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7-8월 호에 실린 애덤 웨이츠(Adam Waytz)와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의 글 ‘Your brain at wor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3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2011년 새로 출시된 아이폰(iPhone)을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애플(Apple) 광신도들을 두고 <뉴욕타임스> 당신 정말 아이폰을 사랑하는 군요라는 제목의 논평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에서 필자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실험에 대해 썼는데 아이폰이 울리거나, 진동하는 영상이나, 소리를 접한 16명의 뇌를 촬영한 것이었다. 촬영 결과는 도피질(insular cortex)의 반응을 보여줬다. 도피질은 사랑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필자는 피실험자들의 뇌는 마치 그들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또는 가족이 눈앞에 있거나 가까이 다가올 때처럼 반응했다. 그들은 아이폰을 사랑했던 것이다라고 썼다.

 

수많은 신경과학자들은 전체 신경영상 연구의 3분의 1이 도피질의 활동을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뉴욕타임스>를 대상으로 해당 기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피질은 사람이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거나 심지어 단순히 호흡을 할 때도 활성화된다. 사실 <뉴욕타임스> 2007, 실험자들이 사랑의 반대 감정을 느낄 때 동일한 부위가 반응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실은 적이 있다. ‘정치에 대한 당신의 뇌라는 제목의 이 논평은 도피질의 활동이 혐오감을 자아내는 대상과 관련이 있다는 것과 그 현상은 공화당이라는 단어를 본 사람들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과학자들은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두 논평은 과학자들이 뇌 포르노(brain porn)’라고 부르는 것의 대표적인 예다. 언론사들은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과도하게 단순화해서 보도하고 이는 뇌를 통해 리더십이나 마케팅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신경 상담 산업의 급성장을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이런 기사들의 결론은 미심쩍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신경과학의 주된 도구인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f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이 기술은 작동하는 뇌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며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하는 것으로 사고(thinking) 과정을 바라보게 한다.

 

이런 영상들은 복잡한 현상을 매력적이면서도 간단하게 설명한다. 문제는 fMRI가 반드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심지어 사고와 행동은 뇌의 특정 부위와 일대일로 짝지어지지 않는다. 광고를 보고 있는 누군가의 뇌를 촬영하더라도 그가 코카콜라와 펩시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 알 수 없고 두 CEO의 뇌를 촬영해 봐도 누가 더 나은 리더인지 구별할 수 없다. 도피질의 활동만으로는 어머니에 대해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정을 휴대폰에 대해 느끼는지 증명할 수 없다. 

 

신경학적 과정이 경영과 리더십, 마케팅에 어떤 감정 전달을 미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허구와 사실을 구별해야 하며 단순한 묘사보다는 두뇌 과학에 대한 정교한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 

 

이것은 이제 막 시작되는 분야다. 여러 요소들의 융합 - fMRI의 기술적 진보와 새롭게 적용된 통계적 기술,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두뇌 지도 작성 계획(brain-mapping initiative)까지 - 덕분에 신경과학자들은 그들의 분야에 새롭고 한층 더 진보된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관심은 두뇌의 특정 부분 활성화를 연구하는 것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패턴들을 통해 여러 부분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활성화하는지 연구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마치 범죄 현장을 수사할 때 단 한 대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사용하는 것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설치된 다양한 카메라의 영상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도구와 접근법들은 이미 우리의 심리 상태에 관한 새로운 깨달음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관리자들에게 중요한 개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법

 

- 보상을 설계하는 법

 

-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감정의 역할

 

- 멀티태스킹의 기회와 위험 

 

네트워크 기반의 관점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신경과학적 관점처럼 매력적이지는 않다. 네트워크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신경과학은 더욱 복잡하고 골치 아프다. 하지만 훌륭한 과학은 본래 골치 아픈 법이다. 

 

우리는 신경과학자들이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이 분야 과학은 극히 초기 단계이므로 아직 많은 이슈들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두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상당한 실질적 증거를 가진, 지난 15년 동안의 신경과학적 발견에 대한 중간보고를 자신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우리의 이전 동료 중 한 명은 사람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신경과학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놀라우리만치 적지만 몇몇에 대해서는 아주 잘 가르쳐줬다라고 얘기한다. 이 글은 바로 그 몇몇에 대한 이야기다. 두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무려 15가지나 되는 뇌 네트워크와 하부 네트워크의 작동을 밝혀냈다. 우리는 그중 가장 일관적으로 신경과학자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4가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기본(default), 보상(reward), 감정 전달(affect), 통제(control)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이 네트워크들은 핵심 신경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 또한 제대로 이해되기 시작한 단계다. 관리자들에게 주는 감정 전달도 함께 말이다.

 

기본 네트워크: 획기적 혁신을 깨우는 방법

 

지난 10년 동안 발견한 사실 중 가장 흥미진진한 것은 두뇌는 절대 완전히 쉬지 않는다는 점이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 당신의 두뇌가 어떤 특정한 생각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도 (정신을 팔고 있을 때나 그저 멍하니 있을 때) 두뇌의 한 네트워크는 여전히 활발하게 작동한다. 우리는 이를 기본(default)’ 네트워크라고 부른다. 또는 작업 음성상태(task negative)’ 네트워크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떤 작업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단지 이 네트워크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일대 혁신이었다. 우리는 이제 두뇌가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새로운 정보뿐만 아니라 기존 지식을 내면화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을 안다. 

 

기본 네트워크는 또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초월(transcendence)을 담당한다. 다른 장소와 시간, 다른 사람의 사고와 다른 세계에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마음속에 그리는 이 능력은 인간 특유의 것이며 기본 네트워크가 고도로 활성화돼 있을 때 가장 강력하다. 초월의 과정에서 인간의 두뇌는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한다. 즉 외부 자극의 처리를 잠시 중단한다는 뜻이다. 

 

이런 발견은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여유 시간이 획기적인 혁신에 아주 중요한 (그리고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요소라는 점을 신뢰하게 한다. 이 개념은 자연스럽게 구글(Google) ‘20% 시간제도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구글의 엔지니어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마케팅 회사인 매독더글라스(Maddock Douglas)는 직원들에게 1년에 100에서 200시간을 흥미로운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컨설팅 회사인 브라이트하우스(BrightHouse) 직원들은 1년에 5일 동안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어 데이즈(Your Days)’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인튜이트(Intuit)는 구글과 비슷한 10%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트위터(Twitter)에는 일상 업무 외의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간인 핵 위크(Hack Week)가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애틀라시안(Atlassian) 십잇 데이(Shipit Day)’를 운영하며 개발자들이 무엇이든 호기심을 느끼는 것을 개발할 수 있도록 24시간을 주되 마치 배송업체와 같이 밤사이에 완료하도록 한다. 

 

이런 프로그램의 이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창의력을 위한 여분의 시간은 직원들의 자기만족과 행복, 동기부여를 강화한다고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본 네트워크에 대한 발견으로 우리는 이 프로그램들이 충분치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선 한 가지 이유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여전히 완벽히 자유롭지 않다. 그렇게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것이다. 이는 그들의 기본 네트워크가 외부 자극에서 완전히 분리돼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여전히 당면한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 대부분은 또한 직원들에게 주는 시간의 양에 집중한다. 하지만 분리의 질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이 될 것이다. e메일과 일정관리표를 끄게 하고, 전화기를 내려놓게 하며, 사무실과 다른 직원들로부터 떠나 여행을 가거나, 앞에 놓인 모든 업무 책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명상 역시 분리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다. 이는 누군가의 기본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 해보고 다른 시간과 장소를 떠올려보거나 외부 세계의 자극을 처리하는 다른 네트워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유레카!’의 순간이나 문제의 상황에서 벗어난 후에야 해결책이 생각났던 경험 등에서 기본 네트워크의 힘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분리(detachment)를 기업의 정책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시행 결과를 정량화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자유시간 제도들이 시간의 양이나 비율, 결과물 기한 등의 계수와 묶여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완전한 분리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더 나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상 네트워크: 보상을 설계하는 방법 

 

 20세기가 됐을 무렵 과학자들은 외부 자극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유쾌함과 불쾌함의 양을 측정하는 헤도노미터(Hedonometer)’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오늘날의 신경과학에서는 보상 네트워크가 어떤 면에서는 헤도노미터와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상 네트워크는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에 반응해 활성화되고 즐거움을 줄이는 것에 반응해 비활성화된다. 사람들의 뇌를 스캔해 버드 라이트(Bud Light)와 밀러 라이트(Miller Light) 중 어느 쪽이 헤도노미터에서 높은 수치를 만들어내는지 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유쾌함과 보상은 맥락에 관계된 것이며 다른 자극의 존재가 가져오는 자극에도 변할 수 있다. 버드 라이트를 선택하면 공짜 맥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맥주에 더 반응하는 것일 수 있다. 혹은 캔에 담겼기 때문에 밀러 라이트에 덜 반응했지만 병에 담긴 밀러에는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이 실험이 진행됐을 때 맥주를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앞으로 통제 네트워크에 대해 알게 되면 왜 헤도노미터가 마음속에서 보상을 결정하는 최종 주체가 아닌지를 이해할 것이다. 

 

수십 년 전, 과학자들은 전극과 다른 외과적 기술을 이용해 동물의 신경계 보상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겼는지 밝혀냈다. 동물의 보상 시스템은 음식이나 마실 것, 혹은 생존에 분명한 가치를 가진 것들을 줬을 때 활성화됐다. 그러나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신경과학자들과 신경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보상 네트워크는 육체적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이차적 보상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돈에 말이다. 

 

우리는 또한 비물질적인 보상에 헤드노미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우리는 그런 보상들이 돈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런 아이디어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비금전적 보상이 금전적 보상만큼 효과적이라는 - 때로는 더 효과적이라는 - 2009년 맥킨지(McKinsey)가 경영자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조사와 일맥상통한다. 

 

심지어 우리는 이제 개인을 고무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비금전적 보상들을 가려낼 수 있다. 지위 또는 사회적 인정처럼 일부는 매우 당연한 것들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공정함(fairness)이다. 스탠퍼드대의 자밀 재키(Jamil Zaki)와 하버드대의 제이슨 미첼(Jason Mitchell)은 한 연구에서 약간의 돈을 남과 나눠 갖는 상황에서 너그럽고 공평하게 나눴을 때 사람들의 보상 네트워크가 더 많이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불공평함을 부추기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의욕을 잃는다. 그들의 헤드노미터는 하락한다. 심지어 일부 특권을 가진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도 불공평한 시스템에서는 의욕을 상실한다. 어떤 지위에 있든지 공정한 환경은 사람들에게 보상을 제공한다. 

 

이런 발견은 조직 내 보수의 형평성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정보를 직원들에게 알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반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경영자의 보수 정보가 널리 퍼진다면 보상 네트워크를 비활성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단순히 공평한 보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참여할 자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략 회의에서 소외됐다면 의욕을 잃을 것이다. 정보의 독점은 알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불공평한 환경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투명성이 중요한 이유다.

 

보상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 또 다른 의외의 요인은 바로 교육에 대한 기대다. 호기심은 말 그대로 그 자체로 보상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의 콜린 캐머러(Colin Camerer)와 동료들은 한 연구에서 일반 상식에 대한 질문들을 읽은 실험 참여자들이 각 질문에 대한 답을 얼마나 궁금해 하는지 점수를 매겼다. 알아내고 싶은 욕구가 강할수록 답을 얻기 전 보상 네트워크의 활성화가 강했다. 

 

목표를 세우는 것은 물론 좋다. 하지만 보상 네트워크는 덜 긴박한 목표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매우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는 사실 해로울 수 있다. 그런 목표들은 호기심을 꺾고 유연한 사고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가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29% 달성이라는 극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을 때 일어났던 현상을 생각해보라. 단지 그 숫자에 도달하기 위해 GM은 막대한 비용을 혁신 대신 광고와 마케팅에 쏟아부었다. 지나치게 구체적인 목표는 종종 이처럼 근시안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기업의 장기적 건강을 위험에 빠뜨린다. 실제로 이 목표는 GM을 도산의 위기로 내몰았다. 혁신 분야에서 최고 등급 획득하기와 같이 좀 더 유연한 목표를 세웠더라면 GM은 다양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신경과학은 동기를 부여할 때 언제나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예를 들어 새로운 문제 풀이와 같이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작업은 두뇌의 헤도노미터를 작동시킨다. 심지어 답을 찾기 전이거나 보상(금전적이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이 주어지기 전에도 그렇다. 작업 자체가 보상으로서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GM은 어떤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지시하는 대신 그저 도전적인 과제를 주고 해결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헤도노미터를 높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사실 보상 네트워크가 비물질적 보상에 보이는 강렬한 반응은 많은 경우 돈은 그저 비싸고 덜 효과적인 인센티브라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UCLA의 코우 무라야마(Kou Murayama)와 뮌헨대의 전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기계적인 임무에 대한 성과로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면 - 예를 들면 5초마다 정확히 스톱워치를 멈추는 일 - 그 작업을 무료로 하려는 동기를 약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보상 네트워크의 활성화가 감소했다. 직원들이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은 - 공평함과 협업의 문화를 강화하고, 호기심을 발동시키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충분한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 그만큼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감정 전달 네트워크: 직감을 활용하는 방법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과연 직감이 심사숙고보다 나은 결과를 낼까? 이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일단 직감이 어디에서 비롯되며 뇌는 왜 이것을 만들어내는지,  감정은 어떤 기능을 하는지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다면 예감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훨씬 쉽다. 두뇌가 어떻게 우리가감정이라고 부르는 이 감성적인 반응을 만들어내는지, 학자들은 하나의 설명에 동의한다. 환경 내 사건들이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고(혈압과 심박동 수, 체온의 변화) 두뇌는 맥락 안에서 그것을 해석한다. 어떤 사건들은 본질적으로 정서적인 성질을 지닌다(전기충격은 애초부터 불쾌하다). 또는 반복적인 관계를 통해 감정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친한 동료의 음성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즐거움이 유발될 수 있다). 이 같은 감정 전달 네트워크는 감정을 만들어내고 다른 두뇌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하며 그럴듯한 원인을 밝혀낸다. 

 

감정은 생각의 부산물일 수 있다. 임박한 마감기한을 떠올리면 불안함이 생길 수 있다. 훌륭한 재무보고서를 상상하면 즐거울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은 무의식적으로,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지 못한 채 활성화될 수도 있다. 예감은 신비스러운 육감이 아니다. 이는 신체적 반응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신경적 반응인 것이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어떤 사건이나 선택, 사람들을 마주치면 두뇌는 그것들에 감정적 의미를 명명한다. 그리고 이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면 두뇌는 그 이름표를 지름길 삼아 의심이나 불안, 행복과 즐거움과 같은 적절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하바네로 고추(habanero pepper)를 맛본 적이 있다고 하자. 매운맛은 고통스러웠고 저녁 내내 당신을 고생시켰다. 이후 하바네로 고추를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심지어 얘기만 해도 (혹은 그 고추를 먹었던 레스토랑을 얘기해도) 감정 전달 네트워크에서 이 고추를 피하게 하는 불쾌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점은 다음에 당신 앞에 하바네로 고추가 놓여 있을 때, 이것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이성적인 분석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신체적 변화는 이런 감정들에 주의를 기울인다. 여기에는 증가된 심박동 수, 땀방울, 코티솔이나 다른 호르몬의 분비, 피부의 붉어짐, 소름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보통 이러한 변화들은 우리가 그들을 감지하기도 전에 전의식적으로(preconsciously) 일어난다. (‘뇌는 우리가 행동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는 것일까?’를 참고하라.)

 

리더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감정을 배제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적인 자극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신경학적 증거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감정 전달 네트워크는 의사결정을 가속화하고 지나치게 많은 변수를 포함하는 정보의 처리를 돕는다. 


 

 

우리는 이 내용 중 일부를 감정 전달 네트워크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됐다. 감정의 편향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모든 사건을, 얼마나 재미없는지에 상관없이,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긴 분석을 동원해 결정해야만 한다.

 

결국 직감이란 우리가 복잡하고 힘든 분석을 피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하다. 그렇다면 언제나 직감을 믿어야 할까? 절대 아니다. 맹목적으로 직감을 따르도록 하는 전략은 이유의 가치를 무시한다. 또 감정 전달 네트워크의 중요한 한계를 간과한다. 어떤 것이 만들어낸 감정은 정확하지 않고 다소 모호하다. 이런 감정은 (다른 감정들을) 잘못 압도할 수 있다. 특히 두려움이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그렇다. 사람들은 직감의 원인을 잘못 판단하고 중요성을 잘못 이해하기 쉽다. 맥락은 복잡한 것이다. 두뇌는 어떤 감정을 이전의 사건과 비슷한, 그러나 사실은 완전히 같지는 않은 상황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형편없는 발표를 마친 뒤 느끼는 부끄러움은 우리로 하여금 다음 번 발표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다. 더 많이 연습하고 더 잘 준비됐는데도 말이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잠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우리는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신경과학은 직감을 믿을 수 없기는 하지만 더 많이 탐색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위험이 내포된 상황에서 부정적인 직감은 리더들이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거나 과하게 낙관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한다. 시장과 숫자, 데이터의 세계에서 리더들은 직감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보이는, 그렇기 때문에 활용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아주 많이 접한다. 하지만 직감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다. 

 

개선시킬 여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직감을 따르는 것을 꽤 잘한다. 뒷받침할 전체적인 데이터가 없을지라도 어떤 시장이 진입하기에 좋은 상태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직감에 따를 수 있다. 반대로 우리는 부정적인 직감을 지독히 경시한다. 특히 의심과 불안이 드는 경우에 그렇다. 리더들은 자연스럽게 그 두 가지 느낌을 그들 스스로에게서, 또 조직에서 없애려고 노력한다. 이런 감정은 우리를 약하게 만들고 시장과 직원들이 좋아하지 않는 불확실성을 만든다. 우리에게는 모든 이들이 동기를 부여받고 집중하며 매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전진하게 만들려는 성향이 있다.

 

부정적 감정 역시 다른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감정 전달 네트워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따라서 과거의 가치 있는 경험에서 기인한다. 리더들은 부정적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근원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리더들이 의심과 불안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런 감정들에 귀를 기울이고 피하는 대신 평가하는 방법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통제 네트워크달성 가능한 목표를 만들어내는 방법

 

일상의 많은 일들을 자동조종장치를 통해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또한 습관이나 충동을 무시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이전에 1000번의 직원회의에서 줄곧 같은 자리에 앉았더라도 1001번째 회의에서는 다른 자리에 앉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만약 승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원격으로 일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따분한 곳에서 일할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이 즉각적인 욕구에만 반응하는 반면 우리는 높은 곳에 있는 목표 - 예를 들면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거나 달을 탐사하는 것과 같은 - 를 추구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즉각적인 욕구와 충돌하거나 과거의 행동 패턴에 반하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통제 네트워크가 바로 이런 유연성을 책임진다. 그것은 우리의 두뇌 활동과 행동을 목표와 일치시킨다. CEO가 실적이 낮은 시장으로부터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원을 옮겨 재배치하는 것과 같이 통제 네트워크는 경쟁적이거나 부적절한 신호를 내뿜는 두뇌 영역으로부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영역으로 혈류를 옮긴다. CEO들은 예산 주기마다 성과를 검토하고 자원을 재편하곤 한다. 통제 네트워크는 환경이 변하고 욕구와 열망이 바뀔 때마다 그 작업을 끊임없이 한다.

 

우리는 이 글에서 의도적으로 기본 네트워크를 제일 처음에, 통제 네트워크를 제일 마지막에 배치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 둘은 본질적으로 서로 대항하는 힘이다. 현실 세계에서 비롯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분배할 때 통제 네트워크가 깊이 관여할수록 기본 네트워크는 현실세계에서 멀어지고 대체 현실을 상상하는 일을 덜 하며 때로는 반대로 움직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통제 네트워크가 두뇌의 모든 다른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제 네트워크는 기본 네트워크를 진압해서 우리 마음이 현재의 순간에 닻을 내리고 헤매지 않도록 한다. 보상 네트워크를 억제해서 값비싼 사치의 유혹에 저항하게 하고 더 중요하고 장기간에 걸친 목표(지금부터 일주일 동안 10달러)를 희생해서 즉각적인 욕구(오늘 5달러)를 따르려는 충동을 점검한다. 감정 전달 네트워크를 규제해서 감정적 반응을 통제하고 감정이 단순히 잠깐 동안의 기분이나 직감에만 지배당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통제 네트워크는 우리가 많은 경쟁적인 목표를 다루는 것을 돕는다. 오고 가는 e메일과 울려대는 전화, 우리의 시간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세계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다른 방해요소들을 없애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물론 그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현재의 일에 완벽히 몰두하는 것은 몽상이나 충동에 완벽히 빠지는 것과 같다. 이는 도움이 되는 환경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도록 한다. 결승골을 넣는 것에 마음을 빼앗긴 축구선수는 만약 공을 넘긴다면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한 동료선수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선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슛에만 집중한 나머지 완전히 독립적이고 더 중요한 우선순위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제 네트워크가 마주하는 집중력 관리의 어려움이다. 통제 네트워크는 우리 앞에 정신없이 반짝거리는 물체들 때문에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반짝거리는 물체들 중 하나가 기회이거나 중요한 요구일 때면 그에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통제 네트워크는 울타리를 친다. 두뇌가 현재의 업무나 중요한 목표 모두와 관련 있는 정보(자극이면 무조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관계있는 것)를 발견하고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민첩함을 유지하기 위해 통제 네트워크는 가장 안정적인 지점을 목표로 한다. 목표와 공존할 수 있는 행위 쪽으로 투입 자원 규모를 늘리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과다한 정도는 아닌 지점이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연성을 지켜주지만 방해에 취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모든 선수가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며 슛을 날리는 데 더 좋은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슛을 쏠 시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초에 한 번씩 시계를 볼 수는 없다. 

 

통제 네트워크에 대한 최근의 발견은 최고의 리더들이 말하는, 집중을 통한 더 나은 성과에 힘을 싣는다. 기업들은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수많은 목표를 추구하도록 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기 어렵게 한다. 유지하고 관찰해야 할 목표가 너무 많으면 통제 네트워크는 제한된 자원을 얇게 분산시키고 책임져야 할 것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없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저글링하는 것처럼 다루는 것이 정신적 민첩함을 향상시킨다고 믿지만 그런 생각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증거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얄 오파이어(Eyal Ophir), 클리포드 나스(Clifford Nass), 안토니 와그너(Anthony Wagner)의 최근 연구는 만성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통제 네트워크가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분배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하지 않는 일을 생각하지 않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CEO와 기업 전략을 논의하면서 답하지 않은 고객의 전화나 e메일, 전화기로 들어오는 트윗들을 생각해서 좋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일들은 현재 대화와 아무 상관이 없을뿐더러 지금은 대응할 수도 없다. 현재 하고 있지 않은 일들이 관심을 빼앗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입증하듯 우리가 최근 설문한 고위경영자 40명 중 절대적 다수가 비업무 시간에도 거의 항상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생각한다고 답했다. 완료하지 않은 목표들 사이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두뇌는 축복이다. 하지만 저주이기도 하다. 

 

e메일과 회의, 문자와 트윗, 전화와 뉴스 등 체계적이지 않고 끊임없으며 분열된 특성을 지닌 현대사회의 업무는 통제 네트워크에 굉장한 부담이며 두뇌의 에너지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소비하게 한다. 정신적 피로는 실수나 피상적인 생각, 자기 통제 불능 등으로 이어진다. 피로에 압도된 통제 네트워크는 고삐를 잃는다. 행동은 마음속 우선순위가 아닌 즉각적이고 상황적 계기에 주도된다. 또 자동조종장치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뇌는 뒤로 물러서 그것이 무엇이든 그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앞에 놓인 것에만 반응한다. 

 

리더로서 성공은 다른 무엇보다도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덜 중요한 업무나 목표를 제거하거나 외부에 맡기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경영자들은 자신의 뇌가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무엇이 실행 가능한 업무인지에 대한 예상을 계속 고쳐가야 한다. 우리의 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성하려고 하는 것보다 적은 양을 해낼 수 있다. 

 

통제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는 군살 없는(lean) 운영에 대한 생각을 유도한다. ‘군살 없는 방식은 아주 적은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업무를 맡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리더가 직원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을 늘리면 늘릴수록 성과가 저조할 것이다. 직원 수를 적게 하면 단기적으로는 비용 대비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뇌 과학은 현대 직원들의 목표와 업무가 관리 가능한 지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압박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미 고통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류 학술지들이 뇌신경 영상 연구에 대한 글을 앞 다퉈 게재한 이후(일부 학자들은 신경과학의 미개척 분야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평가들은 재빠르게 이 분야에 새로운 관상학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정신적 기능을 각 두뇌 영역과 매치시킨 18세기 프란츠 요세프 갈(Franz Joseph Gall)의 비과학적 신념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신경과학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이는 점차 과학적 근거를 가진 관상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함과 미묘함이 훨씬 더 커졌지만 말이다. 

 

만약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과학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사점들이 곧 등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하이퍼스캐닝(hyperscanning)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도구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뇌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효과적인 협업과 소통의 핵심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있다. ‘두뇌 유전체학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는 두뇌 기능을 유전학과 연결해 사람들의 성향을 지능에서 충동에 이르는 특성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신경과학자들은 의사결정이나 사회적 기능, 인지적 제어, 감정 등과 같은 기능이 일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은 과학과 비즈니스 사이에 대단히 생산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며 이는 해박한 소비자들에 의해 더 효과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애덤 웨이츠 · 

애덤 웨이츠(Adam Waytz)는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경영 및 조직 분야 조교수다. 그는 하버드대 사회신경과학 박사 후 과정의 연구동료(post-doctoral fellow)였다. 

 

말리아 메이슨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Gantcher Associate Professor. 그녀는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인지 신경과학 박사 후 과정의 연구동료(post-doctoral fellow)였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출처: http://dongabiz.com/GlobalReport/HBR/article_content.php?atno=1501018401&chap_no=1#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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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모터 기술로 청소기 만들어요

LG전자 코드제로 청소기 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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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코드제로 청소기를 만든 이경훈 수석연구원, 윤석원 부장, 한성훈 수석연구원(왼쪽부터).

“모터와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차는 달리는 거고, 무선청소기는 흡입하는 거죠. 전기차 만드는 기술로 청소기를 만든 셈입니다.” 

이달 말 출시될 LG전자 무선진공청소기 ‘코드제로’를 기획한 윤석원 청소기상품기획파트 부장은 이 제품을 두고 이처럼 평가했다. 코드제로 청소기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을 꿈꾸는 LG화학과 협업해서 만든 제품이다. 무선청소기 최강 제품이 LG전자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선청소기라고 하면 소비자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차량 청소용으로 사용하는 미니 핸디 청소기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광고를 보고 한 번 사봤는데 흡입력이 금세 약해져 1년도 안돼 버려야 하는 제품들 말이다. 

배터리 개발을 담당한 한성훈 수석연구원은 이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그동안 무선청소기에서 사용됐던 니켈 수소 배터리를 버리고 대신 전기차에 쓰이는 고출력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모터 개발을 담당한 이경훈 수석연구원은 무선 상태에서 모터를 세차게 돌리면서도 마모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전기제어를 이용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고안해냈다. 그 결과 유선과 비슷한 흡입력으로 한 번 충전해 최장 40분 동안 쓸 수 있는 청소기가 탄생했다. 

특히 배터리와 충전팩을 모두 청소기 안에 장착한 제품은 코드제로 청소기가 유일하다. 배터리·충전팩에 먼지통까지 다 들어 있는데도 청소기 무게가 7.8㎏밖에 안 된다. 

[한예경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408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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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소비자의 지각에 의존하는 조사만으로는 숨겨진 욕구를 파악할 수 없다. 소비자의 니즈는 이미 존재하는 니즈 숨겨진 니즈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미 존재하는 니즈는 현재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욕구로서, 쉽게 표현될 수 있다. 반면 숨겨진 니즈란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표현할 능력이 없는 니즈를 말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개념이 디즈(deeds). 디즈란 겉으로 드러나는 소비자의 행위 자체만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마케팅 이론에서 지금까지 쓰여온 의사결정을 포함하는 소비자행동(consumer behavior)과는 다르다. 행위 그 자체만을 뜻한다. 소비자는 속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속과 겉이 다른 소비자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소비자의 디즈를 이해하고 디즈를 행하는 소비자의 소비 맥락, 특히 소비 문화와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맥락연구는 일반적으로 연구 설계와 현장 자료 수집, 코딩 및 분석, 통찰력 획득 및 상품 콘셉트 개발 등 4개 단계로 진행된다.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성공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면 회사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도래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뒤늦게 대처했던 기업들이 최근에 극심한 손실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로 영광을 누렸던 노키아(Nokia)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업무용 스마트폰1위 업체였던 블랙베리(BlackBerry)는 파이낸셜홀딩스 주도의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물론 저가형 메시징폰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LG전자도 마찬가지로 한때 큰 어려움을 겪었다. 노키아, RIM, LG전자 모두 애플 아이폰이 시작한 터치스크린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성공한 제품은 다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기도 하고, 신생기업을 최고의 다크호스로 만들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퇴진까지 했던 애플사를 되살린 것은 그 유명한 MP3 플레이어 아이팟(iPod)이었다. 외산 브랜드에 밀려 기업매각이라는 수모를 겪었던 국산 운동화 브랜드 프로스펙스를 선도기업으로 만든 워킹화 프로스펙스w’ 등이 기업의 운명을 가른 대표적인 신상품들이다. 

 

그렇다면 실패한 신상품은 왜 실패했을까? 그리고 성공한 신상품은 무슨 이유로 성공했을까? 실패 사례와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서 왜 소비자 디즈를 관찰하고 이해해야만 하는가를 설명하고, 디즈를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한 조사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디즈란, 소비자의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 그 자체만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마케팅 이론에서 지금까지 쓰여온 의사결정을 포함하는 소비자행동(consumer behavior)과는 다른 행위 그 자체만을 뜻한다. 디즈(deeds)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소비자행동의 개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모 페인트 회사의 화이트보드 페인트.’ 이 상품의 콘셉트는 석고보드로 된 사무실 벽면에 이 하얀색 페인트를 칠하면 하얀색 벽면을 화이트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페인트였다. 발상의 출발은 요즘 아크릴 판을 벽에 설치하고 이 판을 화이트보드 대신 사용하는 행위, 즉 디즈를 보고 난 후였다고 한다.

 

그러나 디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개발 초기 치명적인 약점은 칠의 표면이 울퉁불퉁해 잉크가 미세한 공간에 배는 것이다. 제대로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몇 번 회의를 하고 나면 지저분해져 더 이상 화이트보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결국에는 벽을 다시 칠해야 했다. 이 페인트 개발자는 아크릴 판을 화이트보드로 사용하는 행동(디즈)은 관찰했으나, 칠판을 지우는 행동(디즈)은 고려하지 않았다. 화이트보드도 펜으로 글을 쓴 후 하루만 지나도 잉크가 말라붙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말라붙은 글씨를 지우기 위해 화이트보드를 열심히 지우는 막내 사원의 모습을 관찰해보지 않았거나, 자신이 화이트보드를 지워본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후 개선된 제품이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PC용으로 출시한 윈도우8은 출시 직후부터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UI(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시작 버튼을 없앤 것은 이용자 경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비판과 외면에 MS는 결국 7개월 만에 시작 버튼을 되살려 윈도우8.1을 출시했다. 윈도8에서 보조적인 용도에 머물렀던 데스크톱 모드도 시작 화면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결국 없앴던 요소들을 다 되살린 셈이다. MS의 윈도우 8 사례는 소비자의 습관화된 행위(디즈)를 바꾸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신상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의 니즈(하이브리드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용할 때 기존 상품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의 행동(디즈)의 변화가능성도 반드시 체크해봐야 하며, 사용자 경험(UX)을 디자인할 때 소비자의 행위(디즈)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이 고객의 니즈 충족을 위한 디즈의 이해는 신상품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디즈의 관찰을 통해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상품 사용에서 디즈의 편리함, 즐거움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소비자 디즈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상품은 실패하고 만다. 

 

 

 

 

소비자의 지각에 의존하는 조사만으로는 숨겨진 욕구를 파악할 수 없다

소비자의 니즈는 이미 존재하는 니즈 숨겨진 니즈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미 존재하는 니즈는 현재 고객의 마음속에 있는 욕구로서, 쉽게 표현될 수 있다. 반면 숨겨진 니즈란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표현할 능력이 없는 니즈를 말한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은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고 시장을 움직여가기 전까지 그것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미국 하버드대의 제럴드 잘트먼 교수에 의하면 말로 표현되는 니즈는 5%에 불과하다. 따라서 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소비자의 지각과 인식만을 조사하거나, 소비자의 의견을 구두로 표현하게 만드는 방법에만 의존하는 시장조사 방법은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세상에 처음 등장하는 제품을 테스트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또한 소비자는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의 의견 표현에 의존하다 보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소비자는 속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속과 겉이 다른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소비자의 디즈를 이해하고 그 디즈를 행하는 소비자의 소비 맥락, 특히 소비 문화와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 디즈를 관찰하고 디즈의 맥락을 이해하라 

<사진 1>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IDEO가 디자인한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도구인 아이스크림 스쿱이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스쿱은 큰 통에서 아이스크림을 덜어낼 때 스쿱에 붙어 있는 아이스크림을 떼기 위한 스위치를 달아놓은 것이다. 가정에서 스쿱으로 아이스크림을 덜고 나서 가장 많이 하는 소비자의 디즈를 관찰했을 때 특정 디즈를 발견했다. 스쿱에 붙은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것이었다. 이 디즈를 목격한 후 그 이유를 파악해보니 아이스크림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스쿱에 남은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것이었다. 이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열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있어 절대로 달라붙지 않는 통짜 금속을 사용했다. 

 

 

 

스웨덴의 생활가전 회사인 일렉트로룩스(Electrolux)는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청소하는 동작을 관찰한 후 2in1 무선청소기인 에르고라피도(Ergorapido)’를 개발해 성공을 거뒀다. (사진 2) 일렉트로룩스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1500여 가구를 방문해 청소하는 동작을 관찰했다. 주부들이 유선 대형 청소기를 사용할 때는 무거운 본체를 끌고 다니기 힘들어하고, 휴대형 청소기를 사용할 때에는 허리를 자주 굽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합체해 막대형으로 서서 사용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분리하면 휴대형 무선청소기가 돼 허리를 굽혀 구석진 곳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인 에르고라피도를 개발했다.

 

 

 

미국 약국에서 조제약을 구입하면 거의 대부분 <사진 3>과 같은 병에 약을 담아준다. 미국인들은 조제약을 이런 약병에 담아서 화장실 캐비닛이나 침실 서랍에 두고 복용한다. 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약 이름, 복용자, 복용방법을 읽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타겟(Target)은 많은 문제점을 가진 기존 조제약 병의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꾼 ClearRx를 개발하여 조제약을 담아주고 있다. ClearRx <사진 4>와 같이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그 특징을 보면 <1>과 같다.

 


 

 

일반적인 페인트 통은 뚜껑이 금속 재질로 되어 있어 열기 어렵다.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야 한다. 뚜껑을 열어서 페인트를 다른 그릇에 담으려면 둥그렇게 달린 손잡이를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부어야 한다. 두 손으로 조심해서 부어도 옆으로 잘 샌다. 페인트가 남아서 보관하려면 잘 굳어버려 재사용하는 데 불편하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금속 재질 페인트 통이었다. 이 불편한 페인트 통을 개선해 미국의 페인트 시장을 석권한 기업이 더치보이다.

 

 

 

더치보이는 <사진 5>에서 볼 수 있듯이 손잡이와 주전자 주둥이를 단 흰색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가볍고, 내구성도 높고, 사용하기 쉬운 페인트 통인 twist&pour 개발했다. 소비자의 디즈를 관찰하고 잘 반영한 패키지 개발 사례다.

 

 

 

(사진 6)은 보쉬사의 먼지 없는(Dust-Free) 최적의 솔루션인 먼지 먹는 해머드릴을 사용하는 모습이다. 보쉬의 먼지 먹는 해머드릴은 콤팩트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드릴링 성능 이외에 먼지 흡입 기능을 부착했다. 이를 통해 밀폐된 공간이나 천장 드릴링 작업을 할 때도 먼지 없이 깨끗하면서 편안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드릴 사용자의 사용 맥락을 잘 이해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맥락 연구에 의해 밀폐된 실내에서 사용할 때 먼지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겪는 사용자의 애로점을 확인한 결과다.

 

이와 같이 소비자의 디즈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소비와 사용의 맥락을 이해해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이 신상품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비자 디즈를 관찰하고 이해하는 방법 - 소비자가 사용·구매하는 현장을 보라

고객의 디즈를 관찰함으로써, 고객의 니즈에 대한 기존의 생각과 실제 고객의 니즈가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언어를 활용한 시장조사 기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소비자행동 관찰법이 부상하고 있다. 설문조사나 핵심 고객 인터뷰(FGI)보다 더 생생한 정보와 직관을 제공하는 소비자 관찰을 통해 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미래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사용할 때는 무의식적인 반복 행위가 주류를 이룬다. 이를 바탕으로 인터뷰 등의 조사방법을 통해 질문에 의한 해답을 찾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질문에 응답한 내용과 실제로 하는 행동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인터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지만 사용 현장에서 보면 권장 사용방법이 아닌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직접 사용 환경을 관찰하는 것은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거나 기존 상품의 개선점을 발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행동 관찰은 사실 매우 어렵다. 항시 대두되는 의문점이 있다. ‘행동을 관찰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관찰 연구에서는 소비자가 상품 소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며, 왜 상품을 소비하는지 등에 주목한다. 지금부터 소비자 관찰을 어떤 방법으로 어떤 내용을 분석하는지를 살펴보자.

 

관찰조사법은 고객의 행동양식, 디즈 그 자체를 세심히 관찰하는 것이며, 따라서 관찰조사법은 소비자에게 특별히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조사자가 소비자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서 특정 질문에 대한 답을 유추해낸다. 이 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특정 환경에서 소비자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의 주관적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제품 사용 환경을 고려한 상태에서 조사가 이뤄진다. 따라서 관찰 조사를 하면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 소비자의 행동을 볼 수 있어 무의식적인 동기나 태도를 알아낼 수 있다. 소비자 자신이 스스로 느낌이나 태도를 명확히 모르고 있더라도 조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관찰이 불가능한 상황이나 행동이 있을 수도 있다. 응답자의 행동 양식이 변하기 쉽기 때문에 행동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분석하는 일도 어렵다. 관찰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내면 심리 탐구, 체험 마케팅, 시나리오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상품 기획, 제품 사용성 평가 등에 소비자의 행동 관찰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관찰법은 소비자의 일상 환경에서 그들의 자연 행동을 관찰하는지, 조사 환경과 대상을 설정하고 특정 행동을 관찰하는지, 응답자가 자신이 관찰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미리 관찰할 행동과 기록 양식을 정해놓는지, 행동이 실제로 일어날 때 관찰하는지, 과거 행동의 결과로 나타난 물리적 흔적을 관찰하는지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조사의 효율성과 경제성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인위적, 공개적 기법이 주로 쓰이지만, 결과의 신뢰성과 일반화를 중시할 때는 자연적, 비공개적 기법을 적용할 때도 있다.

 

널리 쓰이는 주요 관찰법은 < 2>와 같다.

 

 

 

이러한 다양한 관찰조사 방법을 활용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점은 소비자의 제품 사용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다. 관찰 시 소비자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관찰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

 

소비 맥락(Context) 연구를 통한 소비자 디즈 관찰

성공적인 관찰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점(原點)’이라는 생각을 갖고 선입견 없이 소비자를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소비자를 원점에서 바라보기 위해서는 소비 맥락(Context)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소비 맥락이란 소비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영향을 미치는 주변 정보를 의미하며, 전형적인 사회 문화적 맥락으로 예를 들면 남녀 간의 성 역할’ ‘자동차에 대한 인식’ ‘미에 대한 기준 등이 있다. 마케팅의 성공은 소비 맥락에 대한 고려 여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노키아는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업가 정신이 왕성한 개인 노점상에 주목해 포장마차에서 청과물을 팔듯이 휴대폰을 파는 유통 시스템을 통해 성공했다.

 

소비 맥락 이해에는 민족지학적 방법론이 주로 사용되지만, 본 글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고객 행위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맥락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맥락 연구 방법은 일상생활의 다양한 환경 및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러한 환경은 개발 대상 제품 또는 서비스가 존재하는, 혹은 미래에 존재하게 될 환경을 의미한다. 사용 환경은 제품과 관련된 사람, 장소, 활동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사용환경과 소비자의 디즈를 연계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통찰력을 얻는 것이 맥락 연구의 핵심이다.

 

맥락 연구의 예를 들어보면, 과거 고객만족경영이 유행할 때 가장 선도기업이었던 제록스를 들 수 있다. 이 즈음 제록스는 고객만족도 개선을 위해 애프터서비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업 고객의 복사기 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를 통해 프로세스 개선 목표를 고장 접수 시간부터 복사기 수리 완료 시점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고장 접수부터 수리 완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고객만족도가 개선되지 않았다. 

 

그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관찰한 결과, 고객만족도를 결정짓는 맥락, 즉 상황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고장 접수 후 아직 수리가 완료되지 않은 회사에서 관찰해보니 복사를 해야 하는 고객사 직원들이 고장 난 복사기 앞까지 왔다가 복사를 하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었다. 만약 복사기 수리가 완료되는 날짜를 알았고, 아직 복사기 수리가 완료되지 않은 날이면 다른 사무실의 복사기 또는 외부의 복사가게를 이용했을 텐데 복사기가 언제 수리될지 모르기 때문에 복사기 앞까지 와서 매번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복사를 해야 하는 직원들은 한시가 바쁘다. 바쁜 직원들이 복사기 수리 완료 시점을 모르고 우왕좌왕한 것이다.

 

관찰을 통해 확인한 고객만족의 결정요인은 고장 접수부터 수리 완료까지의 시간이 아니라, 고장 접수 후 수리 완료 시간을 복사기 커버 위에 붙여놓고 고객사 직원에게 통보하는 시점까지의 소요 시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시간을 단축한 후 고객만족도는 상당히 개선됐다. 

 

 

 

연구 방법 설계 및 계획에서 필요한 사항

-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사용 상황별로 관련된 행위는 무엇이며, 그 주체는 누구인가에 대해 정의

- 가설 설정과 인터뷰가 진행될 경우에 사용될 대략적인 주제에 대한 지침 (가이드라인)

- 연구 목표로 하는 특정 상황에 대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할 것인지 결정 (비디오, 카메라 등)

- 연구 참여자와 상호작용할 형식 결정

- 예비적 현장 방문 진행

 

 

 

 

맥락 연구의 절차

맥락 연구의 절차는 일반적인 조사와 마찬가지로 < 3>과 같이 4단계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침구류를 대상으로 실제로 진행됐던 맥락 연구 사례를 이용해 설명한다.

 

 

 

1. 연구계획 수립

첫 번째 단계인 연구 설계 단계는 다양한 환경에서 소비자의 일상 활동에 대한 자료들을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에 대한 현장 연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연구계획에는 가설 설정과 현장 연구 방법에 대한 검토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맥락 연구에서 가설이 없을 경우에는 어떤 것을 관찰할 것인가에 대한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체크리스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가설이 있어야 한다. 이 가설이 증명되는지, 증명되지 않는다면 왜 그러한 차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탁기를 개발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소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세탁을 한다는 식의 가설을 말한다. 이 가설이 필요한 것은 가설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상황과 예외적인 상황을 구분하고,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 및 목적 등을 질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가설 없이 막연하게 접근하면 일상적인 것과 예외적인 것을 구분할 수 없다. 예산과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두 번째로 현장 연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이 활용돼야 한다. 행동의 비디오 녹화 및 질의응답에 대한 녹음, 특정 디즈를 하게 된 배경과 지식 등을 기록해야 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실제 상황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에는 가능하면 실제 상황과 가장 유사한 관찰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젖병 신제품 개발을 위한 관찰조사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하기 힘든 경우 연구 대상자, 즉 엄마들에게 젖병을 지참하고 아이를 회사로 데리고 오게 하면서 실제로 어떻게 젖병을 사용하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 관찰조사를 위해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아이와 젖병을 사용하는 디즈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침구 제조회사인 A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시장 공략을 위한 신상품 개발을 위해 우선 1인 가구는 과연 어떤 소비자이고,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소비행태를 보일까에 대한 가설을 설정했다. 전통적으로 혼수·예단용 침구와 부부를 포함한 온 가족용 침구 시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해왔던 침구회사에게 1인 가구 시장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주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이 소비자 사전조사를 해보니 부모에게서 독립해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 젊은 여성과 주요 시장인 40대 주부 사이에는 차이점이 없는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방문 맥락조사를 실시했다.

 

타깃으로는 낮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저녁에는 친구와의 만남, 자기개발 등을 위해 자유롭지만 바쁜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오피스텔에 혼자 거주하는 직장생활 또는 프리랜서를 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싱글 여성으로 설정했다. 타깃 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이들에게 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늦게 들어와 잠만 자는, 그래서 생활이라는 것이 없는 공간이며, 이들에게 이불은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도구라고 가정했다.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상품 개발 방향을 가설로 설정했다.

 

첫째, 타깃 층이 이불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바로 숙면이며 따라서 숙면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야 한다. 둘째, 혼자 살기에 많은 침구류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불에 대한 관여도가 낮고, 세탁하는 것도 귀찮아할 것이다. 따라서 여름용과 겨울용, 간절기용 등 소수의 침구류만 구입하고 보유할 것이며, 탈부착이 가능한 이불 및 매트리스 커버보다는 커버와 내부 속통, 특히 패딩을 한꺼번에 누빈 차렵이불과 패드류를 원할 것이다. 셋째, 특히 침대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어 잦은 세탁이 필요 없고, 또 세탁도 하기 싫어하니 색상도 이를 반영한 패턴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가격대를 낮춰야 한다면, 내구성과 기능성 모두가 좋은 소재보다는 내구성을 포기하더라도 기능성이 좋은 소재를 선호할 것이다. 넷째, 혼자 살기에 침대는 싱글 사이즈를 이용할 것이며, 이불 사이즈도 싱글 사이즈가 주 구매품목이다. 따라서 기존 주력상품 사이즈인 더블 또는 퀸 사이즈보다는 싱글 사이즈를 주력으로 해야 하며, 베개 커버도 2개가 아니라 1개를 개발하면 된다. 다섯째, 구입 편리성과 사용 용이성을 고려해 단품보다는 세트류(이불커버+매트리스 커버+베개 커버)를 구입해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세트류 중심의 기존 상품전략은 유지하되, 주부층보다 낮은 연령을 고려해 싱글 여성층을 위한 디자인 패턴을 별도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2. 현장 자료 수집

예비적 방문 이후 연구 대상자를 섭외하고, 두 명의 연구자를 투입했다. 한 사람은 정해진 형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다른 한 명은 촬영 등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 현장에서는 응답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침구류에 초점을 맞춰 침구류를 사용·보유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하는 동시에 그들이 생각하는 것도 말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정 상황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목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A사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가설을 검증하고 숨겨진 욕구를 찾기 위해 타깃 소비자 7∼8명의 오피스텔을 방문했다. 보유하고 있는 침대와 침구류의 종류와 디자인 등을 살펴보고, 세탁기 주변 및 건조시키기 위해 걸어놓은 빨래 등도 살펴봤다. 물론 가구 내 전체 인테리어 콘셉트와 주방 등도 살펴봤다.

 

관찰하기 전에 인터뷰를 했을 때는 예상 가설이 적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은 매우 좋았다. 이불 구입 시 구매결정요인(KBF, Key Buying Factor)을 질문한 결과 디자인과 가격, 내구성, 소재가 공통적인 KBF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주부층과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관찰조사 후에 이 기쁨이 사라졌다. 초기 가설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이야기하는KBF와 동일한 속성을 이야기했지만 그 속성의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여성 싱글족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주거생활을 하고 있었다. 관찰조사를 통해 발견한 타깃 층의 침구류 이용과 구매 패턴, 숨겨진 욕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혼자 산다고 해서 침대 사이즈가 싱글이 아니며, 소수의 침구류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침대는 싱글보다는 수퍼싱글 또는 더블 사이즈를 이용하고 있었다. 혼자 사니까 싱글 사이즈를 선호할 것이라는 통념을 깨는 사실이었다. 또 예상외로 다양한 종류의 침구류를 보유·사용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혼자 사는 집이다 보니 친구들이 자주 놀러 오며 한꺼번에 많은 친구들이 방문하며 자고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거실의 소파도 펼치면 침대가 되는 접이식 소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 예상대로 차렵이불이 많았고, 패드류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설과 달리 침구의 종류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돼 있었다. 차렵이불뿐만 아니라 홑겹의 단품 이불과 매트리스커버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차렵이불은 친구들이 왔을 때 이용하는 것이고 홑겹이불은 본인이 덥고 자는 것으로 구분해 이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렵이불은 마트나 인터넷, 그리고 홈쇼핑 등 저렴한 유통채널에서 구입했다. 반면에 자신이 이용하는 홑겹이불과 매트리스는 전문매장 또는 침구류 및 소품 편집숍 등에서 구입하고 있었다.

 

셋째, 차렵이불은 다양한 무늬와 색깔이 들어간 것이 많았으나, 홑겹 이불과 매트리스 커버는 의외로 흰색과 옅은 회색 계열의 무늬가 들어가지 않은 단색(solid)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세탁을 자주 해야 해서 주부들은 기피하는 색상이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이에 왜 흰색 계통의 이불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대한 대답이 우리를 더욱 놀라게 했다.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은 생각이 무척이나 강해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했으니 내 맘대로 꾸며보고 싶기도 하고, 여자니까 집 안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것도 있고…. 또 친구들도 많이 찾아오기도 하니까…. 그런데 오피스텔은 내 집이 아니잖아요. 전세(월세)로 얻은 집이에요. 그러니 인테리어를 내 돈으로 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가능하면 칠과 벽지를 깨끗하게 해놓은 오피스텔을 얻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집 안을 예쁘게 꾸미는 방법은 큰 돈 안 들이고 내 방과 거실을 꾸미는 방법밖에 없는데, 주로 패브릭과 간단한 소품을 활용해요. 작은 내 방을 꾸미는 방법은 침대를 예쁘게 하는 것인데, 방법은 이불과 매트리스커버 그리고 패드나 스프레드밖에 없죠.”

 

이러한 대답을 듣고 나서, 그렇다면 왜 흰색이나 옅은 회색에 가까운 색깔의 무늬가 없는 단색의 침구를 이용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소비자는 집 구하러 다녀 보니 벽과 천장은 주로 화이트가 대세예요. 물론 나도 흰색을 좋아하고…. 인테리어가 화이트이다 보니 꽃무늬가 들어간 것은 전체 분위기하고 잘 맞지 않아요. 그리고 단색 패턴은 믹스앤매치가 가능한데, 꽃무늬와 같은 패턴이 들어간 제품은 믹스앤매치를 하기가 곤란해요라고 대답했다.

 

셋째, 홑겹 이불의 종류가 많은 것을 보고, 왜 이렇게 이불이 많은가 물으니 이불을 자주 빨아요. 그러다 보니 이불이 많네요!”라는 예상과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왜 자주 이불을 세탁하세요?”라고 질문하니 분위기도 자주 바꾸고 싶고, 혼자 살면서 침구라도 자주 세탁하지 않으면 게을러지는 것 같고, 또 이불을 자주 바꾸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도 해서요. 또 혼자 사니 빨래 양은 많지 않고, 이것만을 세탁하기 위해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아까우니 이불도 같이 세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요라는 대답이었다.

 

넷째, 침대에 보통 베개 4개를 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혼자 사시면서 베개가 왜 이렇게 많이 필요하세요?”라는 질문에 침대에서 TV도 많이 보고 독서도 많이 해요. 근데 요즘 침대는 침대머리가 낮기(없기) 때문에 베개가 많이 필요해요. 벽에 기대야 하니까요라는 답변이었다. 혼자 사니 베개는 많이 필요 없으리라고 생각한 프로젝트팀은 또 한 번 물을 먹은 꼴이 됐다.

 

결국, 일반 주부시장과 싱글 여성층의 KBF는 겉으로 드러나는 속성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깊이 파고들어가니 차이가 많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 4> 참조.

 

 

 

3. 현장 자료 분석

현장 조사 이후 작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첫째, 촬영한 사진 등 다양한 정보 소스를 보다 작은 단위로 나누는 자료의 코드화 과정이 실시됐다. 둘째, 코드화된 자료를 활용해 다양한 유형의 이슈, 행위, 가치관, 문제, 해결책 등을 찾아내는 과정도 마련됐다. 셋째, 일단 유형별로 분류되면 더 구체적인 특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쳤다. 넷째, 소비자 환경 관점에서 이해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4. 통찰력 획득 및 상품 콘셉트 개발

조사결과 여성 싱글족에게 이불은 편안한 잠을 자고자 하는 목적을 해결하는 상품이 아니라 혼자 주거하는 작은 집의 인테리어 소품인 것을 확인했고, 타겟 층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상품전략으로 흰색과 회색 중심의 파스텔 톤의 믹스앤매치가 가능한 단색(solid) 계열의 상품을 기획·출시했다.

 

맥락 연구의 성공 요인

1. 왜 그런 디즈를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변을 구하라

고객 디즈의 관찰을 통해 정보를 획득할 때 핵심적인 것은 단순히 고객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다.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디즈를 할 때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팀원들이 서로 다른 고객을 충분히 관찰해 고객이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문제점에 노출될 수 있어야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객 디즈 관찰에서 정상적인 환경과 비정상적인 사용 환경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서로 다른 부서의 직원을 고객 디즈 관찰에 투입해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더 다양한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고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2. 관점을 상품에서 상황, 즉 맥락으로 전환하라

맥락 연구의 핵심은 소비자 디즈 관찰의 초점을 상품에서 상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서 환경은 관련된 사람, 행동, 프로세스, 각 행동의 원인과 결과, 연결된 다른 제품, 기타 환경조건 등을 포함한다. 상품에만 집중하는 것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색상을 바꾸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 점진적 개선에 적합하다. 상품 자체는 혁신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점진적 개선이 가치를 갖는 경우도 있지만, 점진적인 개선만으로는 새로운 제품군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없다. 환경 중심의 관점은 제품 혹은 서비스와 관련된 환경으로 시야를 넓혀준다. 

 

3. 응답자의 공감을 얻어라

연구대상자에 대한 공감(empathy)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고객사 담당자와 관찰조사를 하면 특정한 유형의 행동을 공통적으로 한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 또는 자기 회사 제품을 출시할 때 의도한 방식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을 때는 이를 가르치려 들거나, 이러한 디즈를 하는 소비자들을 비정형적인 소비자로 치부하고 만다. 관찰조사를 하면서 연구대상자에게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그런 방식으로 사용하고, 그렇게 하는 목적은 무엇이며, 상품을 사용할 때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와 같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행동의 원인과 조건에 대한 통찰을 얻어야 한다.

 

4.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정형화된 설문지를 이용하기보다는 연구 대상자가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일상적인 활동을 보여줄 수 있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 관찰연구에 참여하는 연구 대상자는 일상적인 생활을 지속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박찬원 로이스컨설팅 대표 park@loyce.co.kr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경제연구원을 거쳐 현재 로이스컨설팅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브랜드 전략 및 신상품 개발 컨설팅이다.


출처: http://www.dongabiz.com/Business/Marketing/article_content.php?atno=1202059801&chap_no=1&sdkey=14424715196&src=email&kw=&access_from=183&click_date=40102391&p=2#TOP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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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최고 창업멘토 `빌 올렛` 슬로언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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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성공한 스타트업인 달러셰이브클럽(DollarShaveClub)은 면도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소비자는 마치 잡지를 구독하듯, 매달 같은 시점에 면도기를 배송받는다. 창업자인 마이클 더빈은 기존 면도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데 `분노`해 회사를 창업했다. 만족할 만한 가격의 면도기가 `결핍`돼 있는 데 따른 `창업자 본인의 고통`이 창업의 계기였던 셈이다. 창업 후 더빈은 브랜드 파워는 조금 떨어지지만 품질 좋은 면도기 업체와 손을 잡았고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의 집으로 면도기를 배달했다. 덕분에 다수의 소비자가 면도날이 떨어질 때마다 나가 허겁지겁 제품을 사야 한다는 고통에서 벗어났다. 더빈의 개인적 `결핍`에서 시작한 창업이 다수 소비자의 `고통`을 해결한 셈이었다. 

# 1998년 미국에서 등장한 부닷컴은 e-커머스 업계의 혜성과도 같았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판매해 편의성을 높이면서 3D기술까지 도입해 실제 사용자들의 정확한 쇼핑까지 돕는다는 명확한 목표도 있었다. 

하지만 부닷컴은 상상초월의 적자를 내며 몰락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3D기술은 에러 투성이였다. 진짜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닌 모델 출신 창업자 스스로 원하고 추구하는 화려함에 초점을 맞춘 게 문제였다. 소비자는 자신들의 결핍을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부닷컴에 걸었으나, 부닷컴은 고객이 아닌 창업자 자신의 욕구에만 집착하다 몰락하고 말았다. 

달러셰이브클럽과 부닷컴 창업자는 모두 본인이 느끼는 불편, 혹은 본인의 결핍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기존 면도기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온라인 쇼핑 때 일일이 브랜드를 찾아 돌아다녀야 하고 실제 피팅룸에서 입어볼 수 없다는 불편이 창업의 단초가 됐다. 

하지만 달러셰이브클럽은 치열하게 시장과 고객을 분석했다. 스타트업이 거대 회사들과 싸워 이기려면 입소문이 필수라는 점도 일찌감치 간파해 유튜브로 직접 `화끈한` 영상을 만들었다. 창업자 본인이 직접 모델로 나서 `저렴한 가격`과 `배송`이라는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부닷컴은 슈퍼모델 출신인 창업자 개인 취향을 대중적인 소비자 취향보다 우선시했다. LVMH와 같은 명품 업체와의 제휴, 투자 유치 등 미디어에서 화제가 될 만한 이슈에 현혹됐다. 그래서 3D기술이나 플랫폼 안정성 측면을 무시했다. 

빌 올렛(Bill Aulet)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MIT 마틴트러스트 기업가정신센터 소장은 매일경제MBA팀과의 인터뷰에서 "창업자 스스로가 느끼는 불편이나 결핍에서 창업의 시작점을 찾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창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고객과 시장의 고통을 얼마나 잘 해결해주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해 초반에 잘나가다가 무너지는 것도 결국 자신이 곧 고객이고 시장이라는 자만에 빠져 매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창업에서 아이디어에 대한 부분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아주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상업화(Commercialization)`에 성공하는 것"이라면서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를 딱 한 명으로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 회사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들이 우리 제품을 어떻게 획득하게 할 것인지,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확보할 것이고, 이후 비즈니스 확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하나하나 다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에만 몰두하다가 실제 비즈니스에 들어가면 실패하는 이유가 이런 `스텝 바이 스텝` 식의 어렵고 지난한 단계를 무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펴낸 `MIT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창업의 24단계를 제안하며 상업화와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를 강조했다. 다음은 올렛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창업의 핵심인 혁신은 결국 발명과 상업화의 곱이라고 정의하면서, 상업화 부분을 강조했다. 

▶우리가 보통 스타트업 하면 떠올리는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나 기술, 지적재산권은 발명의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것이 상업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혁신은 제로(0)가 된다.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키워드를 검색해 이를 클릭하면 광고비가 나가게 되는 `키워드 검색기술`은 오버추어가 개발했지만, 결국 시장의 승자는 상업화에 성공한 구글이지 않았나. 

하지만 상업화 과정은 길고 지루하며, 복잡하고, 어렵다. 내가 아닌 남(고객)을 이해하고, 이들이 자기 스스로도 잘 파악하지 못한 욕구를 꺼내게 해야 하며, 이들의 불편과 결핍을 해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 불편`은 비즈니스의 성립 요건이며, 사실상 비즈니스의 시작이고, 과정이며 끝이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런 불편한 과정들을 건너뛰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창업의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 고객과 시장, 두 가지 부문 중 하나도 적당히 처리하거나, 운 좋게 뛰어넘어 성공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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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과정을 따라가보자. 창업 전 사람들이 갖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스타트업이라는 말을 최근에 와서 많이 쓰는데, 스타트업은 언제나 존재했다. 문제는 이 단어가 자주 쓰이면서, 여러 오해와 장막이 덧씌워졌다는 거다. 오해는 세 가지다. 창업은 용감하게 혼자 해야 한다는 것, 카리스마 있는 대담한 사람이 창업에 성공한다는 것, 그리고 일정 부분 타고난 유전자가 있다는 것 등이다. 이는 철저히 오해며,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데이터나 근거가 없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사람들은 창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창업은 이제 더 이상 한 명의 천재나 괴짜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조금 과장하면 `무조건` 팀스포츠로 가야 한다. 카리스마가 있으면 유리할 순 있지만,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의 사람도 창업에 성공한다. 기업가 정신이나 창업 DNA는 배워서 쌓아가는 것이다. 천재처럼 우러러보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도 사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고,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하는 과정을 따라갔을 뿐이다. 

-이런 오해를 걷어내고 나면, 사람들은 일단 아이디어 찾기에 몰두한다.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찾는 것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결코 쉽진 않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그 능력을 갖고 있다. `아이디에이션(Ideation)` 수업에 들어가면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학생이 4분의 3쯤 된다. 그러면 교수진은 `요즘 너를 짜증나게 하는 요인이 뭔지를 말해보라`는 발표를 시킨다. 어떤 학생은 `주차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고 하고 `통행요금 낼 때 너무 불편하다`고도 한다. 이게 시작이다. 본인의 불편, 결핍. 이런 문제들에 공감하는 학생들끼리 그룹을 지어 솔루션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솔루션이 바로 창업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지점이다. 엉뚱하고, 미쳤다고 생각할 만큼 기이한 것도 있지만,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창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후에 나타난다. 

▶여기에서 1차 좌절을 겪는다. 본인의 결핍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건 좋았는데 이를 확장하지 못한다.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객이나 시장을 조사하는 방법이나 툴이 부족한 탓이다. 창업의 24단계 모델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일단 6가지 테마로 나뉜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지, 우리는 그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고객이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획득하는 과정을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인지, 수익은 어떻게 낼 것인지, 제품기획과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이후 비즈니스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를 알아야 한다. 고객, 그리고 시장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고객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창업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오류는 모든 사람이 내 고객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는 것이다. 창업을 시작할 때는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작은 고객군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를 최대한 구체화해야 한다. 성별, 나이, 수입, 거주지, 욕구와 동기, 이들이 갖는 걱정, 롤모델, 여가나 외식 스타일, 선호하는 매체와 TV프로그램, 이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갖는 기준(비용, 체면, 모방 등), 개성,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까지 모두 포함시켜 꼼꼼하게 프로필을 작성해야 한다. 베이스볼뷔페라는 스포츠포털 사이트는 처음엔 18세에서 34세 사이의 남성으로 타깃 고객을 정했다. 이후 `사회 초년병으로 막 안정된 수입원을 확보한 사람`으로 좁혔다. 자연스럽게 25세에서 34세로 연령대가 좁혀졌다. 여기에 최소 연봉 7만5000달러의 인물들로 더 범위를 좁혔다. 이렇게 고객군을 세밀하게 설정해야 제품 판매 및 마케팅, 유통 전략을 짤 수 있다. 최종적으론 딱 한 명의 `고객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 이 한 명만 봐도 우리 고객의 성향이 모두 반영돼 한눈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여 짠 페르소나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수정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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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분석은 어떻게 시작하나. 

▶총유효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데서 시작해라. 총유효시장 규모란 시장점유율 100%에 도달할 때 달성할 수 있는 연매출을 의미한다. 미국에선 2000만~1억달러 미만의 시장이 스타트업이 나설 수 있는 적정 규모지만, 500만달러만 넘어도 괜찮다. 온디맨드코리아라는 업체의 총유효시장 규모 산출 방식은 벤치마킹할 만하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서비스를 VOD로 제공하는 업체다. 전체 재미 한국인 숫자를 조사했더니 공식 자료상으로 170만명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누락된 숫자까지 일일이 찾아내 최종적으로는 250만명 정도가 전체 시장 규모라고 생각했다. 이들 중 웹사이트 방문이 가능한 사람은 120만명이었으며 목표고객으로 잡은 25~30세 여성은 40만명 정도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고객 세분화 작업을 통해 얻은 숫자였다. 목표 고객 1인당 예상 연매출은 15달러로 계산했다. 방문자당 광고수익을 월 1.25달러로 추산한 결과였다. 최종적으로 전체 유효시장 규모는 600만달러(40만명에 15달러를 곱한 값)가 됐다. 시작하기엔 충분했다. 총유효시장 규모를 알고 나서는 딱 하나의 거점시장(Beachhead Market)을 정해야 한다. 나머진 다 버려라. 그리고 그 시장 내에서 끊임없는 인터뷰와 조사, 연구가 있어야 한다.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는 궁극적 이유는 이들로부터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고객과 시장 분석은 기본 중 기본이면서, 비즈니스 모델 설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바탕이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비즈니스 모델을 가격체계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저가, 고가, 중저가, 공짜…. 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구글의 사례로 설명해보자. 구글이 등장하기 전 검색엔진들은 최대한 많은 배너광고를 한 페이지에 넣는 데 몰두했다. 그러나 구글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전복시켰다. 고객이 검색하는 키워드에 따라 배너광고가 나올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기존보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고객이 꽂히게 해 고객사의 이익도 늘려줬다. 가치를 수익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잘 수립돼 어느 정도 단계에 오른 스타트업들의 다음 고민은 확장이다. 

▶스타트업들이 맞는 두 번째 위기다. 단기적으로는 이런 고민을 할 여유조차 없는 경우가 많지만, 미래를 위해 창업 시작 단계부터 미리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위치한 거점시장을 정복한 후 어느 시장으로 나아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기존 고객에게 더 고급스러운 제품을 판매하는 업셀링 전략을 쓸지, 동일 제품으로 인접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을 쓸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타트업이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신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지켜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창업 준비 단계부터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핵심역량(Core)이란 말을 자신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핵심역량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예로 설명하면 페이스북이나 구글, 링크트인의 핵심역량은 `네트워크`이고, 노드스트롬이나 자포스의 핵심역량은 `고객 서비스`, 월마트의 핵심역량은 `최저가`다. 이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면 영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 고객은 바뀔 수 있고, 시장도 변화할 수 있지만, 핵심역량은 손에 단단히 쥐고 있어야 한다. IBM은 원래 컴퓨터 회사였지만, 지금은 IBM이 컴퓨터 회사였던 걸 기억도 못하는 사람도 많다. IBM의 핵심제품군은 컴퓨터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했지만, 핵심역량인 `기술서비스`는 버리지 않은 것이다.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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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올렛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교수는 창업자들에게 부족한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창업을 완성하는 그 과정 자체라고 말했다. 발명(Invention)은 있지만, 상업화(Commercialization)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올렛 교수는 발명을 상업화로 단단하게 이어주는 것은 의외로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엔 3명의 핵심 인물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허슬러(Hustlerㆍ바쁘게 움직이는, 머리를 굴리는 사람이라는 뜻. 업무 추진자를 의미)`, 기술을 담당하는 `해커(Hacker)`, 그리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힙스터(Hipster)`가 그들"이라고 말했다. 이 세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창업에 누락되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올렛 교수가 "창업은 팀 스포츠이며, 최소 3~4명이 함께 창업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특히 MIT와 같은 곳에서는 `융합`을 강조하면서 이 세 가지 특징을 가진 인물들을 고루 배양하고, 이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올렛 교수는 "특히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 확장을 하려고 하면 이 세가지 스타일의 인물들을 모두, 최대한 많이 둬야 한다"면서 "MIT에서 `공동창업자 찾기`를 아예 커리큘럼으로 만들면서까지 팀 구성을 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팀을 구성하면 없던 아이디어도 나와 창업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who he is… 

빌 올렛은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의 교수다. 하버드대 공과대학, MIT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케임브리지 디시전 다이내믹스와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스라는 회사를 창업해 대박을 쳤다.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스는 INC.와 포천,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 혁신 창업 사례로 각광받았다. 2013년엔 MIT 최고 창업멘토에게 수여하는 아돌프 모노슨 상을 수상했다. 

[박인혜 기자]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20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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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편집국 인력을 대폭 감원하겠다고 선언했다. 편집국 전체 인력의 7.5%인 100명 가량을 감원키로 한 것. 최근 미국 신문업계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천하제일 뉴욕타임스가 100명 감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조치가 충격은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국내 거의 모든 매체들이 뉴욕타임스의 감원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줬다. 연합은 NYT, 편집국 100명 감원키로…”디지털 분야 지속투자”  란 제목을 달았다. 다른 매체들도 비슷한 뉘앙스로 뉴욕타임스 감원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뉴욕타임스 신 사옥. [사진=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 신 사옥. [사진=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 미니 유료화 전략, 결국 실패 


난 뉴욕타임스의 감원 못지 않게 올 상반기 야심적으로 내놨던 두 가지 유료 상품 관련 소식에 더 눈이 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감원 소식과 함께 칼럼만 볼 수 있는 유료 앱 NYT OPINION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6월 출시된 이 상품은 월 6달러 가입료를 내면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섹션에 올라온 글들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입자들이 예상만큼 늘지 않으면서 결국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뉴욕타임스 입장에선 2005년 무렵 Times Select에 이어 두 번째로 칼럼 유료화에 실패한 셈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NYT NOW도 처음 생각과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말 선보인 NYT NOW는 주당 2달러짜리 상품이다. 하루에 약 40개 가량의 뉴욕타임스 기사를 앱과 웹 사이트에서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이 상품의 기본 골자.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하고 모바일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이다. 이들은 뉴욕타임스 사이트 유료 고객으로 가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계층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NYT NOW 역시 순탄치는 않았다. 젊은 층 공략이란 뉴욕타임스의 당초 계획과 달리 오히려 나이든 층들이 많이 찾은 것.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결국 뉴욕타임스는 NYT NOW도 살짝 손을 대기로 했다. 앱만 접속할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바꾼 것. 또 웹 사이트만 접속할 수 있는 저가 모델도 별도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뉴욕타임스 발표에선 감원 못지 않게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스가 정체 상태에 다다른 유료화 정책의 돌파구로 야심적으로 선보인 앱 유료화 전략은 현재로선 실패라고 봐야 한다.  기가옴이 적절하게 지적한 것처럼 타깃을 제대로 잡지 않은 ‘미니 페이월’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 브랜드 활용한 유료화 전략은 어떨까 

언론사들의 희망 사항 중 하나는 광고에 편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이다. 특히 핵심 상품인 콘텐츠 판매를 통해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모든 언론사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말처럼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현재 디지털 유료화 전략이 나름대로 통하는 곳은 월스트리트저널 정도다. 비교적 타깃이 명확한 데다 고급 경제신문이란 상품 특성이 잘 조화된 덕분이다.

뉴욕타임스 역시 지난 2011년 ‘metered paywall’을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긴 했다. 특히 뉴욕타임스의 ‘metered paywall’은 ‘트래픽’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절묘한 전략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일정 수준까지 늘어난 뒤엔 더 이상 구독자가 늘지 않고 있는 것. ‘미니 페이월’을 이런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뉴욕타임스가 짜낸 고육책이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제대로 타깃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타임스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뭘까? 기가옴은 ‘콘텐츠가 아니라 관계’를 이용해 돈을 벌라고 권고하고 있다. 무슨 얘기인가? 뉴욕타임스 내에서 나름대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기자들을 활용한 개인 유료화 전략을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그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I think one way the Times could generate some additional income — and social buzz — around its content is to make better use of the individual brands it has, like Nick Kristof or CJ Chivers or everybody’s favorite punching bag, Tom Friedman. Don’t lump them all into one undifferentiated app; find ways to connect them with their community of readers and then monetize that relationship in as many ways as possible — events, apps, native ads or whatever.

나도 지난 해 초 공개 구애…”김익현을 사세요”란 칼럼을 쓴 적 있다. 그리고 그 한 주 뒤엔 ‘공개 구애’ 그 이후란 후속 칼럼도 썼다. 약간은 장난이 섞인 그 제안은, 기자 개인 유료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시도였다. 물론 난 용기가 없어서 제대로 시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정도라면 한번쯤 시도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NYT NOW나 NYT OPINION 같은 어정쩡한 상품을 내놓을 바에야 기가옴 지적대로 기자 개인의 사회적 관계를 활용한 개성 있는 유료화 시도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출처: http://hypertext30.wordpress.com/2014/10/02/new-york-times-mini-pay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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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패러독스(기존 성공의 틀에 매여 혁신 못하는 1등 기업의 역설) 노키아 떨어뜨리다

"노키아는 1등 기업 몰락 과정의 전형… 비용관리에만 신경 쓰다 혁신을 죽였다"
노키아 글로벌 컨설팅 부서장 역임한 토미 에이호넌 인터뷰

이달 4일 영국 런던 쇼핑 번화가인 옥스퍼드 스트리트. 약 99㎡(30평) 규모의 휴대폰 유통매장인 카폰웨어하우스(Carphone Warehouse)에 들어서자 벽면을 가득 메운 삼성 갤럭시S2, 애플 아이폰4S 같은 상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 진열된 58대의 스마트폰 가운데 노키아폰은 단 두대. 그것도 최근 노키아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윈도폰 루미아(Lumia) 시리즈였으나, 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은 거의 전무(全無)했다.

해가 지지 않을 듯한 기세로 20년 가까이 세계 1위 휴대폰 메이커로 군림했던 '휴대폰 왕국' 노키아의 몰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5년 전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노키아의 올 1분기 점유율은 8%로 급감했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등의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중·후진국에서는 중국 ZTE, 화웨이 등 신흥 제품에 각각 치여 협공당하고 있는 탓이다. 노키아는 올 1분기 피처폰(일반휴대폰)을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도 14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아예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투기(정크·junk)등급으로 강등했다. 주가는 10여년 전의 20분의 1로 줄었고, 시장 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이 매긴 노키아의 브랜드 순위는 2008년 세계 9위에서 지난해 81위로 추락했다. 정확히 3년 만에 벌어진 '사건'이다.

1998년 모토로라를 누르고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이 된 노키아는 경이로운 '성공 기업'의 대명사였다. 한때 북유럽 핀란드 전체 수출액의 23%를 혼자 일궈낸 '국민 기업'이자 520만 핀란드 국민들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던 노키아가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처지가 된 데 대해 많은 분석이 있지만, 공통된 결론은 1등 기업의 영원한 숙제, 즉 '이카루스의 패러독스(Icarus Paradox)'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는 깃털로 만든 날개를 밀랍으로 몸에 붙인 다음 하늘을 날지만, 너무 높이 올라 태양의 뜨거운 열에 밀랍이 녹아 바다에 추락해버린 비운(悲運)의 주인공이다. 기업으로 치면 현장의 혁신능력을 상실한 채 스스로 만든 덫에 빠져 망한다는 얘기다.

그래픽=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그래픽=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 절반까지 차지… 많은 MBA서 성공 사례로 제시됐지만…
과거 성공의 공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하드웨어 위주의 비즈니스 틀 고수 
1위 뺏기고 주가 10년 새 20분의 1 토막

노키아는 '1등 기업의 저주'에 맞서 발버둥쳤다. 1996년부터 스마트폰을 꾸준히 선보였고 애플 아이폰 출시 2년 전인 2005년에는 터치스크린폰도 내놓았다. 그러나 '터치스크린폰은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고 연구를 중단했다. 애플 아이폰이 세상을 평정한 후인 2008년 말 노키아는 터치스크린폰 제품을 다시 내놓았지만 너무 늦었다. 노키아폰의 운영체계였던 심비안은 구글 안드로이드나 아이폰보다 정교함이 훨씬 떨어졌다.

'통화 위주 휴대폰을 핵심으로 하고 인터넷 같은 서비스는 덧붙이면 된다'는 기존 비즈니스 성공 틀에 사로잡혀 외부 변화에 둔감했던 게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았던 셈이다.

[Weekly BIZ] [Cover Story] 14년간 휴대폰 시장 평정했던 노키아 몰락의 비밀

글로벌 1등 자리에서 쫓겨나 평범한 회사가 된 모토로라·소니 같은 기업들의 전철(前轍)을 노키아도 따라갈 것인가? 강고한 철옹성 같던 노키아가 쇠락한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10년 만에 3분의 1은 사라져버리는 냉혹한 글로벌 비즈니스 정글에서 노키아는 또 하나의 제물이 된 것일까? WeeklyBIZ가 이를 진단한다.

'1등기업 노키아의 쇠퇴'를 주제로 한 인터뷰 제의를 하자 그는 "할 말이 많다. 언제든 오라"는 답신을 보내왔다. 모바일 경영컨설턴트인 토미 에이호넌(Ahonen)이다. 핀란드인인 그는 노키아 본사의 글로벌 컨설팅 부서장으로 3년 동안 일해 전 세계 여느 IT전문가보다 노키아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지난달 말 홍콩섬 중심가인 셩완(上環)에 있는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노키아 사례는 1등기업의 몰락 과정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범"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보는 노키아의 결정적인 패인(敗因)은 '전략적 실수'와 '전술적 실수'를 동시에 범했다는 점이다. '전략적 실수'란 1등기업 유지를 위한 비용관리에만 집중하다 보니 조직의 현실 안주(安住)화와 보수성을 초래했다는 것. '전술적 실수'로는 경영진의 판단 미스를 꼽았다. 세계 유명 MBA(경영대학원)의 성공사례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해온 노키아가 어떻게 사망의 길에 접어들었는지부터 물었다.

조직 비대화로 비용관리 집중→혁신 종말

―노키아는 원래 '혁신 조직'이었는데 왜 경직된 조직이 됐는가.

"노키아의 최전성기인 2006년,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Kallasvuo)가 CEO가 된 후 관료화 현상이 본격화됐다. 법률·회계전문가인 그는 어떤 사업을 하건 '비용관리'를 제1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러다 보니 엔지니어보다 재무 파트의 발언권이 세졌다. 주요 시장인 인도에선 휴대폰 수리 조직을 아웃소싱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예전과 같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품질은 좋아지지 않는데 소비자 불만은 쌓여간 것이다."

―글로벌 1등이 되면 '관료화'를 불가피하게 겪게 되나?

"노키아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매우 실행력 강한 '혁신 회사'였다. 예컨대 그럴 듯한 아이디어를 내면 얼마 안 가 이탈리아·미국·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의 노키아 연구소에서 같은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매우 놀라운 조직이었다. 이후 노키아 종업원 수는 두 배가 커져 한때 13만명까지 늘었다. 이 과정에서 관료화는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회사가 비용관리에만 신경을 쓰자 조직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직원들이 속출했고 특히 창의적인 중간 간부 중 상당수가 퇴사하기 시작했다. 유능한 모바일 인력들은 노키아를 떠나 애플과 삼성, 블랙베리 등으로 몰려갔다."

―애플 아이폰이 2007년에 처음 나왔을 때 노키아의 반응은?

"아이폰을 일종의 '조크(joke)'라고 봤다. 그다지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노키아는 아이폰이 나오기 2년 전 터치스크린폰을 내놓았다가 시장에서 실패를 맛봤다. 그래서 터치스크린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 한손으로 작동시키기 힘든 폰을 왜 만드느냐는 식이었다. 물론 오판(誤判)이었다."

―업계 1등이었다가 쇠락한 소니, 코닥 등과 노키아와의 다른 점이 있다면?

"자동차·TV·필름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1등의 몰락은 항상 존재했다. 그런데 모바일 산업에서 1등의 추락 그래프는 훨씬 더 가파르다. 모바일 제품 시장의 평균 사이클은 15개월인데, 모바일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18개월이 걸린다. 만약 이제 막 개발한 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면? 이를 만회할 길이 없다. 지금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등 전 세계에서 기존 노키아 사용자들이 삼성·애플·HTC 등으로 휴대폰을 바꾸는 이유다."

[Weekly BIZ] [Cover Story] 14년간 휴대폰 시장 평정했던 노키아 몰락의 비밀

경영진의 전술적 실수

에이호넌은 스티븐 엘롭(Elop) 등 노키아 현 경영진의 '전술적 실수'도 지적했다. 노키아 CEO 엘롭은 취임 후 6개월 만인 작년 2월 "노키아 심비안 운영체계를 버리고 MS 윈도폰을 주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노키아폰의 추락은 한층 가속화했다.

―왜 당시 발표가 실수였나.

"정작 엘롭 CEO가 얘기한 MS윈도폰은 그해 10월이 돼서야 나왔다. 윈도폰이 나올 때까지 8개월 동안 공백이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앞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하는 심비안폰을 누가 사겠는가. 영락없는 '오스본 효과(Osborne effect)'였다.(※1983년 오스본 컴퓨터 회사의 창업주인 아담 오스본은 계획 중인 차세대 휴대용 컴퓨터를 시장에 발표했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앞으로 나올 신형 모델을 구입하려고 구형 모델의 구매를 미뤘다. 그러자 회사에 현금이 돌지 못해 부도가 났고 이를 '오스본 효과'라고 한다.)"

―지금 노키아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은?

"정말 어렵다. 노키아는 너무 많은 공장과 직원을 갖고 있다. 구조조정이 급선무이다. 물론 노키아는 인도와 아프리카·브라질 등지에 로우 엔드(low end·低價)'폰에서 강점이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 집중하면 PC산업처럼 매우 낮은 이익률을 올릴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은 하이엔드(high end) 스마트폰에서 경쟁하는 것인데 지금으로선 애플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맞서기 힘들다."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노키아 휴대전화 공장 직원들이 퇴근시간을 맞아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주도권을 급속도로 잃고 있는 노키아는 올해 2월 이 공장 직원 4400명 가운데 2300명에 대한 해고를 통보했다. / AP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노키아 휴대전화 공장 직원들이 퇴근시간을 맞아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주도권을 급속도로 잃고 있는 노키아는 올해 2월 이 공장 직원 4400명 가운데 2300명에 대한 해고를 통보했다. / AP

노키아의 전략적 실수 - 회사 규모 커지면서 관료화 
재무파트 발언권이 세지자 창의적인 직원들은 떠나가

노키아 자리 누가 차지할까 - 애플, 자동차로 치면 포르쉐
세계 1등은 될 수 없어 전체 시장에선 삼성이 1위

삼성은 도요타, 애플은 포르쉐

―노키아의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애플은 세계 1등이 될 수 없다. 자동차 산업으로 보면 애플은 포르쉐다. 삼성은 도요타나 다름없다. 도요타가 택시·지프·전기차·패밀리카·스포츠카 등 모든 것을 만드는 것처럼 삼성도 대규모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피처폰도 만든다. 스마트폰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비슷할 수 있어도 전체 휴대폰에서는 삼성이 1위다. 애플은 앞으로도 프리미엄폰처럼 가장 돈을 잘 버는 분야에만 집중할 것이다."

―10년 후 모바일 산업계에서 살아남을 회사 3곳을 꼽는다면?

"애플은 10년 후 휴대폰 회사가 아니라 TV, 로봇회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안전하게 톱3 안에 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때쯤 아이폰11이 나올까. 모바일에만 집중하는 구글도 안전하다. 2005년 에릭 슈미트는 미래는 인터넷 모바일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결과적으로 다 들어맞았다. 삼성은 회장부터 말단까지 회사 가치를 공유하고 근면성으로 세계 시장을 정복하고 있다. 살아남을 확률이 높지만 확실하지 않다."

토미 에이호넌은 미국 뉴욕의 세인트존스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노키아 등을 거쳐 현재 홍콩에서 모바일 분야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이다. '7번째 매스미디어로서의 모바일(Mobile as 7th of the Mass Media)' '디지털 코리아(Digital Korea)'등 14권의 저서를 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5/18/2012051801265.html?rsMobile=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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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한 기법이라도 기업에 안맞으면 무용지물…맞춤형 전략 준비해야 성공


◆ 가온파트너스와 함께하는 혁신 경영 / ② 세가지 장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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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체 A사는 전자소재ㆍ화공설비ㆍ기계부품 등 서로 다른 몇 개의 사업부로 이루어진 기업으로 최근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전사적 혁신활동을 진행했다. A사의 모든 부서들은 성공적 성과를 냈던 전자소재사업부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각 사업부에서는 불협화음이 생기고 처음 설정한 목표의 방향성까지 잃게 되면서 오히려 혁신활동이 침체되는 위기를 맞았다. 

A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타사나 자기 내부 조직의 성공한 혁신모델을 도입하고 확산시키면서 실패를 경험한다. 이미 성공을 확인한 전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활동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혁신활동 중 직면하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정형 과제, 드러나지 않았지만 내재돼 있는 고질적 문제점을 제거하거나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할 때 발생하는 탐색형 과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특정한 표준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해 나타나는 발생형 과제 등이다. 각 문제마다 발생유형과 해결의 주체가 다르며, 이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곧 혁신체계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 

① 설정형 과제…목표와 비전 모두와 공유해야 

보통 기업의 비전은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목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설정형 과제가 등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설정형 과제가 비전을 세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혁신의 과정에서 최고경영진이 이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보이고 모두가 함께 나아가고 있음을 공유해야 한다. 

A사의 경우, 특정 부서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전체의 목표와 비전을 나누는 과정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 하기 바빴기에 설정형 과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② 탐색형 과제…다른 문제엔 다른 해결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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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비전이 설정되면 부서마다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방안을 모색한다. 고질적인 품질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를 찾아낸다. 이처럼 문제점을 제거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에서 탐색형 과제에 부딪힌다. 중요한 것은 부서마다, 넓게는 업종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A사의 전자소재사업부는 고도의 정밀성과 청정을 요구하며 미세한 먼지 하나도 제품에 치명적인 불량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반면 화공설비사업부는 20t이 넘는 중량물의 용접 작업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용접기술은 물론 그 방법과 용접사의 자세까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정밀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자소재사업부의 전략이 대규모 용접작업을 벌이는 화공설비사업부에 적용될 리 없다는 말이다. 일개 부서의 전략을 각 부서의 특성에 맞추어 변형ㆍ응용하는 것 없이 모든 부서로 확산시키는 시도는 처음부터 실패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③ 발생형 과제…현장의 문제는 현장직원에 맡겨라 

부서ㆍ업종마다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 수립된 후 기업의 모든 구성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혁신활동에 참여한다. 그 과정에선 A사와 같은 제조현장에서 요구되는 표준이나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 발생형 과제 문제가 나타난다. 

전자소재사업부의 경우 불량ㆍ재작업과 같이 이미 문제로 드러난 비효율이 발생형 과제다. 

그런데 이를 해결하는 주체는 전략을 수립하는 경영진이나 업계 전문가가 아닌 `현장 직원`이다. 이들은 제한된 공간 내에서 함께 일하며 생활의 리듬을 같이할 뿐만 아니라 개인마다 담당직무에 대한 고유 경험 및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앞뒤로 연결된 분업 공정으로 진행되는 현장의 특성상 개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다. 따라서 경영진이나 전문가가 아닌 현장의 팀원들을 대상으로 소통과 화합을 모색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모두의 참여는 혁신체계의 핵심 동력이자 기반이다. 

다른 기업의 성공적 혁신기법을 도입하면서 많은 리더와 컨설턴트들이 `내 기업에 맞도록`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내 기업에 꼭 맞는 성공적 전략은 참신하거나 대단하다기보다 `내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고 잘 담아낸 것이다. 

남의 양복을 내 몸에 맞추어 고쳐 입게 되더라도 양복 각 부분의 구성과 모양새를 알고 있어야 나에게 꼭 맞도록 재단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100개의 기업이 있다면 반드시 100개의 혁신 기법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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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39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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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유통기업의 무덤에서 성공...낮은 마진율, 품질관리, 회원우대 전략 통해

김희정 기자  |  mercuryse@businesspost.co.kr

 

   
▲ 제임스 시네갈 코스트코 창업주

한국은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월마트나 까르푸가 견디다 못해 철수할 정도다. 흔히 현지화에 실패했다고 원인을 꼽는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글로벌 유통업체가 있다. 바로 코스트코다.

코스트코는 현지화를 하지 않은 채 한국에서 계속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심지어 코스트코 양재점은 세계 653개 코스트코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1위 유통공룡 ‘월마트’는 2006년 국내 모든 매장을 신세계 이마트에 매각하고 한국을 떠났다. 한국시장에 진출한지 9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업계 5위를 벗어나지 못하다 결국 떠난 것이다.

당시 업계 4위는 ‘까르푸’였다. 까르푸는 월마트에 이어 세계 2위 유통공룡이지만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해 월마트가 떠난 그해 한국에서 완전 철수했다. 까르푸 역시 한국에서 10년 동안 고군분투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전 세계 27개국에 1만1천여 개 매장이 있는 월마트와 전 세계 34개국에 1만여 개 매장을 갖고 있는 까르푸는 한국에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한국에 맞게 현지화하지 않고 본사 영업스타일을 유지한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본사의 영업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는데도 승승장구한다.

코스트코는 무엇이 다를까?

◆ 아이고 싸다!의 비밀 : 마진율 14~15%의 고수

코스트코가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마진을 많이 안남기기 때문이다. 코스트코는 지금까지 ‘일반상품 마진율 14%, 자체상표인 커클랜드 마진율 15%’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 왔다.

코스트코 창업주 제임스 시네갈은 “마진율을 16%나 18%로 인상하는 순간 코스트코가 가격과 비용을 최소화하려 했던 모든 노력들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형마트의 마진율은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두 코스트코보다 높다. 지난해 말 기준 라면 등 10개 생필품의 대형마트 유통마진율을 조사한 결과 롯데마트가 35.3%로 가장 높았고 홈플러스는 34.2%, 이마트는 33.9% 순이었다.

시네갈은 “마진율 15%는 우리도 돈을 벌고 고객도 만족할 수 있는 적당한 기준”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 이상을 남기면 기업의 규율이 사라지고 탐욕을 추구하게 돼 결국 고객이 떠나고 기업은 낙오하게 된다”고 힘줘 말한다.

코스트코는 몇 년 전 백화점에서 50달러에 파는 유명 브랜드 청바지를 29.99달러에 팔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백화점과 달리 수백만 벌을 한번에 주문하는 판매방식 덕분에 공급가를 낮출 수 있었다.

코스트코는 성공적 판매로 다음 거래에서 공급가를 7달러 더 낮출 수 있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유통기업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청바지를 계속 29.99달러에 팔아 마진율을 늘리는 대신 코스트코는 청바지 가격을 22.99달러로 내렸다. 이 선택은 제임스 시네갈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공급자가 가격을 내리더라도 유통업자가 마진을 올려 잡으면 소비자가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공급자가 소비자가격를 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트코에 제품을 공급하면 소비자가를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코스트코는 공급자와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다.

 

   
▲ 코스트코 양재점 내부 모습


◆ 싼 가격을 위해 겪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


코스트코 매장에 가면 넓은 매장에 비해 제품종류가 적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코스트코는 보통 4천 품목을 판매하는데 월마트가 14만 개 이상의 상품을 진열하는 데 비하면 상품구성이 제한적이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6만여 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가령 일반 대형마트엔 코카콜라와 펩시가 모두 구비돼 있지만 코스트코엔 펩시 한 종류만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코카콜라10개와 펩시10개를 공급받는 것보다 펩시 20개를 취급하는 편이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 상품을 진열하고 관리하는 비용도 적게 든다. 판매율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수제품만을 엄선해 팔기 때문에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므로 재고비도 줄일 수 있다.

선택폭이 줄어드는 불편함을 소비자들이 감수하는 이유는 제품품질이 괜찮기 때문이다. 코스트코는 “저급한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대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최대한 많이 취급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품질을 위해 철저히 검수를 거치는 것도 유명하다.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 처음으로 비데를 납품했던 유병기 아이젠 대표는 “코스트코는 납품계약을 하기에 앞서 제품을 200개 부품으로 해체해서 일일이 품질검수를 거쳤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코스트코의 불편한 점은 현금과 삼성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네슈퍼도 모든 신용카드를 다 받는 시대에 삼성카드만 쓸 수 있는 점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코스트코는 2010년 삼성카드와 독점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0.7%의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했다. 지난해 분쟁으로 이 수수료율이 1% 후반대로 오르긴 했지만 최고 2.5%의 수수료율이 통용되는 업계를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코스트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 : 연회비-환불제도- PB상품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국내 연회비는 기업회원 3만 원, 개인회원은 3만5천 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미 국내 회원만 100만 명이 넘었고 전 세계적으로 6740만 명의 회원을 자랑한다. 멤버십 갱신율도 85%에 이른다.

소비자들이 연회비를 내면서까지 코스트코를 찾는 것은 코스트코 자체 브랜드(PB) 제품의 역할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코스트코를 찾는 이유는 커클랜드라는 강력한 PB제품 때문”이라며 “PB상품은 다른 곳이 아닌 꼭 그곳에 가야 하는 가장 확실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가 직접 만든 브랜드 커클랜드는 1996년 탄생했다. 주스, 쿠키, 커피, 견과류, 가정용품, 여행용 가방, 가정용 기기, 의류, 세제 등 전 품목에 걸쳐 커클랜드 브랜드 제품이 나온다. 이 제품들은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서 생산돼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된다.

전문가들은 커클랜드가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한다. 전형적인 PB처럼 일반 브랜드보다 제품 가격이 10~20% 저렴한 데다 품질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를 약 7조3천억 원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는 코스트코 브랜드 가치가 10조5천억 원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PB상품의 성공으로 해석된다.

연회비가 아깝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환불정책이다. 소비자는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100% 환불할 수 있다. 컴퓨터(6개월 기한)만 아니면 환불기간 제한이 없다.

이를 악용해 일부 소비자들이 사용하던 생필품이나 먹다 남은 식료품을 환불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스트코 정책상 모두 수용한다.

 

   
▲ 코스트코의 자체브랜드 '커클랜드'의 제품들


◆ 한국에서 갈등 겪는 코스트코 : 의무휴업에 대한 저항


코스트코는 지난 4월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012년 서울시와 서울 중랑·서초·영등포 구청장을 상대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안은 투명하고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국민과 약속으로 코스트코 패소 결정은 불합리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코스트코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도 의무휴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영업을 강행해 ‘배짱영업’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과태료를 내고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프레스톤 드래퍼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당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휴일영업 강행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한국에서 장사할 거면 한국 법을 따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밖에도 코스트코는 국내 유통기업들이 겪는 갈등을 그대로 겪고 있다. 2011년 경기도 부천시에 매장을 내려고 했으나 지역 소상공인들이 격렬하게 반대해 결국 부천시의회가 코스트코 입점 저지 결의문을 채택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최근 부천시 매장 출점이 3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천시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김만수 부천시장은 지난달 “코스트코코리아 입점은 부천시 소상공인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연합회와 슈퍼마켓협동조합 등과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출처: http://www.business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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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한장에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사업의 비전과 열정 그리고 전문성을 사업계획서 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미디어 온라인비즈가 최근 '사업계획서 작성시 잊지 말아​야 할 기본 8가지'를 소개했다. 아래 전문을 인용 보도한다. 

올바른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사업계획서는 비즈니스가 올바른 방향을 목표삼아 갈 것인지 힌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사업계획서는 정부의 지원이나 여타 투자를 받기 위해서도 내야 하는데, 비지니스를 운영하는 팀 외부의 사람들에게도 전략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함께 일하는 동료나 다른 직원들에게도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의 컨셉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게 합니다.이렇게 되면 자신의 임무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회사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하여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도 가집니다.

이렇듯 잘 짜여진 사업계획서는 긍정적인 역할들을 하는데요,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기본적인 것 몇 가지를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1:쉽고 명확한 설명

전문용어를 피하시고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사업계획서에 있는 내용을 전문적으로 말한다고 하더라도,여러분의 사업분야에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명확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예를 들어 수익화를 하는 단계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단순히 “수익을 점차 늘려가겠다”라고 하기 보다 “이번년도 말까지 A라는 제품을 몇 개 판매해서 2천만원의 순수익을 보겠다”라는 식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2:구성원의 역량을 어필

비즈니스에 있어서,구성원들이 어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비즈니스가 어떻게 진행될지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죠.만일 각 구성원들이 어떤 활동을 해왔고,그것이 지금 비즈니스를 실행하는데 있어 어떻게 이점으로 작용할지 기술할 수 있다면,그렇지 않는 사업계획서보다 더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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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기본 3:회사의 명확한 비전

단순한 수익을 넘어선 회사의 비전은 회사의 방향을 알기 쉽게 가늠하게 해줍니다.단순히 현재의 성과 및 실적으로 앞으로 그려갈 미래를 모두 보이기는 힘듭니다.회사의 비전을 설명하고,왜 현재 특정단계가 중요하며 나중에 이 단계가 어떤 단게를 도울 수 있는지 회사의 계획과 성장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비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제공하고자 하는 상품,서비스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해야 하고,타겟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누구인지 명확히 기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4:경쟁사와 다른 점 부각

회사의 서비스는 경쟁사로부터 다른 점이 있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굳이 여러분의 비지니스가 특별할 이유가 없습니다.경쟁사가 있다면 그들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여러분만의 강점을 언급하시기 바랍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5:하나의 틈새시장 공략

모든 분야에 대해서 공략하려하기 보단,하나의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회사의 초기단계에서 시간과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에,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모습은 현실적이고 긍정적으로 비춰지게 됩니다.

더 나아가,틈새시장에서 포지셔닝을 강력히 하기 위해 경쟁사들이 무엇을 제공하고,무엇을 제공하지 않는지 조사를 하고 이에 대해 기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초기 비즈니스의 경우 현실적인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최대한 틈새시장을 작은 그룹으로 나누고,천천히 작은 그룹들을 공략해나가는 계획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6:재무제표에 대한 이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은 돈,시간과의 싸움입니다.만일 현실적인 재정계획없이 무리한 마케팅전략 등을 짜서 남들에게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는 것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객관적으로 재정상황을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얼마 후에 어떤식으로 수익을 예상하는지,기타 비용(사무실 임대료,제품원가,웹사이트 운영비 등)을 고려하여 어떻게 비즈니스를 이끌어 갈지 제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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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기본 7:명확한 이점

여러분의 비즈니스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하고,그것이 타겟고객이나 시장에 어떤 이점을 가져다 주는지 명확히 명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단순히 “이 서비스,제품이 있으면 좋다” 보단,여러분이 제공하는 “서비스 A라는 기능은 타겟고객층 B의 시간절약을 얼마만큼 도우며, 타겟고객층 250명을 조사한 결과 시간절약을 구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한 비율이 90퍼센트나 됐다.”이런 식으로 밝히는게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업계획서 기본 8:한계점 명시

처음부터 비즈니스모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일 사업계획서에 어떤 점이 현재 회사로써는 부족하고,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명시한다면 지원하는 측에서도 그 부분을 위해 힘써줄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자신의 비즈니스모델에 있어서 한계점을 인지하고 극복하려는 모습은 그렇지 않는 비즈니스보다 현실적인 분석력과 개선의지가 있으므로 더 강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출처: http://insight.co.kr/view.php?ArtNo=3248


Posted by insight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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