 택시가 문제였다. 단순히 주차돼 있는 차라고 생각했던 조씨가 택시를 지나려고 할 때였다. 보호대 사이로 갑자기 차문이 자전거 도로를 침범하면서 조씨와 충돌했다. 조씨는 척추가 골절돼 3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다. 3년 전 발생한 사고지만 조씨는 아직도 자전거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보도와 함께 있는 자전거 겸용도로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자전거가 보행자와 부딪칠 경우 교통사고로 분류된다. 때문에 기자가 체험을 위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탔을 때 겸용도로 위 보행자들을 각별히 주의해야 했다. 겸용도로를 점령한 보행자들로 인해 5~10m 정도를 가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자전거 겸용도로 위를 걷는 보행자가 일반보도 보행자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자전거 겸용도로 보행자 중에 자신이 걷고 있는 곳이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겸용도로임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3살짜리 여자아이를 안고 가던 서울 은평구 주민 B씨는 “아이를 안고 가다가 자전거와 부딪쳐 아이가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 겸용도로를 걷느냐”는 질문에 “자전거 도로인 줄도 몰랐다. 푯말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전거 겸용도로를 나타내는 표식은 도로 위 자전거 모양의 흰색 그림이 유일했다.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한강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타기가 수월했지만 역시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잠실지구부터 반포지구까지 약 15㎞를 주행했다. 약 3m 폭의 2차선 자전거 도로는 다소 좁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시는 자전거 전용도로의 폭을 ‘1.5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1.2m 이상’으로 설비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전체 자전거 도로폭이 3m 이하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런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전거의 규격을 폭 0.7m, 길이 1.9m 이하, 높이 1.0m를 적용하고 있지만 자전거 규격을 어긴다고 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때문에 규격을 넘는 큰 자전거가 좁은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충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좁은 도로뿐만이 아니다. 헬멧과 사이클 복장을 갖춘 자전거 이용자들의 빠른 속도 역시 상당한 위협이다. 한강의 자전거 도로의 제한 시속은 20㎞다. 하지만 많은 자전거들이 이보다 훨씬 빨리 달린다는 느낌을 주었다. 날씨가 어두워지자 전조등이 있는 자전거와 없는 자전거가 뒤엉켜 달렸다. 전조등 없는 자전거가 마주 올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 가슴을 졸였다. 게다가 보행자 도로와도 인접해 있어 한강 산책길에 다가가려는 보행자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가로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건널목이나 어떤 표식도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와 달리는 자전거가 충돌할 우려가 있었다.


자전거 안전 관련 책임부서가 없다

문제는 자전거 이용자는 늘고 있지만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전용 도로나 설비, 보행자와 자동차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자는 도로건설 및 관리 등 교통에 관한 국회의 의사결정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국토교통위원회에 연락했다. 도로 위 자전거 도로 담당자와의 연결을 부탁하자 이륜 자동차 담당자 강대훈 부이사관이 전화를 받았다. 그는 “도로교통법상 자전거가 도로 위를 다닐 수 있지만 국내 도로는 자동차를 기준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자동차만을 고려해 만든 도로 위에 자전거가 달리는 것이 위험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한 그는 “자동차안전관리법과 자동차안전기준에 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전거 안전 관련한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의 해당부서(첨단도로환경과, 생활안전개선과, 주민생활환경과)와 연락을 취했지만 “자전거 안전사고 관련 문제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전거 활성화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나 도로교통관련 입법을 담당하는 국토교통위원회지만 어느 곳 하나 자전거 안전에 대한 대비책이나 전문지식이 없어 보였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로 나뉜다. 하지만 오롯이 자전거만을 위한 ‘자전거 전용도로’는 수도권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수도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 전용차로’의 경우 차도에 자전거를 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지만 언제든 자동차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공간이 허용되면 자전거 전용차로에 분리대를 설치하지만 이는 극소수다. 또한 보행자가 다니는 보도에 그어놓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사실상 보행자들이 점령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를 불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자체는 자전거 정책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도, 전문 지식도 없어 보인다. 도로 설계는 자동차만을 위해 만들어졌고 도로교통 입법담당자 역시 자전거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한다. 여기에 ‘자전거 생활화’라는 모순되는 정책이 덮여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실정상 자전거 안전교육이나 문제 제기는 자전거 이용자들 스스로 만든 비영리 협회나 자전거 교육 업체가 맡아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 초급자를 위해 10년 넘게 자전거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부산 MTB랜드 대표 김진홍씨는 자전거 안전교육의 시급성과 자전거 정책 마련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의 자전거 이용자 수가 늘고 있는데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를 따라오지 못해요. 자전거 도로를 만든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조차 안 하고 있죠.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가 노후돼 노면이 깨져 울퉁불퉁하고 자전거 도로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도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최소한 자전거 도로라는 표시라도 해줘야 사람들이 알지 않겠어요?”

그는 “시민들의 자전거 안전에 대한 의식 교육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어릴 때부터 자전거에 대한 시민의식을 키우고 안전교육을 꾸준히 해야 자전거 생활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부분의 자전거 교통사고는 자동차와의 충돌로 발생한다”며 “안전을 위해 자동차와 자전거가 도로를 확실히 나눠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예 자전거만 달릴 수 있는 곳이 확보돼야 근본적으로 안전한 자전거 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클라우스 반담 덴마크 자전거연합 대표

“어릴 적부터 안전교육… 헬멧 안 써도 사고 사망률 최저”

photo 덴마크 자전거연합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덴마크는 차로와 자전거 도로를 확실히 나눠 쓰는 국가 중 하나다. 자전거 사고나 자전거 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특히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 중 하나다.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모든 교통수단을 제치고 32%에 육박한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어떻게 세계 최고의 자전거 도시가 될 수 있었을까? 지난 10월 15일 열린 ‘2015 서울 자전거 심포지엄’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한 덴마크 자전거연합 대표 클라우스 반담씨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왜 자전거의 생활화를 주장하나. “나는 어릴적부터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 이용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나는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시민이 됐다. 이런 자유로움은 건강유지와 환경보호뿐 아니라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

- 덴마크 사람들은 자전거 이용 시 헬멧 착용자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사고 사망자 수는 적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11살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는 전부 헬멧을 착용하게 하지만 성인의 3분의 2 정도는 착용하지 않는다. 덴마크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자전거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또한 안전과 관련된 캠페인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예컨대 놀면서 자전거 안전수칙을 배울 수 있는 ‘바이크플래잉’과 같은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안전 교육에 효과적이다. 덴마크 정부 역시 협조적이다. 자전거 교통 신호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전거연합과 덴마크 교통부와의 소통이 있었다.”

- 이번 방한 때 한국의 자전거 도로를 달려보았는가? 안전성이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울에는 며칠 머물렀다. 한강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시내의 몇몇 자전거 도로를 봤다. 버스 정류장과 자전거 도로가 인접해 있었다. 자전거 도로와 자동차 도로를 분리해서 설치하는 것은 안전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어린이들의 안전에 관해선 더 그렇다. 이건 정치적인 문제다. 정말로 한국이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행정가들이 매일 고민해야 한다.”

- 최근 서울시는 시내에 공공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보니 몇 가지 이유로 위험을 느꼈다. 서울시에 조언을 해준다면. “나는 종종 덴마크의 건축가 잔 겔이 한 ‘시민을 위한 도시’라는 말을 인용한다. 도시설계를 할 때는 시민들이 도시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그들의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전거 정책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자전거 안전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언급했다.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차 이용자가 아닌 자전거 이용자의 관점에서 도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이 자전거 도로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자체가 시민들의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 김정현 기자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3&oid=053&aid=000002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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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서 신체 접촉은 필수적이다. 악수, 등 두드리기, 입술로 키스하기 등, 신체 접촉은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신체 지도’에서 명확히 드러나듯, 달갑지 않은 접촉도 있다.

핀란드 알토 대학교와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의 연구진이 서로 다른 문화권의 남성과 여성들이 친구, 가족, 친척, 낯선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신체 접촉을 허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신체 지도를 지난 주 미국 학술원 회보에 발표했다. 

“신체 지도는 만지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어디까지 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여러 문화권에서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알토 대학교 박사 과정 율리아 수빌레토가 허핑턴 포스트에 이메일로 설명했다.


수빌레토는 여러 문화권에서 신체 접촉에 대한 규범이 비슷해서 놀랐지만, 증거는 명확했다.

“문화권 간의 차이는 사회적 집단 층위(가족, 친척, 친구 등 본인이 속한 사회적 집단)에 따른 차이보다 작았으며, 각 집단별 접촉 부위는 여러 문화권에서 아주 비슷했다.” 그녀의 말이다.

수빌레토와 동료들은 핀란드,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영국 출신의 1,368명에게 온라인에서 신체 지도를 보고 친척, 친구, 이방인들이 만져도 괜찮은 부위를 표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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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이 된 국가들에서 관계에 따른 접촉 부위 지도. 응답자의 성별에 따라 나뉘어져 있다. 푸른색 선으로 테두리를 친 검은 부위는 상대가 만져서는 안 될 터부 부위이다.

위의 이미지는 여성 응답자들(위)과 남성 응답자들(아래)의 대답을 합쳐 구성한 것이다. 신체 지도는 응답자가 파트너, 여성 친구, 남성 친구 등에게 만져도 된다고 허락하는 부위를 나타낸다.

만지는 사람의 성별은 색깔로 구분된다. 빨간 글자로 된 사촌은 여성 사촌이고, 파란 글자로 된 사촌은 남성 사촌이다.

노란색은 만져도 된다는 의미이고, 색이 짙어질수록 만지면 안되는 곳을 의미한다. 푸른색 선으로 테두리 친 부위는 만지는 것이 터부시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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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은 내용도 있다. 접촉에 있어서는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지도이다. 파트너는 몸 어디를 만져도 괜찮지만, 이방인의 손길은 환영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 지도엔 흥미로운 점이 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접촉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남성들은 남성보다 여성이 만질 때 더 편하다.

“젠더에 따른 차이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결론을 내리는 예전 연구들이 많이 있다. 한 가지 가능성은, 문화적으로 여성이 만지고 또한 만짐을 받는 게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스빌레토는 앞으로 실시간 접촉 트래킹을 사용해 이 연구를 계속하길 원하지만 지금은 참여자의 보고에 의존한 비슷한 다른 연구를 진행 중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se Body Maps Show Where We Like To Be Touched, And Where We Do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출처: http://www.huffingtonpost.kr/2015/11/02/story_n_8449266.html?1446445553&ncid=tweetlnkushpmg0000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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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유행했던 것처럼, 최근 유행하고 있는 말이 ‘데이터과학’이다. 개발자, 엔지니어가 아닌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그 단어 자체가 어색하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기획자나 마케터는 데이터과학을 왜 알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10월29일 <블로터>가 주최한 ‘데이터과학 오디세이 2015’ 컨퍼런스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가 이어졌다. 스타트업 넘버웍스를 운영하는 하용호 대표가 소개하는 데이터과학 원칙을 들어보자. 꼭 기획자나 마케터가 아니어도 데이터과학에 대한 개념이 낯선 이에게 알찬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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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호 넘버웍스 대표

1. 데이터과학은 기업에 ‘기회’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크게 2가지 과정을 겪는다. 아이디어를 고민해 실제 제품을 구현하는 과정과, 제품을 만들고 난 뒤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최근 스타트업일수록 이러한 제품 개발 주기를 빠르게 운영하고 있다. 하용호 대표는 “후자의 과정은 현재 기업들에게 익숙지 않은 부분이지만, 제품의 반응의 확인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라며 “그래서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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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용호 대표 발표자료

어떤 서비스가, 제품이 고객에게 주목받으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그런 경쟁력이 기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은 결국 평준화되게 되기 마련이다. ‘가격’도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점점 저렴해지고 중국산 제품과 서비스들이 선택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용호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을 “적절한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무엇인가 필요한 시점을 알아채고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체중계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판매하면 스마트 체중계로 체중을 줄일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스마트폰에서 다이어트 식품 정보를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도와주는 사람을 데이터과학자라고 부른다. 데이터과학자란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비즈니스 기회로 만드는 사람이다. 프로그래머, 통계학자, 컨설턴트의 자질이 모두 필요한 직업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과학자들은 대형마트에서 사용자의 구매 패턴을 살펴보고 “맥주와 기저귀를 같이 놓으면 매출이 상승할 수 있다”라는 결론을 기업에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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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용호 대표 발표자료

2. 데이터 가치 알려주는 ‘뱅뱅이론’과 ‘심슨의 패러독스 이론’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청바지 브랜드는 무엇일까.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유니클로 등의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시는가.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청바지 브랜드는 ‘뱅뱅’이다. 내 주변에서는 뱅뱅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 별로 없는 듯하지만, 실상은 상당수가 뱅뱅 청바지를 구매하고 있었던 셈이다. 뱅뱅이론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다 동의해 사실로 받아들였던 부분이 알고보니 진실이 아니라는 걸 의미하는 말이다. 하용호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짜 세상의 반응을 측정해야 한다”라며 “내 생각은 데이터를 보기 전에는 맞는지 알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심슨의 패러독스’는 부분으로 수치를 봤을 때와 전체를 봤을 때 서로 평가가 뒤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병원과 B병원의 암 치료율이 아래와 같이 공개됐다고 치자. 각각 500명의 환자를 기준으로 A병원의 치료율은 58%였고 B병원의 치료율은 64%였다. 수치만 봐선 암환자에게 좋은 기업은 B병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때 간암과 위암으로 나누어 치료율을 비교해보면 A병원이 더 진료를 잘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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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하용호 대표 발표 자료

하용호 대표는 “전체 데이터를 그냥 보면 대다수가 상식에 입각해 해석한다”라며 “데이터를 나눠서 해석하면 원래 알던 것과는 다른 사실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3.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자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훌륭한 사람이 되라”라고 말했고, 담임 선생님은 “영어점수 80점을 꼭 넘겨라”라고 말했다. 학생에게 내일 당장 어떤 행동을 유발하려면 후자의 조언이 더 효과적이다. 결과에 대해 측정할 수 있고,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쉽게 떠올려지고, 빠르게 계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을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너무 무리한 목표를 잡아서도 안된다. 가입자수를 늘리고 싶고, 결제율을 높이고 싶고, 핵심 사용자수를 늘리고 싶다 할지라도 일단 무엇에 먼저 집중할 건지 정해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이라면 가입자수를 늘리는 것을 중요시할 것이고, 어느정도 가입자수가 확보된 기업은 유료 결제 사용자를 늘리길 희망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나면 현재 단계에서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4. 데이터과학은 ‘농사’가 아니라 ‘사냥’

보통 기업은 1년간 계획을 세우고 매달 필요한 것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보고가 일어난다. 마치 가을 수확을 위해 한 해 동안 농사를 짓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데이터과학은 이러한 방식으로는 진행될 수 없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계획을 하고, 시도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아주 빠른 주기로 반복된다. 이 속도가 빠를수록 데이터과학 결과물도 좋아질 수 있다. 보고 과정이 줄어야 하고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과정도 필요한다. 하용호 대표는 “물론 이 과정이 전통적인 기업에서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보고체계가 긴 문화에서는 데이터과학을 적용하는 건 힘들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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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하용호 대표 발표 자료

 

5. 매출도 올리고, 피드백도 받는 A/B테스트의 힘

A/B 테스트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내놓고 같은 상황에서 사용자의 반응을 실험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게임이 출시됐을 때 사전 예약 배너가 있는 홈페이지와 배너가 전혀 없는 홈페이지 중 매출을 올려주는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 배너로 미리 게임소식을 알려주면 사람들이 많이 클릭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 심시티라는 게임에서서 실험한 결과 광고 배너가 없는 홈페이지에서 구매자가 43% 더 많았다. 그렇다고 모든 매출이 배너가 없을 때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제품, 사용자 등 데이터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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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용호 대표 발표자료

기업 입장에선 A/B테스트의 효과는 알지만 같은 기술을 여러번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하용호 개발자는 “그래도 ‘마케팅’이나 ‘사용자 조사’ 영역에서는 비교적 A/B테스트를 쉽게 도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옵티마이즈리‘라는 A/B테스트 전문 홈페이지의 무료 버전을 이용하거나 페이스북 광고 페이지로 이러한 A/B테스트를 시도할 수 있다. 하용호 대표는 “우리 고객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지식을 탐구하거나 피드백을 받는 도구로 A/B테스트를 이용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6. 데이터과학은 요술봉이 아니다

어떤 기업은 데이터과학을 요술봉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하용호 대표는 “데이터과학은 점진적인 개선의 도구”라며 “기존의 것에서 10%가 좋아지고, 다시 10%가 좋아지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류 전문기업 UPS가 대표 사례다. UPS는 1990년대부터 많은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이 모은 데이터는 엔진 센서, 차량 이동경로, 송장 처리 기록까지 다양하다. UPS는 택배과정을 크게 4가지로 구분했다. 과거엔 무작정 물건을 배정했다면, 데이터를 수집한 뒤부턴 배달기사의 이동 경로에 따라 택배량을 조절했다. 또 운전하기 쉬운 우회전 방향으로 배달 지역을 배치했다. 짐칸을 여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확인하고 버튼 하나를 누르면 시동이 바로 꺼지고 뒷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기술을 개발해 수송차량에 적용하기도 했다. 배송 과정에서 자주 쓰는 사인펜은 왼쪽 가슴 주머니에 넣는 게 효율적이란 것도 데이터를 통해 발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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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용호 대표 발표자료

이러한 작은 변화들은 곧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UPS 배달원들은 이전까지 하루평균 90개의 물건을 배달하다 새 시스템 적용 이후 130개까지 배달할 수 있었다. 주유비는 500여억원이 감소했다. 배달기사들의 사고도 줄었고, 운영비용이 줄어들며 기사들의 임금이 인상되기도 했다.

하용호 대표는 “UPS는 10년 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점진적으로 상황을 개선했다”라며 “여전히 택배회사이지만, 기존 일을 데이터로 더 잘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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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bloter.net/archives/2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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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카페’라는 말에 처음에는 멈칫했다. 싫어하는 연예인을 성토하기 위해 흔히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티카페(Anti Cafe)'는 커피등 식음료는 무료, 대신 카페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요금을 계산하는 신 개념 카페를 말한다. 식음료 서비스에 주된 고객 가치를 뒀던 여느 카페와는 달리, 커피보다 ‘휴식 공간’을 찾는 현대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에 충실하려는 역발상이 ‘안티’라는 이름에 반영된 것이었다.

출처: ziferblat.net/en

     
이러한 시간제 카페 시스템은 지난 2011년 모스크바에서 1분당 1루블(우리 돈으로 약 30원)을 받는 ‘치페르블라트(Ziferblat)’라는 카페가 개설되면서 처음 시작됐다. 치페르블라트는 독일어로 ‘시계’라는 뜻. 홈페이지에는 ‘당신이 이 곳에서 사용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무엇이든 무료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창업자의 의도를 쉽게 알 수 있다. 

안티카페는 이렇게 카페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고객들은 비싼 음료값을 내면서도 조용하게 머무를 수 없는 기존 카페에 대한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 카페 운영자 역시 커피 한 잔 시켜놓은 채 너무 오래 앉아 있는 소위 ‘진상’ 고객들에 얼굴 붉히지 않아도 된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는 안티카페. 마침 우리나라에도 서울 신도림역 부근에 성업 중인 곳이 있다고 해 기자가  찾아가 봤다.
 
◇카페 안에서 대화는 금물…대화는 바깥 복도나 휴게실로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머무를 시간을 카운터에 말하고 출입카드를 받으면 됐다. 최소 2시간에 6000원부터 시작해 3시간에 8000원, 종일권 등이 있었다. 월회원권 결제도 가능하며 토론, 미팅 등을 원하는 경우 스터디룸을 사전 예약하면 된다. 


안티카페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카페 안에서 말을 할 수 없다는 점. 대화는 물론  전화 통화조차 실내에서는 금지이며 원할 경우 바깥 복도나 휴게실을 이용하는 것이 규칙이다. 

'설마, 다들 조곤조곤 말하고 있겠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카페에 들어섰다. 그 곳은 외부와는 단절된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사각사각 종이 위에 볼펜 굴러가는 소리, 책장 넘어가는 소리, 간간이 들리는 노트북 타이핑 소리가 들을 수 있는 전부였다. 대부분 혼자 온 것으로 보이는 이용객들은 차분한 표정으로 책이나 인터넷 강의 등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카페를 한 바퀴 둘러봤다. 전 구역 와이파이존에 책상마다 구비된 컵홀더와 6구 멀티탭까지,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한 세심함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훌륭한 바깥 전망도 이 곳이 내세우는 장점이었지만, 이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이미 매진된 지 오래인 듯 보였다.
 
500여권에 달하는 전문 서적과 최신 잡지 또한 기자를 반겼다. 이어 카페 한쪽에는 각종 커피, 차 티백, 음료수가 준비돼 있어 각자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외국의 안티카페들과 달리 빵이나 과자 등은 없었다. 몰래 외부 음식을 반입한다고 해도 카페 내부가 너무 조용해 무언가를 부스럭거리며 먹기는 불가능한 분위기였다. 카페 측은 아침에 이 곳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토스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용객들 “조용해서 집중 잘 돼”
     
카페 매니저를 만나 안티카페를 기획하게 된 의도를 물었다. 황태원 매니저는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이 주변 눈치 안 보고 편하게 머물 장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본의 비슷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난 2013년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용객 현황을 묻는 질문에 조수란 매니저는 “월회원은 80~90여명, 일일회원은 한 달 기준 700~800여명”이라며 “취업준비생 등 20~30대가 주 이용층이고 저녁엔 프리랜서, 강사, 작가나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용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는 이창현(29) 씨는 “여느 카페들에 비해 조용하고 전망이 좋아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또 취직 준비 중이라는 고모(27)씨는 “분명 독서실보다는 비싸지만 분위기,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어 이 곳을 다닌다”고 전했다.


김윤호 인턴기자(fau12345@)


출처: http://news1.kr/articles/?2473714#mtNewP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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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창문으로 확 트인 바깥 풍경을 볼 때마다 사실 저는 답답했습니다. 과연 인생을 살면서 저 바깥 쪽에 겹겹이 쌓인 먼지를 닦는 날이 올까요? 아무리 찜찜해도 창문 닦는 아르바이트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렇게 창문의 먼지는 잊혀갈 때쯤, 호봇(HOBOT-188)을 만나게 됐습니다. 유리창을 닦아주는 로봇이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1)

 

장점
– 닦기 힘든 바깥쪽 유리창을 상쾌하게 닦을 수 있다.
– 보고 있으면 신기함을 자아낸다.
– 걸레를 갈아 끼우기 쉽다.
단점
– 매우 시끄럽다.
– 전원 케이블이 꼭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 비싸다.

 

창을 닦을 준비물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2)

손걸레나 신문지가 아닙니다. 이제 로봇으로 창을 닦는 시대가 왔습니다. 호봇에는 여분의 극세사 면포를 비롯해 길다란 전원 케이블, 묵직한 어댑터, 리모콘 등이 들어 있습니다.

 

봉긋한 저 봉우리는 무엇인가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3)

호봇은 ‘나 로봇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스위치도 있고 전원을 연결하는 단자도 있고 불이 들어오는 LED도 있습니다. 밑면에는 걸레가 붙어 있는데 이게 어떻게 창문을 닦는다는 건지, 참 신기한데요.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4)

작동을 시키면 면포 안쪽에서 바람을 빨아들이며 중앙의 봉우리 구멍으로 먼지가 배출됩니다. 마치 진공 청소기처럼요. 그 흡입력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유리나 벽에도 안정적으로 잘 붙어있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5)

바로 이렇게 말이죠. 떼어낼 때는 손으로 꽤 힘을 줘야 합니다. 그 정도로 바람의 흡입력이 강하죠. 다만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진공 청소기의 세기를 최대로 올려 놓은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회사에서 붙여놓으니 괜히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요염한 움직임

2개의 극세사 면포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꿈틀꿈틀 움직입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1제곱미터 면적을 2번 닦는데 4분 정도가 걸립니다. 느릿느릿하지만, 청소는 확실합니다. 면포 한 쪽에 물을 살짝 적셔서 닦게 하니 효과가 더 좋았습니다.

 

꽂아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6)

시끄럽고 느린 것 뿐만 아니라, 사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전원 케이블이 꼭 꽂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충전을 할 수 있어서 무선으로 청소가 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닙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전원 케이블을 쭉 연결하면 총 5m로 굉장히 길다는 것이죠. 멀티탭과 함께라면 베란다 창문 정도는 큰 문제 없습니다. 무선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호봇이 청소를 하며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전원 케이블 플러그가 살짝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가차없이 우렁찬 비프음으로 경고가 울립니다. 이 때는 청소를 중단합니다. 내장된 배터리로 20분 동안 버티며 구조 요청을 보내죠. 배터리가 있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호봇을 구출하거나 다시 전원을 연결해줘야 합니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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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창문 바깥쪽을 닦아볼까요. 이 튼튼한 안전 줄을 잘 고정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앞 일은 모르는 거니까 몸체와 연결된 안전로프와 카라비너를 주위에 단단히 묶어줍니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흡입력이 세다고 해서 안전로프를 묶지 않는 건 대단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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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는 더러움의 결정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점심이죠.

역시 밖에서도 잘 붙어 있습니다. 떨어지면 안 되는데, 마음이 불안해지지만 호봇을 믿고 청소를 시작해봅니다.

hobot-188 glass cleaning robot review (001)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직접 움직여보다가, 자동 청소 버튼을 눌러 알아서 하도록 놔뒀습니다. 잘 닦고 있네요. 모서리에서는 멈칫거리며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알아서 방향을 틀어 다른 쪽으로 움직입니다. 기특합니다. 지나간 자리에 먼지가 지워진 흔적이 보이시나요?

 

청소에 성공했어요. 해냈어! 좋은 청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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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분이 흘렀을까요. 창문이 상쾌해졌습니다. 그만큼 면포는 더러워졌습니다. 유리창 바깥쪽을 닦는 날이 오다니, 시끄럽고 케이블 때문에 좀 불편하긴 했어도 감동이 밀려옵니다. 이제 한 번 사용했던 면포는 슥 빼내서 빨래 해주면 됩니다. 하나로 여기저기 사용하면 오히려 더러워지니 주의하세요. 여분으로 6쌍이나 더 들어있으니 마음 놓고 빨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울퉁불퉁한 벽도 잘 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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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유리 뿐만 아니라 이렇게 울퉁불퉁한 벽에도 잘 붙어서 걸레질을 합니다. 벽에도 먼지가 많이 묻어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만 시계나 액자가 걸려있다면 치우고 나서 청소를 하는 게 좋습니다.

 

참은 만큼 상쾌해지게 만드는 청소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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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청소는 사실 매일 하게 되진 않습니다. 가끔 하더라도 보통은 손걸레나 신문지로 쓱쓱 닦기 마련이죠. 그래도 바깥 쪽은 닦기 힘든데, 호봇은 그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줍니다. 다만 좀 참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길고 복잡한 전원 케이블의 번거로움,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 이것만 견딘다면 깨끗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할 게 있네요. 사느냐 마느냐, 그 고민을 뛰어 넘는 것입니다. 호봇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고민이 꽤 많이 됩니다. 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청소를 도와주는 고마운 기능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저의 경우엔 새로 이사를 가서 누군가가 집들이 선물로 주기까지 조금 참아 보기로 했습니다.

 

사세요
– 유리창 바깥쪽을 꼭 닦고 싶은 분
– 유니크한 집들이 선물을 찾는 분
– 학창시절 유리창 청소에 환멸을 느낀 분
사지 마세요
– 유리창이 좀 더러워도 아무렇지 않은 분
– 시끄러운 걸 못 참는 분
– 콘센트와 창문의 거리가 너무 먼 곳에 있는 집에 계신 분


출처: http://www.earlyadopter.co.kr/65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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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늘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을 찾을 수 밖에 없는거야. 왜 내가 당신을 15년동안 가둬놨냐고 물을 게 아니라, 내가 15년만에 당신을 왜 풀어줬을까를 질문해야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질문이 잘못되면 답을 영원히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전세시장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왜 요즘 전세 매물이 없어지고 있는가"를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대개는 전문가들로부터 이런 답을 얻어내곤 하죠. "워낙 저금리 시대라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봐야 그걸 어디에 굴릴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질문을 올드보이식으로 한 번 바꿔볼까요. 전세 매물들이 왜 이제서야 사라지고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전세라는 건 없어졌어도 벌써 오래전에 없어졌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 '월세가 유리한데'..왜 전세를 택했을까 

은행에서 대출을 잘 해주지 않을 때는 전세라는 제도는 집주인에게 대단히 유용했습니다. 4억원짜리 집을 전세를 끼고 사면 2억원만 주고도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은행 대출문턱이 낮아진 2000년대 이후에는 전세라는 게 집주인에겐 아무 효용이 없습니다. 

4억짜리 집을 대출 2억원을 끼면 역시 2억원에 살 수 있지요. 대출이자는 그 집에서 나오는 월세로 갚으면 다 해결되고도 남습니다. 2억원의 대출이자가 연 6%라면 매월 10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하지만 그 집은 전세 2억짜리 집이니 월세로 놓으면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환율)이 9%라고 가정할 때 한달 월세로 15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대개 전월세 전환율은 시중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보다 3~4%포인트 정도 높습니다.) 

그러니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을 받아서 전세금을 돌려주고 그 집을 월세로 놓는 게 훨씬(정확히 말하면 전월세전환율과 대출이자의 차이만큼) 유리합니다. 

이건 시중금리가 저금리냐 고금리냐에 관계없이 늘 성립하는 공식입니다. 시중금리가 아주 높을 때도 전세금을 받아서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전세금만큼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세입자에게는 월세를 받는 게 유리합니다. 고금리 시대라고 전세 매물이 많고 저금리가 됐다고 전세가 사라지는 건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수요가 감소했다. 그래서 전세 매물이 귀해졌다"고 설명합니다만 이 역시 헛점이 많습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충만하더라도 전세를 끼고 집을 사기보다는 은행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훨씬 낫거든요. 월세를 놓고 그 월세로 대출이자를 충당하면 돈이 남기 때문이죠. 

정리해보면,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시중 금리가 높든 낮든,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든 희박하든 무조건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월세로 내놓는 게 유리합니다. 그런데 왜 집주인들은 지금까지 집을 전세로 내놓고 있다가 요즘에 와서야 월세로 바꾸고 있는 걸까요. 왜 전세 매물들이 이제서야 사라지고 있는 걸까요. 

 



◇ '죄수의 딜레마'..그동안은 집주인의 몫 

그건 집주인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죄수가 최선의 답을 알면서도 그 답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두 죄수를 따로 취조하면서 이렇게 일러둡니다. "너희 둘 다 자백을 하면 둘 다 징역 1년이다. 둘 다 입을 다물면 모두 석방될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만 자백하면 그 사람만 석방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징역 10년이다" 

죄수들에게 최선의 선택은 입을 다물어서 같이 석방되는 것이지만 상대가 끝까지 입을 다물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둘 다 먼저 자백을 하는 쪽을 선택한다는 겁니다. 

그동안 전세시장도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집주인들에게 최선의 선택은 집을 월세로 내놓는 것이었지만, 그건 모든 집주인들이 다 월세로 내놓을 때 얘기지, 나만 월세로 내놓으면 내 집은 세입자를 찾기 매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 다들 월세가 좋은 줄은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전세로 내놓았던 겁니다. 자칫하면 세입자를 못구하고 수개월간 빈 집으로 놔둬야 하니까요. 

집을 월세로 내놓으면 전세금에 전월세전환율과 대출이자율의 차이를 곱한만큼 이익이 생기지만, 월세로 내놓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집주인은 매월 은행 대출이자만큼 손해를 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약 10년전인 2005년 전월세전환율이 10%이고 대출이자는 연 7%이던 시절에 전세 2억원짜리 집을 월세로 놓으면 집주인은 매월 167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이니 한달에 약 117만원씩 이자를 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전세로 놓는 것보다 대출을 끼고 월세를 놓으면 매월 50만원(167만원-117만원)씩, 1년이면 600만원이 더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월세를 놓으려고 하다가 만약 한 달 동안 세입자를 못구하면 대출이자 117만원이 그냥 날아갑니다. 그래도 한 달 기다렸다가 세입자를 구하면 연간 이익은 433만원(11개월 차액 550만원-허공에 날려버린 한 달 대출이자 117만원)이 생기지만 4개월간 세입자를 못구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됩니다. (남은 8개월간 차액 400만원-허공에 날려버린 3개월 대출이자 468만원). 그러니 월세로 놓으면 전세 세입자를 내보내고 난 후 3개월 안에 세입자를 구해야 합니다. 

3개월째에 세입자를 구해도 연간 차익은 100만원 남짓인데 월세 세입자에게는 도배와 장판 등을 바꿔주는 관행을 감안하면 집 주인은 손해가 더 큽니다. 즉 현실적으로는 2개월 안에 세입자를 구할 수 있을 때만 월세로 돌린 효과가 겨우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집주인들은 월세로 집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월세로 내놓으면 이익이라는 걸 알지만 다들 월세가 아닌 전세로 내놓으니 만약 나만 월세로 내놓으면 내 집에 세입자를 쉽게 들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던 거죠. 전형적인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었던 겁니다. 

 

 

◇ 이제는 세입자의 딜레마..전세 부활은 없다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요즘 전월세전환율은 6% 대출이자는 3%쯤 됩니다. 2억원짜리 전셋집을 월세로 놓으면 월세는 매월 100만원, 대출이자는 매월 50만원이 나갑니다. 집주인이 전세 2억원짜리 집을 전세 대신 월세를 놓아서 벌 수 있는 연간 차액은 600만원으로 10년 전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한 달간 세입자를 못 구했을 때 날아가는 기회비용은 과거에 비해 확 줄었습니다. 월 대출이자가 50만원에 불과합니다. 5개월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도 집주인은 약 100만원의 차액이 생깁니다(남은 7개월간 이익 350만원-5개월간의 대출이자 250만원). 

4개월 안에만 세입자를 구하면 월세로 돌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세를 월세로 바꿨을 때의 차익은 10년 전과 동일하지만 월세로 내놓고 집이 나갈 때까지 '버텨볼 수 있는 기간'이 2개월에서 4개월로 늘었습니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외롭더라도 버텨볼만한 여지가 생긴 겁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이 내려가면서 집주인들에게 그런 여유가 생긴 겁니다. 

죄수들이 버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죄수의 딜레마는 깨집니다. 월세로 내놓고 버티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수록 전셋집은 줄어듭니다. 월세도 생각보다 빠르게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집주인들은 용기를 얻고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면 전세는 더 줄어들고 월세는 세입자를 더 빨리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굳이 전세로 내놓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월세가 대세가 됐으니 월세로 내놓은 집이 몇달씩 비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거꾸로 세입자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세입자들도 '전세가 이익이라는 걸 알지만 다들 월세를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나만 전세를 고집하다가는 자칫 셋집을 구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전세가 왜 사라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미래에 전세가 다시 늘어나는 시기가 올 지, 아니면 이제 계속 월세시대가 이어질 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금리가 낮아서 전세가 사라진 거라면 다시 고금리 상황이오면 전세가 부활하겠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서 전세가 사라졌다면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살아나면 전세도 다시 유행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질까요. 

이미 10여년 전에 사라졌어야 할 전세가 집주인들의 '죄수의 딜레마' 현상으로 인해 남아있던 것이라면 전세가 다시 부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세입자들이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전셋집 아니면 죽음을 달라'면서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건 어렵습니다. 그래도 집주인들은 빈 집으로 남겨두고 몇달을 버틸 수 있었지만 세입자들은 '잘 곳 없는 상황'에서 몇달을 버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p.s.) 
전세를 부활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은행 대출을 묶는 겁니다. 지금도 다주택자들은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규제로 대출을 넉넉히 받지 못하기 때문에 3번째 집이나 4번째 집을 살 때는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 대신 전세를 끼고 집을 사죠. 다주택자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습니다. 새로 집을 사서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겠다는 데 새로 매입할 집에서 나오는 월세는 DTI를 계산할 때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말이죠. 그 덕에 전세 매물이 가물에 콩나듯이나마 나오는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규제도 점차 사라질 겁니다. 고령화 시대에 아무 소득이 없는 노인이 여유자금으로 대출을 끼고 집을 사서 월세를 놓겠다는데,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을 해주지 않을 명분이 과연 있을까요. 


출처: http://www.bizwatch.co.kr/pages/view.php?uid=18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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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딥 러닝(Deep Learning)이 핫합니다. 몇 년 전부터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기계학습의 한 종류인 딥 러닝이 아예 기계학습이란 단어를 대체할 듯한 기세인 듯합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소 수장, 얀 러쿤(Yann LeCun) 교수 (사진 출처: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소 수장, 얀 러쿤(Yann LeCun) 교수 (사진 출처: 홈페이지)

특히 구글이 딥 러닝 전문가 기업인 딥마인드(Deep Mind)를 인수하고, 페이스북이 딥 러닝 대가인 뉴욕대학의 얀 러쿤(Yann LeCun) 교수를 인공지능 센터장으로 모셔갔으며,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에서도 기계학습 분야의 스타 학자 스탠포드 대학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를 모셔가는 등, 지금은 바야흐로 딥 러닝 인재전쟁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딥 러닝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은 딥 러닝의 전반적인 개념에 대해 거칠게 한번 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딥 러닝이란?

딥 러닝은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있던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ANN)과 크게 다를 바 없죠. ‘인공신경망’이라고 하면 단어에서 나오는 뽀대(?) 때문인지 막 복잡한 뇌 구조가 생각나면서 꿈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사실 인공신경망은 그렇게 판타스틱한 개념은 아닙니다.

그저 선형 맞춤(linear fitting)과 비선형 변환(nonlinear transformation or activation)을 반복해 쌓아올린 구조에 불과하죠. 다시 말해, 인공신경망은 데이터를 잘 구분할 수 있는 선들을 긋고 이 공간들을 잘 왜곡해 합하는 것을 반복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 긋고, 구기고, 합하고, 선 긋고, 구기고, 합하고, 선 긋고, 구기고, 합하고… (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파란 선과 빨간 선의 영역을 구분한다고 생각해보죠. 그냥 구분선을 긋는다면 아마 왼쪽처럼 불완전하게 그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간을 왜곡하면 오른쪽과 같이 아름답게 구분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신경망은 선 긋고, 구기고, 합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데이터를 처리합니다. (이미지 출처: colah's blog)

파란 선과 빨간 선의 영역을 구분한다고 생각해보죠. 그냥 구분선을 긋는다면 아마 왼쪽처럼 불완전하게 그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간을 왜곡하면 오른쪽과 같이 아름답게 구분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신경망은 선 긋고, 구기고, 합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데이터를 처리합니다. (이미지 출처: colah’s blog)

예를 들어 컴퓨터가 사진 속에서 고양이를 검출해내야 한다고 생각해보죠. ‘고양이’라는 추상적 이미지는 아마 선, 면, 형상, 색깔, 크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합된 결과물일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 ‘선 30cm 이상은 고양이, 이하는 고양이 아님’, 또는 ‘갈색은 고양이, 빨간색은 고양이 아님’처럼 간단한 선형 구분으로는 식별해 낼 수 없는 문제겠죠. 딥 러닝은 이 과제를 선 긋고 왜곡하고 합하고를 반복하며 복잡한 공간 속에서의 최적의 구분선을 만들어 내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려고 제가 딥 러닝과 클래시피케이션(classification) 문제를 섞어서 말씀드린 건데요, 사실 딥 러닝은 리얼 밸류(real-value)를 다루는 리그리에이션(regression)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떠한 규칙으로 선을 긋고 공간을 왜곡하느냐고요? 바로 데이터에 근거하는 거죠. 일단 대충 선을 긋고 구분 결과가 더 좋게 나오도록 그것들을 살살 움직이는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최적화(optimization)라고 하는데요, 딥 러닝은 아주 많은 데이터와 아주 오랜 시간의 최적화를 통해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양에는 장사 없다고나 할까요?

여러 개의 뉴런(선형 맞춤 + 비선형 변환)이 합쳐지면 복잡한 형상의 함수도 추정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파스칼 빈센트 홈페이지)

여러 개의 뉴런(선형 맞춤 + 비선형 변환)이 합쳐지면 복잡한 형상의 함수도 추정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파스칼 빈센트 홈페이지)

제프리 힌톤, 인공신경망 연구를 살려내다

사실 인공신경망은 1940년대에 이미 개발된 방법이었고, 1980년대에 역전파(back propagation) 방법이라는 최적화 방법이 소개되며 인공신경망 연구가 절정기에 이른 바 있습니다. 이후 인공신경망은 영상처리, 인공지능,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었는데요, 90년대에 이르러 그 연구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이내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곧 암흑기를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 2000년대 초반 논문 심사에서는 ‘인공신경망’이란 단어만 나오면 ‘뭐야, 이거 옛날 거잖아?’라며 리젝(reject)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인공신경망은 사라져 갔고, 2000년대에는 비선형 함수를 이용한 다양한 커널 방법(예: 서포트 벡터 머신, 가우시안 프로세스)들이 기계학습의 대세를 이루게 됩니다.

딥 러닝의 일등 공신, 토론토 대학교의 힌톤 교수 (사진 출처: 토론토 대학교)

딥 러닝의 일등 공신, 토론토 대학교의 힌톤 교수 (사진 출처: 토론토 대학교)

모두가 인공신경망을 외면하던 암흑기 시절, 그래도 꿋꿋하게 인공신경망 외길을 걸어오던 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그가 딥 러닝의 일등 공신인 토론토 대학교의 제프리 힌톤(Geoffrey Hinton) 교수입니다. 인공신경망이 외면받는 여러 한계 중 대표적인 문제는 바로 최적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수만 개의 뉴런들이 수백만 개의 선들에 의해 연결되어 있고 여러분들은 이 선들에 적당한 값들을 할당해야 합니다. (일명 parameter training이죠)

이걸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해줘야 하는데, 최적화 알고리즘이 만약 진짜 최적값이 아닌 잘못된 최적값에 도달하면 어쩌죠? 예를 들어 최고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야 하는 게 목적이라고 하면, 앞만 보고 막 달려서 산봉우리에 올랐더니 ‘엥? 이 산이 아닌게벼…?’라고 하면 어찌하느냔 말입니다. 인공신경망은 그 구조가 워낙 복잡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죠. (그래서 제 예전 지도교수님은 인공신경망을 ‘black magic’이라고도 하셨죠)

하지만 힌톤 교수는 이러한 함정(local minima)들을 데이터의 전처리과정(pre-training)을 통해 크게 해결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가 바로 “A fast learning algorithm for deep belief nets”라는 2006년의 논문인데요, 힌톤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인공신경망의 각 층을 먼저 비지도 학습방법(unsupervised learning)을 통해 잘 손질해주고, 그렇게 전처리한 데이터를 여러 층 쌓아올려 인공신경망 최적화를 수행하면 ‘이 산이 아닌게벼?’ 없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논문을 기점으로 인공신경망 연구는 새 전기가 열리게 됩니다. 특히 인공신경망은 빅데이터와 찰떡궁합이었죠. 2006년 이전의 많은 연구가 데이터의 구체적인 형상 파악에 노력을 쏟았었다면, 이젠 그냥 어마어마한 구조의 인공신경망에 엄청난 데이터를 마구 때려 넣는 겁니다. 그리고선 2006년 이후 개발된 세련된 최적화 기법을 써서 몇 날 며칠을 학습하면 ‘짜잔~’하고 최고의 결과를 내놓는다는 거죠.

딥 러닝 기법은 이후 압도적인 성능으로 각종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대회의 우승을 휩쓸며 자신이 유아독존의 기법임을 과시했고, 현재는 다른 기계학습 방법을 통해 영상처리, 음성인식 등을 연구하셨던 분들 역시 딥 러닝으로 대동단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계학습 관련 기업들. 이 중 페이스북, 구글, 바이두 등은 모두 딥 러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지 출처: shivonzilis.com)

기계학습 관련 기업들. 이 중 페이스북, 구글, 바이두 등은 모두 딥 러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지 출처: shivonzilis.com)

딥 러닝 방식의 성공 요인 4가지

그렇다면 그토록 오랜 암흑기였던 인공신경망을 성공적인 딥 러닝으로 환골탈태하게 한 요인은 뭘까요? 그 요인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1. 비지도 학습방법을 이용한 전처리과정

앞서 힌톤 교수가 2006년에 제안했던 것이 바로 이 방법입니다. 비지도 학습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건 사과’, ‘이건 고양이’, ‘이건 사람’과 같은 “가르침” 없이 그냥 사과, 고양이, 사람을 다 던져놓고 구분하라고 시키는 학습 방법인데요,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컴퓨터는 비슷한 것끼리 군집(cluster)을 찾게 되겠죠.

알고리즘은 군집화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놈들은 과감하게 무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노이즈 감소의 효과를 얻게 됩니다. 이렇게 비지도 학습방법으로 데이터를 고르게 잘 손질할 수 있고, 이것을 깊은 인공신경망(=딥 러닝망)에 넣으면 앞서 제기한 함정들에 훨씬 적게 빠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딥 러닝의 최초 진일보였죠.

2. 컨볼루셔널 뉴럴 네트워크의 진화

기계학습은 “데이터 → 지식(knowledge)”으로 바로 학습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 중간 단계인 특징 추출(feature extraction)을 거쳐 “데이터 → 특징(feature) → 지식”의 단계로 학습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를 들어 사진 속에서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픽셀값에서 먼저 특징적인 선이나 특징적인 색 분포 등을 먼저 추출한 후 이를 기반으로 ‘이건 사과다.’, ‘이건 바나나다.’라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죠.

이러한 중간 표현단계를 특징 지도(feature map)이라고 하는데요, 기계학습의 성능은 얼마만큼 좋은 특징들을 뽑아내느냐에 따라 그 성능이 매우 크게 좌지우지됩니다. (이는 이미지 처리뿐만 아니라 음성 인식, 자연어 분석 등 대부분의 기계학습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원본 이미지(우측)와 컨볼루셔널 네트워크에 의해 추출된 특징 지도(좌측) (이미지 출처: M. Zeiler)

원본 이미지(우측)와 컨볼루셔널 네트워크에 의해 추출된 특징 지도(좌측) (이미지 출처: M. Zeiler)

딥 러닝의 성공 요인 중 하나를 꼽자면, 예전엔 사람의 예측에 의해 뽑히던 이 특징들을 지금은 이마저도 기계학습을 이용해 뽑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전엔 ‘선들을 추출해서 학습시키면 사물인식이 잘 될 거야.’와 같이 사람이 먼저 이 선들을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제는 특징 추출과 학습 모두가 딥 러닝 알고리즘 안에 포함되었다는 것이죠.

다단계로 특징을 추출해 학습하는 컨볼루셔널 뉴럴 네트워크(Convolutional Neural Network)는 현재 딥 러닝의 대세로서 특히 이미지 인식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3. 시계열 데이터를 위한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

딥 러닝 알고리즘은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비지도 학습방법을 기반으로 한 방법 (예: Deep Belief Network, Deep Auto-encoder)
  • 컨볼루셔널 뉴럴 네트워크의 다양한 변형들
  • 시계열 데이터를 위한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RNN; Recurrent Neural Network)와 게이트 유닛들 (예: Long-Short Term Memory(LSTM))

시계열 데이터(Time-series data)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를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주가도 시간에 따라 변하고, 사람의 움직임도 시간에 따라 변하고, 비디오도 시간에 따라 변하죠. 이러한 시계열 데이터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는 딥 러닝 방법이 바로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RNN)입니다. RNN은 매 순간마다 인공신경망 구조를 쌓아올렸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예를 들면 100초면 100개의 인공신경망을 쌓아올린 거죠. (그래서 딥 러닝 중에 가장 깊은 구조라고도 불립니다)

예전의 RNN은 인공신경망이 너무 깊어서 오랜 시간 전의 데이터들을 까먹는 현상(vanishing gradient problem) 때문에 학습이 힘들었는데요, 유르겐 슈미트후버(Jurgen Schmidhuber) 교수의 Long-Short term Memory란 게이트 유닛을 노드마다 배치하여 이러한 문제를 극복, 현재는 컨볼루셔널 네트워크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 순간의 인공신경망을 쌓아 올린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 (이미지 출처: 파스칼 빈센트 홈페이지)

매 순간의 인공신경망을 쌓아 올린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 (이미지 출처: 파스칼 빈센트 홈페이지)

4. GPU 병렬 컴퓨팅의 등장과 학습 방법의 진보

사실 예전엔 ‘많은 데이터로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아마 잘 될 거야…’라는 생각들은 하고 있더라도 그것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수십 대의 컴퓨터를 몇 달간 돌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GPGPU(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이란 개념이 개발되며 저렴한 가격으로 CPU와 병렬처리를 할 수 있는 GPU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언어구조(예: CuDA)들이 개발되며 딥 러닝은 그 컴퓨팅 시간이 수십 분의 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풀도 많아져 예전엔 기껏해야 몇만 개의 손 글씨 데이터(예: MNIST)가 전부이던 것이 지금은 천 만장의 고해상도의 사진들(예: ImageNet)은 물론, 필요하다면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자료를 끌어올 수도 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적인 문제로는 비선형 변환에 쓰이는 Rectified Linear Unit(ReLU)의 개발과 거대 망을 선택적으로 학습하는 드롭아웃(Drop-out)의 발견이 딥 러닝의 성능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이러한 잔기술(?)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많지만 깊은 얘기는 언젠가 또 해드리도록 하죠.)

구글은 2012년 1,000대의 컴퓨터로 1,000만 개의 유튜브 이미지를 딥 러닝으로 분석해 사람과 고양이를 구분해 냈다. (이미지 출처 : Q. Le)

구글은 2012년 1,000대의 컴퓨터로 1,000만 개의 유튜브 이미지를 딥 러닝으로 분석해 사람과 고양이를 구분해 냈다. (이미지 출처 : Q. Le)

딥 러닝, 인공지능의 희망적인 미래

지금까지 딥 러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요약하자면 딥 러닝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던 인공신경망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알고리즘적인 발전과 하드웨어의 발전, 그리고 빅데이터의 힘 덕분에 현재 최고 성능을 가진 기계학습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래 인공지능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딥 러닝 말고 다른 기계학습 방법들은 모두 사라져야 하는 걸까요? 물론 그것은 아닙니다. 일단 딥 러닝은 많은 양의 데이터와 많은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저도 이번에 80만 원짜리 GPU를 구매했습니다. ㅠㅠ) 따라서 핸드폰이나 웨어러블과 같은 포터블 기기는 이러한 컴퓨팅이 불가능할 테니 딥 러닝을 적용하기 쉽지 않겠죠.

또한, 로봇과 같이 실시간성(real-time)이 보장되어야 하는 분야 역시 다른 기계학습 방법을 취하는 게 좋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마치 컴퓨터엔 윈도우, 핸드폰엔 안드로이드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딥 러닝이 이들 분야와 무관하느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러분의 컴퓨터가 좋아서 구글 검색 결과가 좋나요? 다 구글 서버에서 알아서 처리해주니 그런 거지요.

딥 러닝도 마찬가지로 만약 디바이스가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머리 좋은 서버와 잘 교신한다면 포터블 디바이스 역시 딥 러닝의 은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구글이 로봇의 미래라 생각하는 클라우드 로보틱스를 구현한다면 여러 로봇이 집단 지성을 발휘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미래에 볼 수도 있겠지요.

딥 러닝, 인공지능의 가장 희망적인 미래임은 분명합니다. 이 분야와 관계없는 분들도 공부를 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선 ‘딥 러닝 공부를 위한 거의 모든 공부자료’를 다룹니다. (계속)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T-Robotics(t-robotics.blogspot.kr)에도 실렸습니다. 글 표제와 본문은 슬로우뉴스 편집원칙에 따라 일부 수정, 보충했습니다. (편집자)


출처: http://slownews.kr/4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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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live.media.daum.net/ttimes/ttimes_1509211138#slide/im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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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만만치 않고 흥미로운 직장 중 하나인 애플에 입사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구글이나 다른 IT 기업처럼 애플은 과거 경력에 대한 기술적인 질문뿐만 아니라 난해한 수수께끼를 물어본다. 최근 글래스도어(Glassdoor)에 올라온 면접 질문 중 어려운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2개의 계란을 가지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최고 층수를 알아내려고 할 때, 어떻게 할 건가요? 최적의 해법은 무엇인가요?”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원자(Software Engineer candidate)
  2. “모뎀과 라우터에 대해 8살 아이에게 설명해주세요” – 재택 근무 상담원 지원자(At-Home Advisor candidate)
  3. “매일 몇 명이 태어나나요?” –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 지원자(Global Supply Manager candidate)
  4. “테이블에 앞면과 뒷면이 있는 동전 100개가 있습니다. 10개는 앞면이, 90개는 보이고요. 만지거나 봐서는 앞면 뒷면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을 때, 동전을 2개 뭉치로 나눠주세요. 이때 각 뭉치의 앞면 뒷면 수는 같아야합니다.”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원자(Software Engineer candidate)

tN 인사이트: 놀라운 실적으로 기업 역사를 연이어 새로 써나가고 있는 애플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 영역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그러면서 심지어 테슬라 같은 전기 자동차 업체 패션 업계 등 다른 업계에서도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는 중이다. 이런 애플이 인재를 평가하는 방법은 경쟁사는 물론 다른 업계의 기업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기사에 언급된 질문들을 살펴보면, 답변이 녹록한 질문을 찾기 쉽지 않다. 질문을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눠보면, 첫 번째 유형은 행동 면접(behavioral interview)으로 지원자의 과거 성향과 행동에 근거해 입사 후 성향과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유형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왜 애플에 입사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변을 얻는 유형이다. 이렇게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뽑는지는 실제 지원자뿐만 아니라 잠재 구직자들이 그 기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구글이 난해한 수수께끼 같은 질문과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는 어려운 면접으로 유명하지만, 그 덕분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관련기사: Business Insider

출처: http://techneedle.com/archives/2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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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live.media.daum.net/ttimes/ttimes_150916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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